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연가시 (Deranged, 2012)(재난영화이기 보다는 사회풍자 영화) Movie_Review

과연 이 영화는 재난영화일까?
영화 '연가시' 는 변종 살인기생충을 소재로 그 사건이 벌어지게 된 제약회사의 비리와 가족을 구하기 위해 한 가장이 고군분투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영화를 통해 '연가시' 라는 말을 처음 접한것 같다.
지금 아이들은 풀밭에서 뛰노는 일이 거의 없지만, 예전 아이들은 논과 들에서 놀던 시절이 있었고, 메뚜기나 사마귀를 쉽게 접할 수 있었다.
메뚜기는 볶아먹기도 했지만, 징그러워서 도무지 먹을수는 없었고, 사마귀는 더 흉측해서 건드리지 않았는데, 간혹 사마귀 배를 밟거나 하면 이상한 실뱀 같은게 나왔다.
그것에 대해 얘기해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쳐야 했는데, 사마귀는 인간과 달라서 죽은 후에도 창자가 살아 꿈틀거리는 거라 생각하기도 했고, 어딘가에서 듣기로 기생충이라는 얘기를 들었던것도 같다.
아무튼, 그때 보았던 그것들이 아마도 연가시인가 보다.
(사마귀가 가장 대표적인 숙주라고 한다.)
미국, 브라질, 캐나다 일본 등에서 인간에게 감염된 사례도 있다고는 하나 일반적으로는 인간에게 감염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TV 보다보면 지네나 메뚜기 같은 곤충을 생으로 먹는 사람이 나오곤 하는데, 모르긴 몰라도 알수없는 이상한 기생충에 감염되었을지도 모른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소재가 '연가시'라는 기생충에 관한 이야기이고, 흉측한 괴물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여느 괴물영화와는 달리 비교적 초반에 변종 연가시에 감염된 사실이 알려지고 이에 대해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사람들이 집단으로 물에 뛰어드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들에서는 꽤 재난영화 같은 분위기가 풍기는 했지만, 연가시 자체에 대한 공포 보다는 재혁(김명민)이 약을 구하느냐 마느냐를 숨가쁘게 뒤쫒느라 스릴러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과연 재혁은 가족을 살리기 위해 구충제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
그의 아내와 두 아이는 고통을 호소하고, 재혁은 어렵게 얻은 기회를 번번히 놓치며 괴로워 한다.
주식투자를 하느라 형 재혁의 돈까지 끌어다 쓰다가 말아먹은 형사가 직업인 동생 재필(김동완)은 한 제약회사에 작전세력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이번에는 대박을 터트려 형에게 진 빚을 갚으려 한다.
그런데, 변종 연가시로 인해 국가비상사태가 발동된 가운데, '조아제약' 의 주식을 매집하던 세력들이 다름 아니라 그 회사의 연구원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일반 구충제를 먹으면 오히려 5분 이내에 감염자가 죽는다.
그런데, 조아제약에서 팔다가 단종된 윈다졸이라는 구충제를 먹은 사람이 갈증 증세가 없어졌다는 제보를 받게 된다.
(나중에 밝혀지지만, 그 놈도 한패 였다는 거)
아무튼, 윈다졸이 특효약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지만, 조아제약에는 원료만 있을뿐 기계가 노후되어 생산도 불가.
결국, 협상테이블에서 정부는 조아제약의 대표와 사태를 해결할 방법에 대해 논의한다.
지분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브론스타라는 다국적 투자기업의 입장을 대변하는 대표 제이슨(이형철)은 원재료의 합성법은 공개할 수 없다고 버티고, 정부가 회사를 인수하라고 한다.
과거, 회계조작으로 조아제약은 부실기업으로 위장되어 브론스타에 헐값인 7000억에 넘어갔는데, 이번 협상에서 그들이 요구하는 인수가격은 5조원.
어디서 많이 들어보던 얘기 아닌가?
바로 먹튀 논란이 일고 있는 론스타(론스타펀드)와 외환은행, 하나금융지주 등이 연관된 이야기와 상당히 유사하다.
이 영화는 변종 연가시를 소재로 한 재난영화의 외형을 가지고 있지만, 조아제약과 브론스타의 '헐값에 산 기업을 비싼값에 팔아먹고 튀기' 이야기를 주요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에 사회풍자 영화라는 인상을 강하게 풍긴다.
사회풍자적 요소를 집어 넣어 재미를 가중시키는 역할 정도를 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내게는 오히려 이 사회풍자적 요소가 더 큰 느낌으로 다가왔다.
박정우 감독 역시 론스타 먹튀 사건이나 신종플루때 벌어졌던 사회상을 차용하여 영화에 사용한 것에 대해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사회풍자가 주요 목적이었는지 아니면 단지 살붙이기를 위해서 맛뵈기로 들어간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20120703-“돈에 감염돼 일상이 재난인 현실 빗댔다”

돈을 벌기 위해 변종 연가시를 강에 풀어 수많은 인명피해를 유발하고 먹튀를 하려던 브론스타 사건을 좀더 진지하고 심도깊게 다뤘다면 사회풍자 영화로써 보다 의미있었을것 같지만, 경제에 관심많고 론스타 사건에 혀를 내두르는 일부 시민들만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관객층이 좁고, 특이한 소재의 재난영화로 포장되는 것이 보편적 관객의 관심을 끌기에 좋기 때문에, 영화는 재난영화의 색깔을더 강하게 내게 된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 점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20120711-연가시 - ‘괴물’보다 진일보한 문제의식, 연가시에 담긴 의미는?
20120706-[인터뷰] '연가시' 박정우 감독, "세상을 향해 거울을 들어올리고 싶어요"

제법 괜찮았다.
가족을 구하기 위해 숨가쁘게 뛰어다니는 재혁을 통해 긴장감을 놓치 않으려 했고, 주식투자를 위해 뒷조사를 하던 형사 재필은 의외의 사실들을 접하게 되며, 그 모든 배후에 제약사와 거대 투자회사의 반 인륜적 범죄가 있음을 알게 된다.
신종플루 사건이 전국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떠들썩하게 했을때 인간이 얼마나 나약하며, 재난이 일어났을때 대처하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체험했기에, 다소 요상한 변종 연가시라는 기생충으로 인해 한 국가가 순식간에 혼돈에 빠지고 수많은 피해자가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고 죽을 수 있는지.
(일부에서는 신종플루 역시 제약회사의 음모라는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에이즈 역시 음모론이 있으며 이와 관련한 다큐멘터리가 있다.)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의 이름 아래, 탐욕스런 거대 자본이 얼마나 세상을 더럽게 만들 수 있는지를 우리는 이미 체험하며 살고 있다.
그런 촌극을 영화에 담아냈기에 나름 의미있고 문제의식을 느끼게 해주었지만, 뭔가 뻔하고 다소 허술한 이야기 구조에 어딘가 부족한 연출력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관객 400만을 넘기며 흥행에도 성공했다고 하는데, 이 영화를 통해 이 시대가 가지고 있는 부조리와 문제의식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P.S.
이야기를 하다보니, 이참에 론스타 먹튀사건을 영화화 하는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든다.
미국 같이 자유로운(?) 나라에서는 충분히 좋은 소재일것 같은데, 우리나라에서는 힘드려나.


덧글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0691890
11603
10024824

google_myblogSearch_side

▷검색어

Flag Counter styl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