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도가니 (SILENCED, 2011)(공유, 정유미) Movie_Review

2011년 9월에 개봉하여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온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영화가 개봉된 이후 해당 사건의 재수사(인화학교)와 학교 폐교, 관련자 처벌 등이 이루어지기는 했지만, 그 이전에 관련자들이 몇년간이나 투쟁해도(영화상에서는 2005년) 해결이 되지 않다가 영화가 이슈화 되자 여론에 등떠밀리듯 해서 처리되었다는 것이 씁쓸하다는 감독의 인터뷰.
영화상에서도 등장하는 행정실장은 징역12년을 선고(2012년 7월 5일) 했고, 교장은 집행유예로 풀려났었으나 2011년에 사망을 했다.

사실, 왠지 꺼림칙해서 보기를 미루다가 봤다.
충격적인 스토리이기는 하지만, 이미 이와 관련한 뉴스와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기 때문인지, 생각보다는 덜 불편했다.
이미 꽤 시간이 흘러 충격은 덜했지만, 개봉당시 영화 인트로에 '실화를 바탕으로..' 를 보고 영화를 감상한 관객들이 받았을 충격이 어느정도는 짐작이 된다.

스토리의 파격성을 제외하고 영화 기술적인 부분만 놓고 평가를 하자면, 훌륭하다.
배우들의 연기(특히 아이들)가 좋고, 나머지 조연배우들의 연기도 아주 좋았다.
배우들의 열연은 관객의 감정 몰입에 큰 역할을 했다.
그보다 개인적으로 대단하다고 평가해주고 싶은 부분은 바로 카메라웍이다.
영화 초반, 아이들이 성폭행을 당하는 장면과 관찰자인 강인호(공유)의 시선, 진술에 따른 재현 장면들을 보여주는 카메라의 줌이나 각도 등은 마치 공포영화의 거장 히치콕의 영상처럼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너무 자극적이지도 작위적이지도 않고 담담하게 그려낸 카메라의 시선이 인상적이다.
적절하게 들어간 음악도 좋았다.
평소 차분하고 감상적이며 조용한 분위기의 두 배우 공유와 정유미가 주요 인물로 캐스팅 된 것은 매우 적절했다고 생각된다.
아이들의 현실감 넘치는 열연은 두말할 나위 없다.
악당 역할을 연기한 배우들의 모습, 세상과 적절히 타협하는 방관자 캐릭터들도 꽤 적절하게 들어 맞았다.
마지막 엔딩전의 씬에서는 공유가 죽은 아이의 영정 사진을 가슴에 품고 물대포를 맞는 장면에서 또한번 눈물을 삼키게 했다.
영화적 완성도는 거의 만점을 주고 싶은데, 지루함 없이 스토리를 쫓아가게 만들었지만 약간은 아쉬운 부분도 있다.
법정공방이 진행되면서 살짝 산만해지는 분위기가 있지만 그리 길지는 않고, 공유가 물대포를 맞으며 오열하는 장면은 다소 작위적이기는 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작위적이지 않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내면서도 몰입감 있게 잘 풀어낸것 같다.
카메라감독과 연출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영화적 평가에 이어 이 영화의 이슈에 대해 잠깐 언급해보자.
실제 무대인 광주 인화학교에서 벌어진 사건.
2005년 첫 성폭력상담 이후, 관련단체와 관련인들이 고발을 해서 수사가 진행되었지만, 솜방망이 처벌로 끝난다.
이는 영화의 엔딩에서 다뤄지고 있는 결말이다.
사람들은 항의하며 투쟁을 했지만, 집시법 위반이라며 물대포를 맞아야 했다.
이후, 공지영 작가가 소설을 쓰고, 소설이 영화화 되었다.
극적 긴장감을 위해 어느정도 재구성이 되었겠지만, 대부분 사실에 입각한 스토리다.
장애자 폭행은 이미 오래전부터 사회문제중 하나였는데, 장애아동 성폭행 사건과 맞물리며 영화개봉 이후 전 국민적 분노를 사게 된다.

