여자는 왜 치마를 입을까? - 인류 복식(服飾) 의 변화 Human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왜 ‘치마’라는 형태의 옷이 생겨나서 ‘노출’, ‘선정성’, ‘성의 상품화’ 논란이 생기게 되었을까.

복식 [服飾] 의 변천사에 대해 그리 자세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콕 짚어서 전문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지만, 직관적으로 생각해본 몇 가지 적어본다.

일단,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자.
복식 [服飾]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고대 인류는 벌거벗었다.
진화론에 따르자면, 인류는 원래 원숭이처럼 몸에 털이 많았기 때문에 홍적세(洪積世)의 빙하기도 이겨낼 수 있었다.
‘홍적세(洪積世)’ 후기인 15만년전경 부터 구인(舊人)·네안데르탈인과 크로마뇽인들의 몸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털이 점차 퇴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때문에, 인간은 몸의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무언가를 걸쳐야 했다.
물론, ‘인체장식설(人體裝飾說)’ 같은 가설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의 장식 욕심에 기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체온유지’ 이유 보다는 몸을 화려하게 장식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달했을 수도 있다.
굳이 어느 것이 먼저 이었느냐를 따지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것 같고, 두 가지 모두 원인이 되어 인류는 몸에 무언가를 걸치기 시작한다.
여전히 신석기 시대의 삶을 살고 있다는 아마존 밀림의 소수 부족들은 몸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살고 있지만, 몸에 문신을 하거나 혹은 동물의 이빨을 목걸이로 장식하는 등의 모습을 볼 때, ‘복식’은 각각의 필요에 의해 발생하고 변화했다고 볼 수 있다.

아무튼, 더운 곳에 사는 초기 인류는 장식적인 이유 말고 굳이 몸에 무얼 걸칠 필요가 없었을지 모르지만, 적도에서 멀리 떨어진 추운 지방에 사는 인류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무언가를 걸쳐야 했을 것이다.

복식의 발생 초기에는 ‘바지’ 라는 것이 없었다.
나뭇잎을 꿰어 성기 주변을 가리는 정도에서 시작하여, 식물성 섬유와 동물성 섬유를 이용하여 천을 만들면서 긴 천을 몸에 휘감는 방식도 있었고, 원통형으로 만든 천에 팔 구멍과 머리구멍을 내어 입기도 했으며, 개방형으로 만든 후 끝 부분을 꿰어 입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초창기에는 치마 형태의 옷을 입었다.
제주도 복식의 초기에는 윗도리만 입고 아랫도리는 입지 않았다는 기록도 있다고 하니,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기능에 우선 하였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옷을 만드는 기술이 점차 발전하면서 ‘바지’ 형태의 옷을 만들 수 있게 되고, 사람들은 바지 형태의 아랫도리를 입기 시작한다.
고대 삼국시대의 복식에서 보면 여자도 바지를 입었다.
다만, 여자는 치마 형태의 옷을 겉에 입었고, 남자는 두루마기 형태의 옷을 입었다는 차이랄까.
조선시대에 우아한 한복의 자태를 뽐내던 여인네들의 복식에도 속바지가 있었다는 점에서 보면, 여자도 바지를 입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겉에 걸쳐 입는 옷이 여자는 치마 형태의 겉옷(?)을 입었고, 남자는 두루마기 형태의 겉옷을 입어 그 차이를 보였다고 생각할 수 있다.
굳이 요즘 식으로 비교하자면, 팬티스타킹을 속에 입고 미니스커트 형태의 치마를 입은 것과도 같다고나 할까.

물론, 이런 복식에도 신분과 경제력의 차이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
신분이 높은 사람들은 화려한 장식이 달린 옷을 여러 겹 입었지만, 신분이 낮거나 비교적 많은 비용이 필요한 옷을 가질 수 없는 사람들은 간단한 옷을 입었다.
조선시대 후기, 일제 치하에서 가난했던 백성들은 간단한 윗저고리와 바지를 입거나 여자들의 경우에는 속바지 없이 검정치마만 입기도 했다.
그것은 비교적 여유가 있던 사람들도 여자들의 경우에 겉옷(?)으로 치마 형태의 옷을 입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상징화 되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 안에 속바지를 입었느냐 하는 부분 보다는 상징적으로 치마를 입는 것만 부각되기 때문이다.

