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화차(火車, 2012)(이선균,김민희,조성하) Movie_Review

정말 잘 만든 작품.
별다른 기대를 안하고 봤는데, 상당히 재미있었다.
분위기도 음산하고, 영화 끝날때까지 흥미진진하게 진행되는 미스터리한 스토리.
전직 형사인 김종근(조성하)의 추리가 번번히 빗나가기는 하지만, 영화 후반부 되기 전에 대략적으로 퍼즐이 맞춰져 간다.
갑자기 사라진 약혼녀 선영(김민희)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흥미로움이 떨어질수도 있지만, 가슴아픈 그녀의 사연을 제3자의 입을 통해 듣다보면, 그럴수밖에 없었을 그녀의 마음이 얼핏얼핏 느껴지며 가슴 한켠이 저려온다.

김민희에 대한 편견이 있기는 했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그런 편견은 말끔하게 날려버릴 수 있을것 같다.
한국 관객들의 보편적인 영화 취향과 방향이 달라서 흥행성을 따지기는 힘들지만, 영화의 연출도 기가 막히고, 음산한 분위기와 카메라 각도, 풀릴듯 풀릴듯 하면서도 벗겨도 벗겨도 끝이 없을것 같이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는 미스터리한 그녀의 비밀이 영화 끝날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다.
5점 만점에 4.5~4.8점 정도는 주고 싶다.

일본 미스터리 소설의 여왕 '미야베 미유키' 의 동명의 장편소설 '화차' 를 원작으로 한 영화.
원작은 자타가 공인하는 사회파 미스터리 걸작이라고 한다.
원작과 약간의 설정은 틀리지만 큰 테두리에서 비슷한 내용으로 전개되는것 같다.
거대 자본에 의해 잠식당한 현대 소비사회 에서, 욕망을 쫓다가 비극에 휘말린 사람들.
그 속에서 낙오된 사람들을 비극으로 몰아가는 비정한 도시를 그려내고 있는 작품으로, 거품경제가 붕괴한 직후인 90년대 초의 일본사회를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라고 한다.
일본의 문화를 20년쯤 뒤따라 가고 있다는 우리의 문화적 시기로 볼때, 대략 20년 후의 시기인 현재 한국 사회에서도 꽤나 비슷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지는 않는지.
똑같지는 않더라도 상당히 비슷한 사회상을 보여주고 있는듯 하다.

단순히 미스터리한 상황을 추리해 나가는 것뿐만 아니라 범죄를 저지른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그렇게 될수밖에 없었던 아픈 인생 이야기를 그려냄으로써, 단지 흥미위주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 문제와 인간적 갈등까지 보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
원작에 담겨 있던 이야기들이 얼마나 근접하게 영화화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자체로만 봤을때 상당히 잘 만들어진 영화인것 같다.

세 주연배우의 연기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김민희에 대한 편견이 없어질 만큼 이번 영화에서 김민희의 연기는 좋았지만, 사실 김민희가 출연하는 장면이 초반부와 후반부에 치우쳐 있어서 정확한 검증을 하기는 어렵지 않나 싶다.
비교적 짧은 출연에도 캐릭터에 대한 몰입감을 주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선균의 연기는 기존의 그의 진지한 캐릭터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조성하씨의 비중있는 연기를 본건 이 영화가 처음인것 같은데, 보는 내내 그를 왜 '꽃중년' 이라 부르는지 알것 같았다.
약간 까무잡잡한 피부 때문에, 닮지는 않았지만 홍콩의 4대천왕인 곽부성이 떠올랐다.
곽부성이 65년생이고, 조성하씨는 66년 생이니 나이도 비슷한데, 조성하씨가 더 어리다는게 함정.
아무튼, 오빠라고 부르기에는 나이 들어 보이지만(나는 형이라고 해야 하는건가), 아무튼 멋진 아저씨, 멋진 삼촌 정도랄까.
늦은 나이에 주목을 받고 있지만, 연기력 만큼은 탄탄해서 보는 내내 몰입하기 좋았다.
'나는 공무원이다(2012,07)' 에서 깜찍한 모습을 보여준 송하윤이 이 영화에서도 깜찍한 동물병원 간호사로 등장해 눈에 띄었다.
그녀를 볼때마다 안혜경이 떠오르기는 하지만, 앞으로 주연으로 히트칠것 같은 예감?

대략의 스토리는 이렇다.(스포일러)---------------------
약혼녀 선영과 시골집에 인사를 드리러 가던 문호는 휴게소에서 커피를 사가지고 오는데 선영이 사라지고 없다.
주유소 쪽의 여자 화장실에 떨어져 있는 그녀의 머리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그녀는 전화도 받지 않는다.
결혼 전에 스트레스로 인해 돌발 행동을 하는 예비신부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녀가 납치라도 된것은 아닐까 걱정 하는 문호.
일단 경찰서에 실종신고를 하기는 했지만, 애타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다.
정말 주변사람들 말처럼, 그녀는 결혼전 스트레스로 도망친 것일까, 아니면 나쁜 놈들에게 납치가 된 것일까.