문제는 단순히 범죄자들이 솜방망이 처벌로 끝난 문제가 아니라, 권력을 가지고 지연혈연으로 묶인 기득권이 담함을 하여 사건을 축소하고 대충 넘어가려 했다는 사실이다.
사람이 북적거리고 사는 이상 사건사고는 항상 일어나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막상 사건이 발생했을때 어떻게 대응하느냐 하는 것이다.
조그만 시골 동네.
평소 혈연과 지연, 돈으로 뒤얽힌 관계에서 사람들은 자신과 친분 있는 사람들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사건을 덮으려 한다.

미술에 관심있어 반백수로 살다가, 어렵사리 장애인학교 미술교사로 취업을 하게 된(교수의 추천) 강인호(공유)는 발전기금 5천만원을 내라는 말에 황당해 하지만, 어머니가 전세금 빼서 보내준 돈을 상납한다.
하지만, 눈 앞에서 폭행을 당하는 아이를 방관할수만은 없어 사건에 개입하기 시작한다.
만약, 당신이 그런 상황에 놓인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인호의 어머니가 한 말처럼, 생계를 위해 '벙어리3년, 귀머거리3년' 그냥 모른척 하고 넘어갈 것인가?
아니면, 그 일로 인해 자신의 생계마저도 위협을 받겠지만, '이건 아니다' 라며 목소리를 내겠는가?

영화에서도 보여지듯이, 극중 무대인 자애학원(실제의 인화학교)이 그 지경이 된 것은, 모두들 '별일 아닐거야' 라며 모른척 하고 자기합리화 하며 돈이나 받아 챙기고, 술대접이나 받고 넘어갔기 때문에 생겨난 일이다.

인호 어머니의 말처럼, 세상살이는 너무 모나지 않게 왠만한건 그냥 눈감아주고 살아가는게 맞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말, 아닌건 아닌거다'.
상식을 넘어서고 도를 지나친 것은 나서서 바로잡아야만 한다.
생계가 걱정이고 무서워서 눈을 감아 버린다면, 결국 폭력과 부조리함은 되풀이 되고, 결국 자신도 희생자가 된다.
이 영화에서 정말 주목해야 할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처음 변호 사건을 맡았다며 전관예우로 대충 이기는 방향으로 해주는 그런 무상식은 도대체 어디서 생겨났단 말인가.
평생 변두리 떠돌다가 로펌에 스카웃 하겠다고 하니 대충 합의하는 쪽으로 마무리 한 검사의 양심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
그 이전에, 우리 관할이 아니라며 되돌려 보내려고만 하는 교육청 관계자, 떡값 받아 챙기던 형사.
'장애아들이 원래 재미로 이상한 소리를 내고 그래' 라며 아무일 없다고 거짓말 한 수위.
그들이 모두 공범이다.


참고할 뉴스들:
20110927-'도가니' 재조사여론 3만명 육박, 광주인화학교 재조사 될까?
20110928-'도가니' 인화학교 법원 판결 '솜방망이 처벌' 논란
20110928-인화학교 피고인 솜방망이 처벌 비난 거세
20110928-광주시교육청·경찰청, '도가니' 실제 모델 인화학교 재조사 나서
20111010-“인화학교 문제, 실제가 영화보다 10배 이상”
20111010-'도가니' 광주 인화학교, 15년전에도 성추행 저질러
20111011-광주경찰, '인화학교 무료법률지원단' 발족
20111118-[일지]인화학교 성폭력 투쟁 6년5개월 기록
20111118-대책위 6년 투쟁사로 본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
20111118-인화학교 교사 입건, 총 14명 … 공소시효 남아 처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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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5-[연표]광주 인화학교 사태 주요 일지
20120927-실제 ‘도가니’ 광주 인화학교 전 이사장 징역형(집행유예)

20120814-‘도가니’ 황동혁 감독 “영화 제작후 처벌 이뤄진 현실 씁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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