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잘 만들었고, 제법 볼만한 영화.
매년 여름쯤이면 여고괴담 시리즈가 꾸준히 제작되며 근근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제는 한물간 일본풍의 공포영화는 이제 더이상 관객을 사로잡지 못한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며, 고전적(?)인 귀신이 나오긴 하지만 코믹하게 연출하는 장르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이 영화 '오싹한 연애' 는 그러한 변화를 제법 적절하게 연출해낸 영화다.
어설프게 무서운게 아니라, 진짜 오리지널 일본 공포영화에 나오던 섬뜻한 귀신들이 등장하는데, 거기에다가 코믹 로맨스를 혼합한 크로스 오버 장르.
코믹 로맨스의 식상함도 벗어날 수 있으니, 나름 신선한 시도이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듯 제법 괜찮게 만들어 졌지만, 결과적으로는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느낌을 준다.
귀신이 나오는 공포스러운 부분과, 두 주인공이 사랑을 키우는 코믹 로맨스가 확연히 갈라지면서 두가지 장르의 재미를 어느정도 가지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부분이 많이 느껴졌다.
물론, 개인적인 취향의 차이겠지만, 이 영화가 아쉽게 느껴진 부분은 공포스러운 장면이 너무(?) 공포스러웠다는 것이다.
즉, 공포스러운 장면은 기존의 귀신이 나오는 공포영화의 느낌 그대로였고, 코믹 로맨스 부분은 '엽기적인 그녀' 를 떠올릴만큼 귀엽고 아기자기 했다.
그러다가, 두 주인공이 함께 귀신을 만나면서 겪게되는 교차점이 있는데, 그런 부분들은 상당히 어색하다.
말그대로 각 장르의 특성을 그대로 가진 '크로스 오버' 이지, 변화를 주어 뒤섞은 '퓨전' 은 아니라는 점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냥 공포스러운 장면도 조금 장난스럽고 코믹하게 연출하는게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되면, 영화가 너무 무거워지지 않고 전체적으로 코믹 로맨스의 느낌이 강해지면서 발랄하고 가벼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줄거리에서는 주인공 여리(손예진)에 얽힌 중요한 귀신 이야기가 있다.
영화의 말미에, 그 귀신의 정체와 그녀를 괴롭힌 이유가 밝혀지는데, 그 스토리로 인해 궁금증도 해소되고, 일종의 감동도 주는 정점에 이르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그 부분이 너무 무겁게 느껴져서, 앞에서 줄곧 즐거웠던 코믹함과 로맨스가 뭍혀 버리는 아쉬움이 있다.
일전에 이민기를 언급하면서, 주연을 하기에는 아직 너무 가볍지 않나 생각했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좀더 무게감이 실린것 같다.
이젠 얼추 주인공으로써의 무게를 갖기 시작한것 같은데, 여전히 단독 주연을 하기에는 아직 그 무게감이 약하지 않나 싶다.
데뷔한지도 이미 오래된 손예진은 여전히 발랄하고 귀여운 고유한 이미지를 잘 보여주고 있고, 연기 경력 만큼이나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는 있는데, 특유의 예쁜척(?) 하는 성향은 아직 벗지 못한것 같아 아쉽다.
전반적으로 무난하고, CG도 매우 훌륭하고, 스토리의 짜임새도 있고, 연출도 좋아서 그럭저럭 볼만 하지만, 공포를 주는 장면들이 너무 무거워서 흠이라면 흠.
코믹로맨스에 공포를 혼합한 것은 제법 훌륭한 시도였고 괜찮았지만, 공포 요소를 조금더 가볍게 믹스하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스포일러)-----------------
고등학교때, 아마도 수학여행(?)을 떠나던 버스가 다리 아래로 추락하면서 죽을뻔 했던 여리(손예진)는 단짝 친구와 함께 구조되었지만, 과연 누구에게 전기 충격기를 먼저 사용할까 고민하던 응급요원은 여리의 가슴에 반짝이던 반짝이던 무언가를 보고는 여리를 먼저 구한다.
뒤이어 친구 주희(황승언)에게도 전기 충격기를 사용하지만 주희는 죽고 만다.
그날 이후, 귀신이 보이기 시작한 여리는, 특히 친구 주희의 귀신 때문에 고통속에 살아간다.
가족들은 귀신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노르웨이로 이민을 떠나고, 여리는 친구와도 전화로만 통화하는 외톨이로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길거리 마술을 하던 조구(이민기)의 마술에 무표정하게 바라보던 여리를 마술 스텝으로 고용하고,
이미 여자친구가 있지만 점점 여리에게 관심이 가던 조구는 항상 혼자만 지내려고 하는 그녀를 강제로 회식에 참여시킨다.