답답한 마음에, 남남처럼 살던 전직 형사인 형에게 선영을 찾아 달라고 부탁을 한다.
(원작에서는 먼 친척인 휴직중인 형사)
선영에 대한 뒷조사를 시작하면서 점점 드러나는 그녀의 실체.
그녀는 선영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그녀는 과연 누구일까?
선영과 결혼을 하려 했지만, 그녀의 실제 이름조차 모르는 문호는, 뒷조사를 그만 두자는 만류에도 그녀를 찾아내서 만나고 싶다고 한다.
계속된 조사에서 밝혀진 그녀의 실제 이름은 차경선.
아버지 빚 때문에 사채업자들에 쫒겨 고아원에서 자랐지만, 성인이 되어서 아버지의 빚을 대물림 받게 되었고, 그런 그녀가 불쌍해서 연민의 감정으로 결혼한 전 남편은 사채업자들의 행패를 참지 못해 1년만에 이혼을 한다.
위자료 500만원을 받고 이혼한 그녀는 결국 버스 터미널에서 사채업자들에게 잡혀 유흥업소에 팔려가고, 유흥업소에서 도망쳐 나온 경선은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는 아이를 낳는다.
그녀와 친했던 언니가 대신 아이를 맡아 기르지만 유전적으로 병이 있던 아이는 끝내 죽고, 경선은 정신 나간 사람처럼 헛소리를 했다고 한다.
그 이후, (아마도 여전히 사채업자들에게 쫒기며) 그녀는 자신이 일하던 화장품 회사에서 120명의 고객 명단을 빼돌리고, 그 중에서 친인척이 거의 없는 사람중 강선영을 선택해 의도적으로 접근한다.
그리고, 그녀를 살해해서 토막을 내어 가방에 넣어 호수에 유기한 후, 차경선이 아닌 강선영으로 위장해 살아간다.
하지만, 강선영은 파산을 한적이 있어 신분에 문제가 있었고, 그로 인해 문호와 시골에 내려가던 차에서 은행에서 일하는 문호 친구에게 계좌를 개설하고 신용카드 신청했던 일로 전화를 받게 된 것이었다. 그녀의 정보에 파산기록이 뜬 것을 물으려 한 것이다.
선영은 자신의 신분이 들통날 위기에 처하자, 문호의 차에서 내려 다시 집으로 돌아가 지문을 모두 지우고 짐을 싸서 도망갔던 것.
강선영이라는 가짜 신분이 노출되었기 때문에, 제3의 다른 인물을 찾다가, 문호의 동물병원 고객중 한명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려 한다.
문호의 형인 종근(조성하)은 헛다리를 짚어 다른 여자를 보호하려 하다가, 문호가 직감적으로 자신의 고객에게 경선이 접근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을 눈치채고 용산으로 달려온다.

문호는 경선이 만나려던 고객에게 사실을 알려 피하도록 하고, 그녀 대신 경선을 만난다.
행복하고 싶어서 그랬다는 경선(김민희).
자신이 알던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는 사실에 배신감을 느끼지만, 진정 그녀를 사랑했고, 그녀가 그럴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연민을 느낀 문호는 그녀에게 도망가라고 하는데, 그곳에 달려온 종근은 그녀를 잡으려 한다.

결국, 경선은 투신해서 자살하고, 그 모습을 발견한 문호가 오열하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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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주 강렬하지는 않고, 엔딩에서의 그녀의 자살도 좀 허무하기는 하지만,
캐릭터의 힘이랄까, 그녀가 얼마나 불쌍하고, 그럴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는지 공감이 가며 문호가 그렇듯이 그녀에게 연민의 감정이 생긴다.
미스터리(혹은 추리) 이기는 하지만, 나름 깔끔하게 이야기가 정리되며 끝을 맺어서 답답함은 없다.
그녀의 정체를 파헤치면서 숨가쁘게 스토리가 전개되어 별로 지루하지 않았다.
아버지의 빚 때문에 사채업자들의 횡포에 시달리다가 이혼을 당하고, 결국 유흥업소에 팔려간 여자.
평생 사채업자들의 협박에 고통을 받으며 살아가던 여자는 저주처럼 대물림된 불행에서 벗어나 행복해지고 싶어서, 다른 사람으로 살고 싶었던 것이다.
선영을 살해하고 몸서리 치게 놀라지만, 스스로 자신의 뺨을 때리며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그런 두려움도 감내해야 한다고 꾸짖는것 같다.

문호와 종근은 형제라는데, 왜 성이 틀린걸까?
그리고, 포스터에서 김민희가 하얀 속옷을 입고 서 있는데, 영화 내용중에 그런 장면도 없거니와, 왜 그런 포스터로 연출을 했는지 모르겠다.


덧글

  • ㅁㅁ 2013/03/02 04:24 # 삭제 답글

    리뷰 잘 봣어요.
    두 남자주인공은 사촌지간인것 같아요. 삼촌이라고 부르더군요. 그리고 하얀속옷은 시체를 처리할때의 여주인공 모습을 보여주려고 햇던것 같은데 영화속과 속옷이다른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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