스코틀랜드의 전통 의상에서는 남자들도 치마를 입는다.
일부 영화에서 보면 팬티나 속바지조차 입지 않고 치마만 두르고 전투를 하는 모습도 보이는데, 이는 ‘바지=남자’ 라는 상징성이 모든 지역에 적용되지는 않는 문화적 차이라 볼 수 있다.
고대 그리스 로마를 묘사한 그림에서는 남자들이 속옷 없이 기다린 흰 천을 몸에 두르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 여자는 왜 치마를 입을까?
왜 ‘치마를 입어야 여자답다’ 라는 사고방식이 생겼을까?
일단, 지역별 기온의 차이나 관습적 차이를 어느 정도 배제하고 생각을 해보자.
여자가 굳이 바지를 입을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초기 인류의 복식이 치마 형태에서 발전을 했고, 남자나 여자 모두 치마 형태의 옷을 입다가, 어느 순간부터 남자들이 바지 형태의 옷을 입기 시작한다.
이때, 여자들도 복식의 변화에 맞춰 바지 형태의 옷을 입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굳이 여자들이 바지를 입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바지는 남자들의 옷, 치마는 여자들의 옷’ 같은 상징성이 생기기 시작한다.
남자는 뛰고 달리는 외부 활동이 많았기에 활동이 편한 바지 형태의 옷을 입는 것이 좋았겠지만, 여자는 주로 집과 집 주변에서만 활동을 했고 남녀 역할분담으로 가정 일을 많이 했기 때문에 굳이 바지를 입을 필요는 없었다.
미(美)적 관점에서 부드러운 곡선과 풍성함이 있는 치마가 매력적이었을 것이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가슴골이 보이는 윗도리와 풍성한 치마를 입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활동성 보다는 여성적 매력을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복식으로 변화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현대 사회에서는 여자에게 치마를 강요하지 않는다.
여전히 ‘바지=남자’ 라는 고정관념이 남아있기는 해도, 여자가 바지를 입는 것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여자들이 여전히 치마를 입는 이유는, 활동성 보다는 미(美)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특히, 도시사회에서는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속옷이 일부러 보이게 입는 바지, 짧은 미니스커트, 다리 라인과 엉덩이가 부각되는 몸에 달라붙는 스키니 바지 등은 모두 여성적 매력을 그대로 살리고 부각시키기 위한 옷이다.

영어 단어 sexy(섹시)는 ‘성적 매력이 있는, 도발적인, 요염한, 성적으로 흥분한’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여성이 성적인 부분을 드러내는 것이 사회적으로 용인되고 받아들여지는 사회로 변모하면서 ‘섹시(Sexy)’ 라는 단어는 ‘현대여성’의 상징처럼 쓰이기도 하고, ‘매력 있는’, ‘우월한’ 의미로 비춰지기도 하지만, 실상은 성적인 부분이 겉으로 드러나도록 의도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지를 입어도 되고, 풍성하고 따뜻하게 입어도 되지만, 성적 매력을 부각시키기 위해 겨울에도 미니스커트를 입고, 가슴골이 파이거나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타이즈 형태의 옷을 입는다는 의미다.
어떤 의미에서 ‘섹시’는 이성을 유혹하기 위한 행위가 겉으로 드러나는 의미다.
근대사회 까지만 해도 그런 성적매력의 어필은 ‘화냥년’ 이라고 매도되었겠지만, 복잡하게 발전한 도심사회에서는 용인되고 있는 것이다.
가슴골이 깊게 파인 윗도리처럼, 짧은 치마는 여성의 음부로 시선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물론, 현대화된 시각에 따라 페티시 성향의 관점에서는 다리 자체의 아름다움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겠다.)
지금도 유교적 가치관이 깊은 어른들이나 보수적 가치관이 깊은 기독교 신도,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여성이 신체 부위를 너무 드러내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게 생각한다.
성(性)적인 매력이 본의든 아니든 간에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결국 이성에게 성(性)적으로 어필하는 것이고, 그것은 갖가지 분란을 일으키는 단초가 된다.

복식(服飾)은 그 유래 자체가 분분하기 때문에 단순하게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여자가 ‘치마’를 입는 이유는 굳이 바지를 입어야만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고, 여성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한 이유에서 유지되었다고 볼 수 있다.
짧은 치마는 단순히 그 자체로써의 여성적 아름다움뿐만이 아니라 이성에게 성(性)적으로 어필하기 위한 방법이다.
‘그저 예쁘게 보이고 싶어 짧은 치마를 입었을 뿐인데 왜 음흉하게 쳐다보느냐’라고 말을  하는 것은, 짧은 치마가 가지고 있는 상징적인 의미들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또는 애써 모른 척 하며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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