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미국 공영방송 PBS 다큐멘터리, 김치 크로니클(Kimchi Chronicles, 2011, 13부작) Documentary

2010년 중반에 제작되어, 2011년에 미국 공영방송인 PBS 를 통해 미국 전역에 방송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케이블 채널인 올리브TV 에서 방송을 하고 있다.

회당 25분씩 13편.
총 325분. 대략 5시간 25분.
매 편마다 초반 50초 정도는 ‘장 조지’와 ‘마르자’가 어떻게 성장했고, ‘마르자’가 3살에 미국에 입양되었으며, 19세에 친모를 만났고, ‘마르자’ 와 ‘장 조지’ 두 사람이 결혼을 해서 ‘마르자’의 모국인 한국에 와서 한국의 맛과 전통의 연대기(김치연대기)를 써 보기로 했다는 내용을 반복적으로 삽입해 놓았다.

‘마르자(Marja)’ 는 미군인 아버지와 한국 어머니에게서 태어났고, 3살에 미국으로 입양되어 버지니아에서 자랐고, 19세에 한국인 친모와 재회했고, ‘장 조지’는 프랑스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와 세계적인 ‘셰프(chef)’가 되었고, 둘이 결혼을 한 이후, 한국의 맛과 전통에 대한 다큐를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각 회별로 제법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출연하고 있는데, 그 중 유명 배우인 ‘휴 잭맨’과 ‘헤더 그레이엄’이 출연해서 이목을 끌었다.
‘휴 잭맨’은 1회, 6회, 12회에 부인과 함께 ‘마르자’의 부엌(?)에서 함께 촬영을 했고, ‘헤더 그레이엄’은 2회(‘존박’ 출연), 6회, 7회, 11회에 출연하여 제주도와 한국 내륙 지방에서 함께 음식을 먹는 장면을 찍었다.
‘휴 잭맨’과 ‘헤더 그레이엄’이 출연해서 이목을 끌긴 했지만, 막상 그들의 역할이 별로 없고 같이 음식을 먹는 장면 정도 밖에는 없어서 ‘카메오’ 같은 느낌이 강하다.
2회에 ‘존박’이 같이 식사하는 장면 역시 ‘카메오’ 방식이다.

간단하게 평을 해보려 한다.
일단, ‘다큐’ 라고 하기에는 좀 무게감이 없고 어수선하고 짜임새가 떨어진다.
‘다큐’라기 보다는 여러 가지 장르가 결합된 식도락 여행기 정도로 보는 게 더 맞다.
사실, 이 프로그램이 그렇게 된 이유를 몇 가지 들 수 있을 것 같다.
애초에 의도해서 그렇게 제작된 것 일수도 있고, 의도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결과물이 나온 것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분위기가 너무 무겁지 않도록 가볍게 만들어 보려는 의도에 의해 이렇게 만들어 졌다고 생각해보자.
주요 출연진은 세계적인 셰프인 ‘장 조지(Jean-Georges Vongerichten)’와 그의 아내 ‘마르자(Marja)’다.
얼핏 셰프인 ‘장 조지’가 주인공일 것 같지만, 엄격히 따지자면 그의 아내인 ‘마르자’가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주인공이다.
주인공인 ‘마르자’는 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밑에서 태어난 사생아였고, 3살에 미국으로 입양되어 미국에서 자랐지만, 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19세에 친어머니를 찾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혼혈 2세들이 흔히 겪는)에 대한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미국에서 자랐기 때문에 한국 문화에 대한 지식이 없었을 것 같은데,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한국 문화를 공부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게 된 한국의 문화를 어떻게 미국에 알릴까 고민했을 것이다.

