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남을 판단할 권리가 있는가 Essay

우리에게 남을 판단할 권리가 있는가.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며칠 동안 생각해보았다.
위의 명제는 ‘남을 판단하는 것이 좋지 않다’라는 어감이기 때문에, 내가 말하려고 하는 의도와 다르게 들릴 수 있는데, 나는 남을 판단하는 것이 문제가 없다는 얘기를 하려고 한다.
원래의 의도가 드러나게 명제를 쓰려면 문장의 끝을 ‘없는가.’로 쓰는 게 좋지만, 어감 상 그냥 ‘있는가.’로 문장을 끝맺었다.

이 명제를 반대로 생각해보자.
‘우리에게 남을 판단할 권리가 없는가?’
해답을 쉽게 찾지 못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질문 자체가 잘못 되었다.
남을 판단하는 것은 ‘권리’ 나 ‘의무’의 영역이 아니다.
사물에 대해 판단하고 분석하고 결론을 내리는 행위는 도덕이나 윤리의 영역이 아니라 ‘본능’의 영역이다.

인간은 태어나 성장하면서, 살아가면서 항상 상황을 판단하고 분석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 안에서 질서를 배우고 잘잘못을 가리며 사리판단을 하게 되기 때문에, 인간의 그러한 기본적인 영역 자체를 도덕이나 윤리의 영역으로 끌어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누군가에게 자신이 ‘정의’ 되고, ‘요약’ 되며, ‘분석’ 되어 ‘판단’ 되는 것이 기분이 좋지는 않다.
마치 ‘사생활’을 침범당한 것 같고, 존엄성이 침해 받은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한다.
그러나 인간은 항상 남을 분석하고 정의하며 판단해서 요약한다.
그것은 인간 자신의 안위(安危)와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남들이 자신을 이성적이 아니라 감성적으로 이해해주기를 바란다.
마치 자기 자신이 스스로를 합리화 하듯, 자신이 처한 상황을 남들도 그대로 공감해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텔레파시 능력을 가지게 되지 않는 이상, 남의 감정을 자신의 감정처럼 그대로 느끼고 공감할 수는 없다.
‘공감 한다’는 것은 긴 대화와 배경설명을 통해 남들이 느끼는 감정을 자신의 감성과 비슷한 파장으로 동조하여 공명이 발생하는 것과 같다.

분석하고 판단하는 행위는 인간 내면에서 본능적으로 일어나는 작용이다.
따라서 본능을 자제하고 수양을 하라고 할 수는 있겠으나 남을 분석하고 판단하는 행위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다.
물론, 머릿속의 그것을 입 밖으로 꺼내 글로 적거나 어떤 행위를 한다면, 그 행위에 대한 대가는 스스로 감수해야 한다.
머릿속에서 본능적으로 발생하는 작용은 어찌할 수 없지만, 그것을 외부로 표출하여 타인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인간의 말과 행동은 ‘사회’ 속에서의 ‘관계’ 문제이다.
본능에 의해 자기 내면에서 누군가를 분석하고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작용이며, 이를 ‘권리가 있다’, ‘권리가 없다’로 구분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러한 판단을 기반으로 실질적인 행위를 한다면 그 행위의 정당성은 다수 대중의 판단을 받게 될 것이며, 그러한 인과관계를 미리 인지하고 감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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