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을 함께할 사람.
젊은 날의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오랜만에 후배 녀석으로부터의 전화.
무려 1시간 40여분 동안의 수다였다.
7개월여 간 고민하던 일이 아주 잘 풀려서 무척이나 기쁜데, 그런 기쁜 마음을 함께 나눌 사람이 없더라는 것이다.
한편으로 측은하기도 하면서, 묘하게 공감이 가는 나 자신 역시 측은했다.
그 후배는 대학시절에 과 친구(고등학교 동창) 한 명 그리고 나하고 만 친하게 지냈다.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싫으면 그냥 안보는 성격이라서 인간관계가 그리 원만하지 않았는데,
복학한 이후에는 후배들에게 인기 있는 선배가 되기도 했지만, 그냥 그렇게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일 뿐 인연으로 느낄만한 ‘친구’는 없었던 모양이다.
지금도 주변에 아는 친구들과 선후배는 있지만, 허심탄회하게 기쁨을 나눌만한 사람은 없는 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친구’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진짜 친구라면 어떤 댓가를 바라거나 만남 자체가 불편하지 않아야 하는데, 이런 친구를 갖는 일은 쉽지 않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좋은 친구를 사귀는 것이 더 어렵다.
젊은 날에는 항상 ‘뭐 재미난 일이 없나’ 하며 서로 어울려 다니게 되고, 그런 와중에 이런저런 관계를 맺으며 알고 지내는 사람이 주변에 많이 생기지만, 나이가 들면 그런 사람들과 맺었던 관계의 고리들이 하나둘씩 끊어져 나간다.
열심히 일을 하다보면 대부분의 시간을 주로 사무실에서 보내거나 집에서 혼자 쉬게 되고, 결혼이라도 하게 되면 대부분의 시간을 아내와 아이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
사회 속에서 갖게 되는 ‘책임과 의무’로 인해 사람을 만날 기회는 줄어들고 점점 외로워지는 것이다.
나 역시 다를 바 없다.
기쁠만한 일이 거의 없었고, 앞으로도 기쁠만한 일이 잘 생기지도 않겠지만.
만약, 마음을 들뜨게 하는 기쁜 일이 생겼을 때, 그 기쁨을 함께할 사람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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