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3~4년 전에 부엌 싱크대의 수도꼭지가 망가져서 교체를 했었다.
당시에는 수도꼭지 교체를 해본적도 없고 해서, 무작정 레버 방식 수도꼭지를 가져다가 끼우려니 길이도 안 맞고 끼우는 방식을 몰라서 다시 예전 수도꼭지인 일반형 손잡이 식 제품으로 교체를 했었다.
손잡이 방식에 비해 레버 방식 수도꼭지는 가격도 배 이상 비싸기도 하다.
그나마, 손잡이 방식 수도꼭지는 단종이 되어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는데 겨우 재고를 구해서 끼웠다.
하지만, 부착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손잡이 안의 나사가 헛돌기 시작했고, 더 시간이 지나자 아예 나사가 녹이 슬어버려 지속적인 문제가 있었다.
수도꼭지를 교체하는 일이 보통일이 아닌지라 그냥 참고 써왔는데, 헐거워진 나사를 조이다가 그냥 나사 대가리가 녹이 슬어 부러져 나와 버려서 손잡이가 빠져버리는 사태가 발생하고 말았다.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라 철물점에 가서 수도꼭지를 레버 방식으로 샀는데, 근래 들어 샤워 수도꼭지도 계속 물이 찔끔찔끔 새는 것이 생각나서 샤워실 수도꼭지도 같이 구입했다.
원래 각각 4만원씩에 판매 하는데, 단골이기도 하고 내가 계속 머뭇거리니까 두개를 동시에 사니 깎아준다고 3만3천 원씩 해서 6만6천원.
하긴, 아주머니도 그거 팔아봐야 몇 천 원 안 남을 텐데 그렇게 많이 깎아주면 거의 남는 게 없이 주는 셈일 것이다.
사람을 불러서 작업을 하려면 적어도 인건비 10만 원 이상은 줘야할 테니 또 직접 작업을 감행.
신성금속이라는 국내 회사의 제품인데, 한때 부도가 나서 망했다가 회사에서 인수를 해서 계속 물건을 만든다고 한다.
요즘엔 중국산 싸구려 제품이 많이 나온다고 하는데, 하나같이 허접한 품질에 불량도 많다.
소비자들이야 아무래도 훨씬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니 중국산 제품이 많이 팔리고, 국내 기업들은 망해가는 것이다.
장시간 사용하는 제품일 경우 조금 비싸더라도 국산이 더 낫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부엌의 손잡이 방식 수도꼭지만 해도 나사를 일반 철제 나사를 사용해서 녹이 슬어 못쓰게 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도 어처구니가 없고, 지난번에 산 세탁기 호스 끼우는 부속품의 경우에도 결국 물이 새는 걸 어떻게든 해보려다 결국 망가뜨려서 반품도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 세탁기 호스(수도꼭지에 연결하는 부분) 부품이 중국산인지 까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런 물건 살 때도 꼼꼼히 따져보고 쓰임새에 맞게 잘 사야만 한다.
간만에 수도꼭지 가는 작업을 해보는 지라 기억이 가물가물 해서 몇 번이나 실수를 하는 바람에 작업 시간이 한참 걸리고 말았다.
부엌의 수도꼭지 가는데 시행착오를 거친 덕분에 샤워 수도꼭지는 금방 갈았다.

일단 작업전에 계량기에서 물을 잠근다.



기존에 사용하던 손잡이 방식 수도꼭지

손잡이 쪽의 마개를 열면 안에 나사로 조이게 되어 있는데,
나사가 녹이 슬어 형편이 없었다.
그나마도 나사를 조이다가 나사 대가리가 부러져서 손잡이가 빠지는 상황.


부엌 싱크대용 수도꼭지의 부속품들.
레버 방식 수도꼭지는 4만 원 정도.

기존의 수도꼭지를 해체한다.

온수와 냉수 나오는 꼭지의 간격이 넓은데,
만약 간격이 맞는다면 이 상태로 그냥 끼워도 되지만,
레버 방식으로 나오는 새 제품들은 간격이 좁다.
그렇기 때문에, 벽속에 박혀 있는 저 부속품도 빼내야 한다.

동그란 보호대를 뺀다.
이 부품은 손으로 돌리면 쉽게 빠진다.

