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백사대전 (White Snake, 2011)(이연걸, 황성의, 임봉, 정소동) Movie_Review

TV에서 보여주는 리뷰를 봤을 때 정말 유치하게 보였는데, 직접 보니 역시 ‘정소동’ 이었다.
‘정소동’ 감독은 ‘서극’ 등과 함께 홍콩 영화의 전성기에 수많은 작품을 연출한 감독이다.
가벼운 코미디와 아기자기한 로맨스를 주로 다루는데, 문화 차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유치했다.
제법 세월이 흐르고, 오랜만에 ‘정소동’ 감독의 대작(?) 영화를 보게 되니, 그 사이에 좀 변한 게 있을까 싶었지만, 여전히 ‘정소동’은 ‘정소동 스타일’을 변함없이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물론, 최근 들어 CG 기술이 제법 발달하고 사용도 많아진 중국 영화의 흐름에서 ‘정소동’ 역시 예전에는 표현하지 못했을 화려하고 스펙터클한 액션을 마음껏 활용한 듯한데, 이 영화는 참 애매한 영화다.
CG 가 상당히 많이 사용되어서 제법 스펙터클 하고 볼거리도 풍성하지만, 표현 방식이 상당히 유치한데다가, ‘이 장면은 CG 예요’ 하고 너무 티가 나는 장면들이 많다.
게다가, 절에 해일이 들이 닥치는 장면에서는 CG 가 아니라 미니어처를 이용해 촬영을 했고, 영화 후반부에서는 남녀 주인공의 애절한 로맨스로 감동을 이끌어 내기 위해 상당히 긴 시간을 투자한데다가 그 장면의 연출 또한 상당히 식상한 방식이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감동 코드를 밀어붙이니 약간 코끝이 찡해지기는 했다.)
찾아보니, 허접한 CG로 ‘우뢰매’ 같은 영화를 만들어 망한 영화 ‘미래경찰(2010, 유덕화 주연)’도 정소동이 연출했다는 점이 그리 놀랍지도 않다.(그 영화의 CG는 한국에서 담당했다고 한다.)
정소동의 연출 스타일이 변하지 않은 것도 아쉽고, 여전히 유치하고 식상한 방식으로 영화를 찍어 발전한 것이 없는 모습도 안타까웠다.
감동은 화려한 CG 기술을 때려 넣고 교과서 적인 감동 공식으로 연출해서 나오는 것이 결코 아니다.

여주인공 백사 ‘백소정’에는 ‘황성의’가 연기를 하고 있는데, 상당히 낯이 익다 싶다.
바로 그녀의 데뷔작인 영화 ‘쿵푸허슬’ 에서 남자주인공 ‘싱(주성치)’이 어릴 때 만났던 벙어리 소녀 ‘퐁’으로 연기한 그 여배우다.
한국 나이로 서른, ‘쿵푸허슬’에 출연할 때는 대략 22살(만으로 하면 20살 정도 였을 듯).
그 영화에서의 앳되고 청순한 이미지가 그대로 남아 있지만, 여전히 가냘픈 몸매 에서도 감출 수 없는 세월의 무게가 얼굴에서 느껴진다.
그보다는 잠깐잠깐 그녀의 얼굴에서 우리나라 가수 ‘채연’이 보여 진지한 감상을 방해했다.
하지만, 역할은 제법 잘 어울린 것 같다.
‘황성의’ 보다 더 놀라운 등장인물은 바로 ‘비비안 수’ 였다.
영화 초반부에 빨간색 드레스를 입고 나와 요염한 자태를 뽐내다가 이내 ‘법해(이연걸)’에게 잡혀 버려 분량 자체가 많지는 않았지만, ‘왜 그녀는 주연이 아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정말 예뻤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십 수 년 전 한권의 누드집으로 전 세계 수많은 남성들의 애간장을 녹였던 그녀였기에, 앳되고 순수했던 순수소녀의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나이든 그녀의 모습이 매칭이 잘 안되기는 했지만, 역시 예쁘고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그 정도의 인지도에 비해 그럴듯한 영화의 주연 여배우로 우리에게 나타나지는 않았다는 것이 아쉽다.
그녀도 벌써 한국나이로 서른여덟이나 되었으니 그 동네 연예계에서도 중견배우쯤은 되었을 텐데, 아니면 그쪽 연예계 소식이 잘 전해지지 않아서 그녀가 한창 잘 나가던 시기에 얼마나 화려하게 주목받았는지를 잘 모르는 것일 수도 잇겠다.
아무튼 스크린에 비친 얼굴만큼은 여전히 아름답다.
청사(파란 뱀)인 ‘소청’ 역의 ‘채탁연’ 보다 ‘비비안 수’가 인지도가 높다보니, ‘채탁연’의 촬영 분량이 더 많고 비중이 높았음에도 ‘채탁연’은 오히려 ‘비비안 수’ 보다 뒤로 밀린 듯한 느낌.
‘백소정(황성의)’의 남자로 나오는 ‘임봉’이나, 어리바리하지만 순수한 스님을 연기한 ‘문장’의 순수한 모습이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이런 부류의 판타지영화(혹은 귀신영화)에 나오는 순수한 남자 캐릭터를 아주 잘 소화해내었고 매우 잘 어울렸다.
배우들이 배역에 잘 어울렸고 연기도 괜찮았지만, 결정적으로 감독의 연출이 어설펐고 CG가 너무 티가 나서 망한 영화.

