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하얀 정글 (White Jungle, 2011)(의료문제,의료민영화) Documentary

한국판 ‘식코’.
미국의 의료 문제를 다뤘던 다큐멘터리 ‘식코’ 와 비슷하게, 한국의 의료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형식은 다큐멘터리이지만, 드라마 기법으로 연출한 부분도 약간 있다.
가령, (흑백화면으로) 웬 남자가 천장에서 새는 물을 받는 듯한 장면이 있는데, 후반부에는 주먹을 불끈 쥐더니 천장을 친다.
그리고 물이 쏟아져 내린다. 그 다음 장면은 샤워기에서 물이 나오는 장면이다.
정확히 무얼 상징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나름대로 유추해보면 한국의 의료 문제가 낡은 집에 새는 비처럼 흘러내리고 있고, 그것을 손으로 막아보려고 하지만, 결국 참다못해 부숴버린다? 샤워기에서 나오는 깨끗한 물이 의미하는 것은 ‘낡은 집을 부수고 새롭게 되었다’는 뜻인가?
정확히 무엇을 표현하려고 이런 장면을 연출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미국 다큐 ‘불편한 진실’ 시리즈가 그 말미에 대중을 선동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처럼, 이 다큐멘터리는 ‘의료 민영화’ 문제에 대해 잘 모르는 대중을 약간 선동하려는 듯한 형식을 가지고 있다.
전반적인 느낌은, 가슴에 깊이 와 닿는 호소력은 좀 약한 편인데, ‘의료민영화’를 추진하려는 정책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개괄적으로 설명을 해주는 것 같아서 나름 괜찮았다.
아무래도, 현직 의사가 감독을 해서 만든 영화이다 보니, 연출에서는 아마추어 느낌이 많이 들고, 주장하는 것을 관객에게 호소력 있게 전달하는 기술이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현직의사가 실제 의료 현장에서 일하며 직접 느낀 문제점들이 무엇인지를 현장에서 일한 사람들을 직접 인터뷰하며 리얼하게 보여주는 점에서는 진실성이 많이 느껴졌다.
봐두면 좋을만한 다큐멘터리 영화.

개인적으로 ‘의료 민영화’는 절대 반대하는 입장이다.
아무래도 지식이 부족해서 무엇이 문제라고 상세히 기술하기는 어렵지만, 얼추 생각해봐도 ‘의료 민영화’가 이뤄지면 지금보다 살기가 더 힘들어질 것은 뻔하다.
미국 다큐인 ‘식코’를 통해 ‘의료 민영화’의 심각성을 이미 알고 있다.
미국에 비하면 ‘건강보험’의 혜택이 비교적 폭넓게 이뤄져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지만, 아직 ‘의료 민영화’가 이뤄지지 않은 현재에도 일부 질병의 경우에는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해서 엄청난 의료비 지출로 인해 경제적으로 큰 위협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미국에서는 ‘의료 민영화’가 만연하여 보험료가 상승하였고, 높은 보험료를 감당하지 못한 서민층들은 보험 가입을 하지 못하고 사는 경우가 많다.
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사람들의 경우에, 사랑니 두 개 뽑는데 60만원, 어지간한 수술을 받게 되면 2~3천만 원 정도의 의료비는 기본이고, 좀 더 어려운 수술이면 수술비가 1억 원을 훌쩍 넘기도 한다.
말 그대로, 가족 중 누구 하나 중병에 걸리면 그 가정은 경제적으로 파탄이 나서 빈민이 된다.
그렇기에, 영화 속에서 영국 대처 수상의 말을 인용하고 있는데, “모든 것에 시장경제 체제를 도입한다 해도, 국방과 의료만큼은 정부의 책임이다.” 라는 말처럼, ‘국방’을 민간 기업에 맡겨서도 안 되고, 의료 역시 민간에 맡겨서도 안 된다고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아는 대로 간략하게 정리해보겠다.
‘의료 민영화’의 문제점은 어떤 것일까.
말 그대로, 의료 서비스를 민간 기업이 하도록 한다는 얘기다.
민간 기업은 ‘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모든 의사 결정은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어떻게든 수익을 창출하려 하기 때문에, 결국은 돈이 안 되는 ‘사회 봉사’나 ‘기부’는 하지 않고, 오로지 수익이 나는 수익사업을 찾아 투자를 하게 되고, 병원을 찾는 손님은 그들에게 그저 ‘소비자’로 인식이 될 뿐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공공의 이익’ 이나 ‘봉사’를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환자를 물건처럼 여겨서 오로지 돈을 벌게 해주는 대상으로만 생각할 것이고, 소비자들에게서 돈을 더 많이 뽑아내기 위해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는 의료 서비스를 만들려고만 할 것이다.
이 때문에 의료비는 점점 더 상승하게 되고, 돈 없는 사람들은 결국 병원이 제시하는 높은 비용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만든다.
이미 ‘의료 민영화’를 추진한 미국에서 그런 근본적인 문제점이 드러났는데, 뻔히 알면서도 미국의 실패한 ‘의료 민영화’를 그대로 따라하려 하고, ‘의료 민영화’가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정부의 의료 지출을 줄인다고 거짓 선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과자를 만드는 제조사가 새로운 과자를 만들고는, 좋은 원재료를 사용했기 때문에 혹은 원재료 가격이 상승했다는 이유로 은근슬쩍 과가 가격을 올리는 것처럼, 민영화 된 병원은 새로운 의료 장비를 도입했거나 혹은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수술을 한다면 엄청난 의료비를 책정할 것이 뻔하다.
그들이 말하는 ‘질 높은 서비스’의 가격은 점점 상승할 것이고, 아무리 좋은 약과 수준 높은 수술방식이 있어도 돈이 적은 서민들은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된다.