프로그램 전반에 걸쳐 ‘마르자’ 자신의 어머니와 한국인 가족들을 상봉하기도 하고, 자신의 가족사에 대해 ‘헤더 그레이엄’에게 얘기하는 등 약간은 무겁게 갈 수 있는 분위기도 있지만, ‘한국의 문화를 알리자’ 라는 기본 목적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너무 무겁지 않게 진행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한국의 문화가 이렇게 대단하다’ 라던가 ‘나는 혼혈 2세로써 힘들었지만,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라는 부류의 무거운 이야기를 하게 되면, 시청자에게 일회성 관심을 유도하기에는 그럭저럭 무난하지만 오히려 그런 무게감 때문에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래서 ‘한국음식 식도락 여행기’ 같은 방향으로 진행을 해서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로 만들려고 노력한 것이 아닌가 싶다.
기존의 한국홍보 영상물들은 한국의 전통문화라던가 관습 같은 것을 주로 다루기 때문에 외국인에게는 이질감도 있고 진지함 때문에 다소 지루할 수 있는데, 그런 방식을 피해서 ‘식도락 여행’ 이라는 좀 더 가볍고 보편적인 방식을 취한 것이다.
주로, 25분 정도 되는 매 방영분의 앞부분 반 정도는 한국에서 유명 관광지를 찾아 음식을 먹어보거나 제주도의 해변, 어시장 등을 돌아다니며 싱싱한 식재료를 쇼핑하고, 후반부에서는 ‘마르자’의 부엌에서 직접 요리를 만들어 본다.(실제 ‘마르자’의 집 부엌인지는 불분명)
‘마르자’는 되도록이면 한국의 전통 방식 그대로 재현해서 요리를 만들고, ‘장 조지’는 약간 변형을 가해서 퓨전 요리를 선보인다.

기존의 요리 프로그램에서 요리를 만들며 수다를 떠는 방식과도 상당히 비슷하지만, 한국에서 찍은 장면도 넣고 요리를 하는 장면까지 넣으려니 시간이 부족한 때문인지, 직접 요리를 할 때는 요리 과정을 상당히 간략하게 설명한다.
그러다보니, 한국 관광기행 분량도 애매하고, 요리 프로라고 보기에도 애매한 어정쩡한 프로그램이 되어버린 것 같아 아쉽다.
즉, ‘마르자의 가족사’ + ‘한국에서의 식도락 관광’ + ‘요리 재현’ 의 3가지를 주요 요소로 하고 있는데, 이것들이 애매하게 뒤섞여 버린 다소 산만한 결과물.
한국 출신인 ‘마르자’는 모국인 한국의 음식이 처음에는 매워서 힘들었겠지만, 모국의 음식이니 자연스레 사랑하는 감정이 생겼을 것이고, 프랑스 출신인 ‘장 조지’는 다소 입맛에 안 맞을 수도 있는데, 둘이 연신 ‘딜리셔스’ 와 ‘마시써요’ 만을 남발해서, 약간은 형식적인 리액션으로 보이기도 한다.
요리 프로그램으로 보기에는 깊이감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결과물은 이처럼 좀 애매하고 가볍게 되어버렸지만, 한국의 문화를 요리 여행 속에 가볍게 버무려서 부담감 없이 미국 대중에게 어필하기에는 제법 괜찮을 것 같다.
제작 의도가 그런 데에 있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한국을 사랑하는 ‘마르자’의 마음이 잘 느껴졌고, 아내의 모국인 한국의 음식과 문화를 존중하고 흥미로워 하는 ‘장 조지’의 모습도 보기 좋았다.

이 영상물을 보면서 느껴지는 게 몇 가지가 있다.
일단, ‘마르자’가 한국 음식에 대해 애정이 많은 것이 느껴지긴 하지만, 약간 오해하고 있는 것들도 있다.
모든 요리에 고추장을 듬뿍 넣는데, 장 조지는 퓨전 요리를 하면서 덩어리 큰 고춧가루를 항상 뿌리기도 한다.
물론, 대다수 한국 사람들이 뜨거운 국물을 좋아하고 고추장을 풀어서 벌겋고 매콤하게 먹는 것을 좋아하긴 하지만, 모두 그런 음식을 좋아한다고 단정을 지어버리는 점에서는 좀 안타깝다.
국수를 먹을 때는 후루룩 소리를 내서 먹는 게 요리를 만든 사람에게 칭찬이라고 하는 부분은 완전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국수 먹을 때 일부러 후루룩 하는 소리를 크게 내는 것이 음식을 맛있게 먹는 다는 표시를 하는 것은 일본의 풍습이고, 우리나라에서는 원래 음식 먹을 때 후루룩 쩝쩝하는 소리를 내는 것이 예의가 아니라고 배운다.
물론, 국수 먹을 때 소리를 안내고 먹기가 쉽지는 않지만, 내 경우에도 어렸을 때 소리를 안내고 먹고 입도 벌리지 않고 먹으려고 많이 노력했었던 점을 보면, ‘마르자’가 누군가에게 잘못 들었거나 착각을 한 모양이다.
‘마르자’는 한국 전통(?) 방식으로 요리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요리가 벌겋다.
반면, 프랑스에서 태어난 ‘장 조지’는 한국 식재료를 이용해 한국 스타일로 퓨전 요리를 하는데, 사실 식재료만 한국 재료를 쓰지 한국 요리라고 보기 힘든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 ‘장 조지’ 라는 요리사(라고 하면 욕을 먹으려나, 하여튼 셰프)를 잘 모르는데, 식당을 30개 정도나 가지고 있다고 하니(체인점?) 유명하면서도 성공한 셰프 임에는 틀림 이 없을 것 같지만, 그가 사업가가 아닌 요리사로써는 어떨지 잘 모르겠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태워서 먹는 걸 좋아한다면서 물고기 요리를 뒤집을 때 타버려서 껍데기가 벗겨지는 장면도 나오고, 닭고기를 고추장 양념 묻혀서 구울 때도 탄 부분이 제법 많이 보였다.
정말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헤더 그레이엄’ 나올 때 삼겹살도 태워서 먹으려는 장면이 있기는 하다

