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여러 편 나온 상황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스파이더맨은 과연 어떤 스토리로 진행될까 궁금했다.
이 영화는 스핀오프 형식이 아니라 리메이크(또는 리뉴얼) 이다.
스파이더맨 1편의 설정과 스토리를 조금씩만 바꿔서 전체적인 흐름은 완전히 똑같다.
뭔가 새로운 걸 기대한 사람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는 작품.
마치 스파이더맨 1편을 재감상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오락영화로써 이정도 완성도라면 제법 볼만하다.
원작 1편과 다른 점이라면,
1. 원작에서는 박물관(?)에 갔다가 변종 거미에게 물리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유전자를 연구하는 연구실에 몰래 들어갔다가 물린다.
2. 원작에서는 불법 레슬링 장에서 강도질 하고 나오던 강도에게 삼촌이 총을 맞고 죽지만, 이번에는 동네 구멍가게를 털고 나오던 강도에게 총을 맞는다.
3. 원작에서는 친구의 아버지인 사업가가 자신의 연구가 중단되고 쫓겨 날 위기에 처하자 연구 중이던 가스(?)를 주입하여 괴물이 되지만, 이번에는 아버지의 동료였던 과학자에게 피터 파커가 아버지의 연구 공식을 알려주고, 그 무렵 연구가 중단될 위기에 놓이자 실험 중이던 약물을 주사하여 도마뱀 변종 괴물이 된다.
4. 원작에서는 피터 파커가 여주인공인 메리 제인과 연인이 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후속편에서 이루어지지만, 이번 편에서는 손쉽게(?) 연인이 되고, 변종 괴물과의 싸움 중에 연인인 그웬 스테이시의 아빠가 죽고 만다.
그 외에도 숙모(삼촌의 아내)를 비롯해 그웬 스테이시 역시 피터 파커가 스파이더맨이라는 사실을 쉽게 눈치 챈다.
5. 스파이더맨 분장의 경우, 원작에서는 레슬링 시합에 참가하기 위해 만들지만, 이번에는 우연히 레슬링 장에 떨어졌다가 벽에 붙은 포스터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는다.
6. 손목에서 발사되는 거미줄의 경우, 원작에서는 몸이 변하면서 실제 몸속에서 발사되지만, 이번 편에서는 별도로 거미줄을 분사하는 기계를 자체 제작한다.
제보에 따르면, 원작 만화에서는 원래 거미줄이 기계에서 발사 되었는데, 스파이더맨 1편을 만들 때 바뀐 것이라고 한다.
결국, 원작만화와 같은 설정으로 돌아간 셈이다.
7. 주인공이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정의로운 스파이더맨이 되는 이유에 대해, 원작에서는 삼촌을 죽인 강도를 붙잡은 이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다가 자신이 가진 능력을 이롭게 쓰자는 결론을 내리는데, 이번에도 삼촌을 죽인 강도를 잡기 위해 뒷골목 범죄자들을 잡으러 다니며 문신을 확인하다가 도마뱀 변종 괴물을 맞닥뜨리게 되고, 괴물과 맞서 싸우면서 사람들을 돕게 된다는 설정이다.
평범한 고등학생이 변종 거미에 물려 강력한 생체능력을 갖게 되고, 강력한 생체 능력으로 벽을 타거나 타잔처럼 거미줄을 타고 이동하며, 손목에서(혹은 기계로) 거미줄을 발사하는 능력을 가지게 되고, 자신의 잘못으로 삼촌이 강도에게 총을 맞아 죽게 되면서 삼촌을 죽인 범인을 찾으러 다닌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능력을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돕는데 쓰는 정의로운 히어로가 되게 된다는 이야기는 동일하다.
배우들이 모두 교체됐고, 비주얼 면에서도 발전이 있지만, 이야기에 있어서는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작품이다.
히어로 물의 경우에는 후속편이 만들어지면서 오락적인 측면이 더욱 강해지는 현상이 있는데, 이 작품의 경우 원작 영화가 가지고 있던 피터 파커의 내적 갈등이나 주변인들의 갈등 묘사가 약화되고, 쿨한(?) 성격의 주변 인물들과 더불어 주인공의 내적 갈등을 묘사하는 비중도 많이 줄어들었다.
히어로물이 국내에서는 '아동용' 정도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배트맨이나 스파이더맨 같은 히어로 물들은 이른바 '어른을 위한 동화' 와 같은 장르로, 주인공과 주변인물의 내적 갈등을 비중 있게 다루는 경우가 많다.
일이십년 전만해도 다분히 신파적인 성향의 스토리 진행이 있었지만, 이제는 요즘 젊은 세대에 맞게 쿨한 방향으로 전개되기도 하는데, 이 영화 역시 신파적인 스토리 전개 보다는 쿨(?)하고 쉽게 받아들이는 신세대 성향에 맞춘 것 같고, 틴에이저 물에 가깝게 만들어진 것 같이 느껴진다.
뱀파이어 물에 신세대 바람이 불어서 '트와일라잇' 이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것처럼, 스파이더맨 시리즈에도 좀 더 신세대 성향에 맞춘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만들어진 것 같다 랄까.
물론, 작품성 면에서는 원작을 따라가기는 힘들다.
아니 비교 자체가 애매한 게, 배우가 바뀐 것 말고는 색다르다고 할 만한 것이 없다.
여주인공 ‘그웬 스테이시’ 역할의 ‘엠마 스톤’이 정말 예쁘다.
말 그대로 인형 외모인데, 아무래도 원작의 여주인공이었던 메리 제인 역의 ‘커스틴 던스트’와 비교하게 된다.
외모만 봤을 때는 엠마 스톤이 훨씬 예쁘고 귀여운데, 메리 제인이 그 나름의 내적 갈등을 가지고 주인공 피터 파커와 아슬아슬한 로맨스를 이어가는 것에 반해 그웬 스테이시는 한두 번 만나고서는 피터 파커에 반해서 아주 쉽게 여자 친구가 되어 버린다.
캐릭터 자체의 매력에서는 메리 제인이 훨씬 깊이감이 있고 매력적이다.
주인공 피터 파커에 삐쩍 마른 공부 잘하는 왕따 학생 냄새 물씬 풍기는 앤드류 가필드의 캐스팅은 우려반기대반.
우려한 만큼 이상하지는 않았지만, 그다지 매력적이지도 않았다.
삐쩍 마른데다가 모범생이 느낌으로, 영화 속에서도 미식 축구하는 친구에게 놀림감이 되지만, 거미에 물린 후 농구공으로 놀려 먹으며 코를 납작하게 해준다.
말 그대로 스판덱스 쫄쫄이 의상을 입었을 때 근육질 이라기보다는 호리호리해서 날렵해 보이는데, 거미인간의 느낌에는 더 가까워진 것 같기는 하다.
젊은 세대에게는 어떻게 보일런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별로 매력적이지는 않다.
그나마 도마뱀 변종 괴물이 되는 박사를 연기한 ‘리스 이판’의 연기가 인상적인데, 괴물의 모습이 좀 우스꽝스러운 게 흠이다.
전반적으로, 작품성에서는 아쉬움이 많고 오락적으로는 꽤 재미있는 편.
2편이 2014년 5월에 개봉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에는 원작의 메리 제인(새로운 배역으로)이 등장하게 된다고 하는데, 뉴스 내용을 살펴보자니 점점 더 우려먹기 잡탕 스토리가 되어갈 것 같다.

















덧글
기계에서 거미줄 만드는건 원작 만화에서 원래 그랬는데 샘레이미 영화에서 바꿨죠.
당시 그거땜에 팬들 사이에선 만들이 좀 많았던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