이미 수많은 SF 영화에서 이런 ‘의료 민영화’로 인한 ‘의료 불평등’을 경고해왔는데, 돈이 많은 부자들은 수준 높은 의료 기술의 혜택을 마음껏 누리며 생명 연장까지 하게 되지만, 돈이 없는 서민들은 그런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간혹 돈 많은 부자들을 위해 장기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끔찍한 미래 사회를 묘사하기도 했다.

‘의료민영화’는 절대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대기업들이 거대 병원을 짓고, 갖가지 생명보험 회사들이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해마다 몸집을 불리고 있다.
‘복지 포퓰리즘’이라며, 국민들의 건강을 책임질 의료비용은 삭감하려 하고, 대신 대기업들이 돈을 벌수 있도록 의료 시장의 문을 활짝 열어주려 하는 것이다.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거나, 아니면 탐욕에 눈이 멀었다고 밖에는 볼 수 없다.
국민들이 반대하니 ‘의료민영화’를 안하겠다고는 했지만, 호시탐탐 ‘의료민영화’를 추진하려고 눈치를 살피고 있다.
어쩌면,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이름만 살짝 바꿔서 또 날치기 통과라도 하려나 모르겠다.

만약, 어느 날 당신이 암 선고를 받는다면?
나라면, 그냥 짐 싸들고 산으로 들어갈 것이다.
몇 천만 원 또는 몇 억이나 드는 수술비, 그리고 재활에 필요한 비용, 수술 이후 오랫동안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면서 필요하게 되는 생계비 등을 감당할 능력이 안 되기 때문이다.
차라리, 그냥 다 포기하고 혼자 죽는 것이 가족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단지, ‘의료민영화’ 문제뿐만이 아니라, 현재 정부의 정책 자체가 의료서비스를 ‘산업’으로 규정하고 있고, 의료서비스로 비즈니스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오류다.
물론, 산업적인 측면이 있고, 세계 굴지의 제약회사나 장비 업체들이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있는 것에 발맞추어 대항해야 한다는 주장도 맞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국민의 건강과 안녕을 책임져야 할 국가가, 국민의 건강 따위는 내팽개치고, 무한경쟁시대라 외치며 돈 벌이 만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는 것은 상당히 시대착오적인 발상일 뿐이다.
정부 예산을 사용함에 있어 매번 돈이 없다는 소리를 하며 정작 필요한 지출은 예산을 깎는 이상한 행태가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돈이 없다고 징징거리고 핑계를 댈 것이 아니라, 쓸데없는 지출을 줄여서 예산을 절감하고, 국방과 의료서비스 및 교육 등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들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그 ‘가장 기본적인’ 항목에서 ‘의료’를 제외시키고는, 국민들을 이른바 ‘하얀 정글’로 내몬다면, 이 나라의 미래는 암울할 뿐이다.
(*하얀 정글: 병원 건물이 흰색이고, 의사나 간호사들의 근무 복장이 보통 하얀색인 것, 그리고 돈이 없는 사람은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해 죽을 수밖에 없는 ‘약육강식’의 밀림에 내던져진 ‘정글’과 같다는 의미에서 ‘하얀 정글’이라 표현한 것이라 볼 수 있겠다.)


자세한 이야기들은 영화를 직접 보시거나 아래의 링크들을 참조:

영국의 100%무료시술의 국가의료보험
의료보험 민영화를 다룬 영화 하얀정글
그외 검색사이트에서 '하얀정글' 검색.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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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는 차이가 없다. 한국의 의료 실태에 관한 다큐는 아래의 리뷰를 참조. 하얀 정글 (White Jungle, 2011)(의료문제,의료민영화)http://fendee.egloos.com/10847308 유럽 쪽의 의료 선진국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미국 같은 의료 민영화 국가 보다는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는 한국.주인공 맥스(맷 데이먼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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