술에 취하면 상대의 옷을 찢는 술버릇의 그녀가 마냥 귀엽기만 한데, 다음날 안부전화를 하던 도중 무언가에 놀란 그녀가 걱정이 되어 그녀의 집에 찾아간 조구는 그녀가 귀신을 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시시때때로 나타나는 귀신들의 측은한 이야기를 듣고는 그들의 한을 풀어주기도 하는 두사람.
그녀가 좋기도 하고 가엽기도 한 조구는, 친구에게 그녀를 소개시켜 주지만, 오히려 질투심을 느끼게 되고, 잠시 차를 빼주러 나갔던 조구의 친구는 귀신을 보고는 놀라 그녀를 멀리하게 된다.
이후, 조구는 고민에 쌓인다.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지만, 예고없이 나타나는 귀신이 무섭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정에 충실하기로 하고, 여자친구와 헤어진 조구는 그녀와 그녀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그녀와 헤어지고 나오는 길에 택시를 덥친 지게차에는 아무도 탑승해 있지 않고, 건물의 간판이 떨어져 조구의 목숨을 위협한다.
살떨리도록 오싹하지만, 일단 마술쇼를 위해 평소 하던대로 마술쇼를 진행하는 조구.
집에서 물건을 정리하던 여리는 옛 물건에서 그녀의 잊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물건을 발견한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사고가 있던날 단짝친구 주희에게서 잠깐 빌렸던 목걸이.
그 목걸이는 주희의 할머니가 주희에게 준 목걸이로 일종의 수호천사.
주희의 목걸이가 탐났던 여리가 잠깐 사진을 찍겠다며 주희의 목걸이를 빌려 목에 건 그때에 버스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그리고, 응급요원은 여리의 목에 걸린 목걸이가 반짝이는 것을 보고는 여리를 먼저 전기 충격기로 살려낸 것이다.
즉, 귀신이 되어 여리를 괴롭히는 주희의 원한은 바로 여리가 가져간 목걸이 때문이었던것.
그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마술쇼 공연장에 간 여리.
평소와 다름없는 레퍼토리로 진행되던 마술쇼는 알수없는 귀신의 힘으로 사고가 나고 만다.
'나를 죽인사람이 여기 있다' , '어디에 있습니까? 당신을 죽인 사람이'
라는 평소의 레퍼토리가 흘러가고, 검은 망토를 쓴 사람이 지목한 사람은 마술쇼 스텝이 아니라 때마침 공연장에 온 여리.
검은 망토가 여리를 휘어감아 장롱속에 가두고, 장롱속은 온통 물.
여리를 살리려고 도끼를 내리치려는 조구는 귀신의 염력에 하늘 높이 치솟았다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만다.
물속의 여리는 주희를 만나 목걸이를 되돌려 주고, 장롱속에서 벗어난다.
병원에서 깨어난 여리는 조구를 찾지만, 조구는 아무데도 다친곳이 없지만 정신이 돌아오지 않는다.
여리는 조구를 사랑하지만, 조구를 위해 떠나기로 결심하고, 깨어난 조구는 그녀를 붙잡지만, 그녀는 노르웨이행 비행기에 오른다.
하지만, (아마도 귀신 주희의 능력으로) 기상이 악화되어 비행기는 회항하고, 조구는 오싹하긴 하지만 여리와의 로맨스를 이어가기로 결심한다.
-----------------------------
후반에 밝혀진 반전은 바로 주희의 목걸이를 여리가 잠시 빌렸다가 사고로 주희가 죽었기 때문에, 귀신이 된 주희가 계속 여리를 괴롭힌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장롱속에서 여리가 주희를 만날때, 과거 버스사고 전에 있었던 둘의 이야기가 그려지고, 둘이 사고당하는 장면이 슬로우 모션으로 연출되며 궁금증에 대한 해소와 함께 슬프고 감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이 부분이 감동적인 부분이기도 하지만 영화를 너무 무겁게 만드는 부분인것 같다.
여리가 장롱속에서 주희에게 목걸이를 건네준후, 여리 주변의 사람들에게 물리적 위협을 가하던 주희(?) 에게 변화가 생겨서, 노르웨이로 떠나던 여리가 탄 비행기를 회항시켜서 조구와 맺어주는 등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내고는 있고, 멀찌감치서 귀신복장으로 그들을 쳐다보는 주희귀신(?)에게 조구의 친한 형 필동(박철민)이 한눈에 반했다며 작업을 거는등 코믹하게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고는 있지만, 주희의 스토리 부분이 너무 무거운데다가 강한 인상을 남겨서 만회가 되지 않았다.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