한국의 요리는 대체로 빨간색을 띄는 경우가 많다.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넣어서 요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 요즘 TV 요리 프로그램만 봐도, ‘맛집’이라고 찾아가면 대부분 매운맛을 강조하는 음식들이 많다.
멋진 외국 요리들에 비해 어찌 보면 상당히 단순한 요리들.
한국의 대중들이 먹는 음식들은 대부분 서민 음식이다.
프랑스 요리처럼 화려하지도 않고, 일본의 ‘스시’처럼 아기자기 하거나 깔끔하지도 않다.
한국 요리는 주로 탕이나 찌개 같은 국물요리가 많고, 무침 요리를 하더라도 고추장을 범벅해서 벌겋다.
‘마르자’가 보여준 대부분의 요리가 그렇게 여러 가지 재료를 뒤섞은 데다 고추장을 넣어서 벌건 요리들이었다.
실제로도 한국에서는 대부분 그런 서민 음식들을 먹기는 한다.
하지만, 한국 요리는 크게 몇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서민들이 많이 먹는(어차피 한국인 대다수가 먹는) 화려하지 않은 대중음식들.
그리고 프랑스 요리나 일본 스시 같은 요리 본 재료의 색깔과 풍미를 살려서 요리하는 궁중 요리.
그 외에도 고기와 향신료를 넣지 않는 사찰 음식 등등.
한국 요리를 소개하려면 이렇게 대분류에서 먼저 카테고리를 나눠서 소개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다.
‘마르자’는 딱히 어떤 분류가 없이 식도락 여행으로 그냥 소개를 하고 있어서 좀 더 대중적인 음식들을 소개하고 있어 친숙하긴 했지만, 한국 음식을 소개함에 있어서 깊이감은 떨어진다.
하긴, 체계적으로 소개하기에는 회당 25분은 너무 짧았다.
그냥 1시간 30분 혹은 2시간 정도의 긴 다큐로 만들었으면 좀 더 깊이 있게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하지만, 위에서 이미 언급한대로 너무 무겁지 않고 가볍게 한국 음식을 소개한다는 목적에 충실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하자.
일단은, 외국인들(특히 미국인들?)에게 한국의 문화와 한국의 음식을 친숙하게 소개할 수 있는 기회도 필요하다.
관심이 많아지면, 그때 가서 다큐나 오락프로그램 등에 편성하여 좀 더 깊이 있고 진지하게 다뤄도 될 문제다.

김치 크로니클 사이트: http://www.kimchichronicles.tv/
올리브 TV의 관련정보: http://series.lifestyler.co.kr/Program/362
한국의 미와 맛을 세계에! 미국 PBS 다큐멘터리 Kimchi Chronicles (김치연대기)

(pandora.tv 사이트에서 김치크로니클 검색)

PS.
‘휴 잭맨’이 한국과의 인연을 짧게 얘기한다.
호주 태생인 ‘휴 잭맨’은 아버지가 은행일로 한국에 파견되어 일한 적이 있는데, 매번 한국이 대단한 나라라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2009년에는 ‘다니엘 헤니’가 제안해서 서울시의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다니엘 헤니’도 서울시 홍보대사)
PS. 2
어렸을 때 먹었다는 짜장면을 추억하며 짜장면을 만들고, 가족과 함께 먹는 장면도 나오는데, 묘한 동질감이 느껴졌다.

이하, 매 회마다 초반 50초 정도 반복해서 나오는, ‘마르자’의 가족사에 대한 이야기와 관련된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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