이 영화는 1993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 ‘청사’ 의 리메이크라 볼 수 있다.
중국에는 이 영화들에 등장하는 천년 묵은 뱀에 얽힌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가 보다.
아무튼, 디테일한 부분에서는 설정 상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큰 테두리에서는 영화 ‘청사’ 의 틀을 그대로 이어 받았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대략의 스토리.
천년 묵은 요괴 백사(흰 뱀) ‘백소정(황성의)’과 몇 백 년 묵은 요괴 청사(파란 뱀) ‘소청(채탁연)’은 잡스러운 요괴들과 달리 인간 세계에 내려가지 않고 산속에서 조용히 그들만의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약초를 캐는 한 무리를 보게 되는데, 장난 끼가 발동한 ‘소청’이 언니인 ‘백소정’이 눈여겨보던 약초꾼에게 겁을 주어, 약초꾼 ‘허선(임봉)’이 그만 물속에 빠지고 만다.
‘백소정’은 인간의 몸으로 변신해 물속에 뛰어들고는, ‘허선’의 입에 숨을 불어넣어 남자를 살린다.
약초꾼들 틈에서 정신을 차린 ‘허선’은 그것이 꿈이었는지 현실인지 헷갈린다.
고승 ‘법해(이연걸)’는 제자 ‘능인(문장)’과 함께 인간 세계를 혼란스럽게 하는 요괴들을 잡으러 다닌다.
물속에서의 키스를 잊지 못하는 ‘백소정’.
첫눈에 반해버린 ‘허선’을 만나기 위해 인간 세상에 내려가는 ‘백소정’과 ‘소청’.
어느 날, ‘문장’은 박쥐요괴를 잡으러 마을에 갔다가 ‘소청’과 마주쳐 친구가 되고, ‘백소정’은 약초꾼 ‘허선’과 재회하여 자신이 ‘허선’을 살리고 키스했던 사람이라고 밝힌다.
둘은 운명 같은 사랑을 시작하게 되지만, 요괴를 잡으러 다니는 ‘법해’에게 쫓기게 된다.
박쥐요괴에게 물려 점점 박쥐로 변해가는 ‘허선’ 스님은 절을 떠나 몰래 죽으려 하다가 ‘소청’을 만나고, 인간 세계에 나타난 여우 요괴들이 인간의 정기를 빼앗아 마을이 쑥대밭이 되자 ‘허선’은 약을 만들어 사람들을 구하려 한다.
‘백소정’은 ‘허선’의 약에 자신의 정기를 불어넣어 사람들을 구하게 되고, ‘백소정’이 사람들에게 줄 약에 자신의 정기를 불어넣은 사실을 알게 된 ‘법해’는 그녀를 잡지 않고 한번 눈감아 주기로 한다.
‘허선’은 저녁식사에 자리에서 그녀에게 웅황주(뱀을 쫓는 술)를 주고, 그것을 모르고 받아 마신 ‘백소정’은 괴로워하는데, 마침 찾아온 ‘법해’는 그녀와 결투를 벌이고, ‘허선’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 ‘백소정’이 천년 묵은 백사 요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녀를 사랑하기에 그녀를 구하기 위해서는 ‘법해’가 요괴들을 가둔 절에 있는 신선초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신선초를 가지러 가게 된다.
어렵게 신선초를 손에 넣지만, 요괴들을 가둬두는 힘을 발휘하던 신선초가 ‘허선’의 손에 들어가자, 갇혀있던 요괴들이 탈출하고, 탈출한 요괴들이 ‘허선’의 몸에 들어간다.
‘법해’는 ‘허선’을 구하기 위해 절의 문을 걸어 잠그고 스님들의 힘을 모아 법문을 외우는데, 신선초를 먹고 회복한 ‘백소정’은 ‘법해’가 ‘허선’을 가두고 있다며 그를 구하기 위해 ‘법해’와 결투를 벌인다.
‘법해’와의 결투 끝에 ‘백소정’은 절에 갇히게 되는데, 마지막으로 ‘허선’을 만나고 싶다는 부탁에 ‘법해’는 그녀를 잠시 풀어주고, ‘허선’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지만, 마지막 키스를 하자 ‘허선’의 기억이 되돌아온다.
그것도 잠시, ‘백소정’은 다시 잡혀 절에 들어가고, ‘허선’은 그 절을 지키며 살아간다는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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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청사’를 봤는지 안 봤는지 조차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 영화 ‘백사대전(원제:백사전설)’은 영화 ‘청사’의 스토리를 거의 닮아 있다.
영화 ‘청사’ 에서의 스토리에서는, ‘법해’의 고뇌와 ‘백소정(왕조현)’의 인간적인 모습들이 교차되어 상당히 철학적인 면이 강조되었는데, 이 영화 ‘백사대전’은 ‘법해’의 인간적 고뇌라는 부분이 영화의 말미에 잠깐 언급이 되기는 하지만 거의 내용에서 제외된것이나 다름 없고, ‘백소정’과 ‘허선’의 러브스토리도 단지 남녀 간의 애절한 사랑으로만 풀이되고 있어 이야기의 깊이감이 얕다.
‘왕조현’과 ‘장만옥’ 같은 당대 최고의 여배우들이 애절한 러브스토리와 철학적인 고뇌로 관객들을 매료시킨 것에 비하면, 이 작품은 정말 이야기의 깊이감은 얕고 겉으로 보여 지는 화려함에 너무 많이 치중한 작품으로 보인다.

그럭저럭 볼만은 하지만, 작품성에서는 상당히 아쉬움이 느껴지는 작품.
역시 정소동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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