중간에 연결 역할을 하는 부속품이 벽속에 박혀 있는데, 이 부속을 빼는게 정말 힘들었다.
오랜 세월 연결되어 있어 빡빡하기도 하거니와, 애초에 시공할 때 엄청나게 세게 돌려놨던 것 같다.
스패너로 대고 망치로 때려서 간신히 해체했다.

연결 부속품을 빼면, 벽속의 수도관이 드러난다.

레버 방식 수도꼭지에는 ‘발’이라는 연결 부속이 있다.
(통상 그렇게 부르는데,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다)
동그란 커버를 먼저 씌운 후, 흰 테이프를 감아준다.
흰 테이프를 연결부위에 감아서 끼우면 물이 새는 걸 방지하는 것인데,
부속품 박스에 같이 들어 있다.
이 순서를 지키지 않고 부착했다가, 조립을 잘못 해서 다시 해체하는 바람에 시간 낭비.
흰 테이프를 감지 않으면 물이 줄줄 샌다.
흰 테이프를 감아도 물이 어느 정도 새는데, 일단은 물이 새지 않을 때까지 꽉 조여야 하고,
미세하게 조금씩 새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새지 않는다.
아마도, 수돗물에 각종 광물질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런 물질이 미세한 틈에 쌓이면서 물이 새는 구멍을 완전히 막는 듯하다.
아무튼, 조립을 하다보면 딱 원하는 방향으로 수도꼭지의 방향을 잡을 수 없는데,
이런 경우에도 최대한 조이다가 조금 덜 조여졌더라도
수도꼭지가 딱 정상적인 방향으로 자리 잡도록 해주면 된다.

벽속에 발을 먼저 장착한다.
발을 끼우는게 상당히 고난이도 인데, 위 그림처럼 안쪽으로 기울게 자리를 잡아야 한다.
그러나, 이런 모양으로 자리잡게 하는게 어렵다.
나사라는게 꽉 조여지는 위치가 정해져 있는데 위의 모양처럼 딱 그 위치에 고정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좌우의 조임 정도를 보며 한쪽이 살짝 느슨하더라도 서로 조절을 해서
위의 그림과 같은 모양으로 자리를 잡아줘야만 한다.

계량기에서 물을 잠갔음에도 불구하고 온수 수도꼭지에서 계속 물이 나와서 물바다가 되었다.
간만에 작업을 하는 통에 예전에 똑같이 실수 했던 것을 잊고 있었는데,
계량기에서 물을 잠그더라도 옥상의 온수 통에는 물이 들어 있기 때문에
왼쪽의 온수 수도꼭지에서는 계속 물이 나온다.
따라서 온수가 나오는 수도꼭지는 잠가두던지 아니면
그냥 틀어놓고 욕조에 물을 받아 두는 것이 좋다.
물이 나오더라도 재빨리 작업을 마치던지 아니면 온수통의 물의 다 빠져서
더 이상 물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작업을 시작하는 게 좋은데,
오랜만에 작업을 하다 보니 다 잊어버려서도 또 실수를 했다.
그 때문에 부엌이 온통 물바다가 되었다.
작업을 빨리 해치우면 되기는 하는데, 이런 작업이 익숙하지 않은데다가
벽속에 박힌 꼭지를 빼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낡은 수도꼭지를 빼버리고 레버식 수도꼭지로 교체 완료.
주의할 점은 수도꼭지 결합시킬 때 고무패킹을 빠뜨리지 말 것.
간혹 고무패킹을 빼는 실수를 하는데, 절대로 실수하지 말아야 한다.

이번엔 샤워실의 수도꼭지를 교체할 차례다.
이 부속품도 4만원 정도.

샤워욕조의 수도꼭지 역시 손잡이 방식의 구형 제품이다.


벽속에 묻혀있는 부속품을 스패너로 뺀다.

동그란 부속을 발에 먼저 끼운 후 흰 테이프를 감는다.

발을 끼운후 수도꼭지를 끼우기 좋게 안쪽으로 기울여 자리를 잡아준다.
이때도, 적당히 조임과 동시에 위치를 잘 잡아 줘야만 한다.

샤워 수도꼭지 장착 완료.

덧글
작업이 힘들다고 여겨지면 전문가를 부르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신형 수도꼭지를 끼울때만 안쪽의 중간부품을 빼야하니, 구형 수도꼭지를 끼우신다면 굳이 벽속에 뭍힌 부속품을 빼지 않으셔도 교체가 가능합니다.
만약, 빡빡해서 안 돌아가면, 스패너 대고 망치로 조금씩 때리면 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