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설의 사회 Essay

직설의 사회

현대사회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직설적으로 하는 사회가 되었다. '독설' 이 대세다.
이는 한국 사회상의 변화를 보여주는 예다.
한국의 전통사회는 유교주의 가치관의 사회였다.
'신사의 나라' 영국이 '예의범절' 을 중시했듯이, 근대 사회는 대체로 예의를 중시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며,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거나 돌려서 말하는 사회다.
남과의 관계, 겸손과 예의를 중시하며 절제와 차분함을 강조하던 사회는 현대사회로 넘어오면서 급격한 변화를 맞는다.
근대사회에서 '남에게 함부로 이야기 하는 것' 이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하던 것이, '자기 생각을 숨기고 위선적이다' 라는 생각이 생기면서,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얘기하고 따지는 현대사회로 넘어오게 된 것이다.
한국 사회 역시, 전세계적인 조류에 맞춰 사회상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하거나 겸손하게 말하려는 태도를 오히려 '꿍꿍이가 있거나 계산적이다' 라는 시각으로 보게 된 것.
다른 한편으로는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다.
일종의 동서양 문화의 차이인데, 동양적 가치관은 주로 위에서 얘기한것 처럼, 사실을 너무 직설적으로 얘기하지 않고 완곡하게 표현하거나 한번 더 생각해보고 얘기하는 사고방식이 지배적이었다.
반면, 서양의 사고방식은 돌려서 표현하기 보다는 직설적으로 얘기하는 방식이다.
물론, 서양의 사고방식도 시대 흐름에 따라 변화해가고 있다.
서양 역시 직설 보다는 상대를 배려하는 말솜씨와 겸손을 강조하던 시대가 있었을 것이다.

동양 문화권의 사람들이 현대사회로 넘어오면서 직설적인 화법을 따르게 된 것은, 서양 문화에 대한 사대사상과 더불어 그것이 우월하다고 믿는 신봉에 기인하는 부분도 있다.
한국 사회는 일제 식민지 치하와 625전쟁을 겪으면서 급격하게 근대사회를 지나 현대사회로 넘어오게 되었고, 봉건사회가 근대사회에 맥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리고, 총포를 앞세운 당시 근대 서양사회가 우월하다는 경외와 피해의식이 있었을 것이다.
왕정이 무너지면서 신분제도가 철폐되었고, 유교사회에서 배척되었던 서민들이 주축이 된 사회는 변화를 맞는다.
개인을 중시하고, 개인이 노력하면 그 옛날 자신들을 종으로 다스리던 사람들처럼 될 수 있다는 환상을 갖게 된다.
실제로도, 주변에서 자수성가하여 성공한 사람들을 목격하게 되고, '돈' 만 있으면 으리으리한 집에 떵떵거리고 살 수 있다는 간증을 접하게 된 것이다.
그 배경은 바로 서양적 가치관의 유입이다.

급격한 몰락은 무분별한 신봉으로 이어진다.
가난하지만 고집스럽게 지켜내던 그들의 오랜 전통은, 사회의 몰락과 함께 모두 붕괴된다.
어떤 것은 받아들이고 어떤 것은 걸러내는 분별이 없어지고, '우리를 굴복시킨', '우리를 이긴' 사회의 정서, 서양과 바다 건너 동쪽 섬나라의 가치관이 우월하다고 받아들일수 밖에 없는 사회상을 반영하는지도 모른다.
이런 흐름은 비단 우리에게서만 혹은 그 당시의 시대적 이유에만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인류는 대체로 그런 식으로 새로운 문화를 받아 들이고 변화해 왔을 것이리라.

이야기가 너무 거창하게 확대 되었는데, 다시 원론으로 돌아가자.
현대 한국 사회가 '개인' 을 중시하고, '직설' 을 미덕으로 삼는 사회상은 사회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굳이 동양과 서양을 나눠서 말할 수는 없는 부분일수도 있고, 단적으로 어떤 화법이 어느 지역의 것이다라고 단정지을 수 있는 것도 아닐지도 모른다.
다만, 시대가 변하면서 직설의 화법은 다분히 서양의 화법이었고, 동양에서는 그것을 따라가고 있다는 것이 현재의 모습이 아닐까.

사실, 중요한 것은 직설화법도 아니고 간접화법도 아니다.
남에 대한 배려와 겸손한 마음이 있느냐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에둘러 말을 한다고 해도, 남을 비하하거나 깔아 내리려는 의도가 있다면 좋을 것이 없고, 직설적으로 얘기한다며 남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모욕감을 주는 것이 좋을리는 없다.
어떤 화법으로 말을 하는 시대가 오든 간에, 다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서로를 상처주지 않고 배려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남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함부로 내뱉는 것은 과거에나 지금에나 결코 좋은 인간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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