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최종병기 활 (Arrow, The Ultimate Weapon, 2011) Movie_Review

1623년, 광해군 축출, 인조반정.

인조반정 [仁祖反正]

인조반정에 의해 패륜을 저지르던 광해군이 축출되고 인조가 왕위에 오른다.
상황이 좀 이해가 안가지만, 아무튼, 어느날밤 남이와 자인의 집에 군사들이 들이닥친다.
역적이 된 두 아이의 아버지는 군사들에게 살해 당하고, 아이들은 아버지의 오랜 친구인 김무선(이경영)의 집으로 피신한다.

정황으로 미뤄볼때, 아이들의 아버지는 광해군을 옹호하던 무인들중 한 사람이었던것 같다.
인조반정.
당파싸움이 치열하고 정세가 혼란스러우면 나라가 망한다.
광해군은 선조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올랐지만, 왕위에 오르는데 도움을 준 대북파의 압력을 무시할 수 없었다.
어진 임금이 되려고 노력했지만, 당론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리저리 휘둘렸는데, 대북파의 무고(거짓으로 모함)에 속아 친형제를 죽이고 계모인 인목대비를 유폐하는 등의 패륜을 저지르고 말았다.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워지고 왕을 좌지우지 하는 당파의 권력이 극에 달하니 나라의 기강이 흔들린다.
결국, 서인들이 반정을 모의 하여 광해군을 서인으로 폐한다.
직접 군사를 이끌며 반정에 참여한 능양군은 인목대비의 윤허를 얻어 왕위에 오르고 인조가 된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정치가 혼란스러운 가운데, 역시 당파의 도움을 받아 왕위에 오른 인조가 제대로 된 정치를 했을리가 없다.

병자호란

그런 상황과는 별개로, 당시 북방(만주지역)에 있던 후금(여진족 누르하치가 세운 나라)이 1627년에 조선을 침략(정묘호란) 하였으나, 조선과 후금은 서로 형제지국의 관계를 맺고 일단락 되는듯 했다.
그러나, 1632년에 후금이 만주지역을 석권하고 명나라 북방을 치면서 맹약을 깬다.
두나라 관계를 군신(임금과 신하)관계로 고칠것과 함께 전쟁에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라고 요구하자, 인조는 그것을 거절하고 후금과 전쟁을 치르기로 결정한다.
이후, 후금이 명나라를 멸망시키고 청나라를 세운다.
당시 조선은 주화론자와 척화론자로 나뉘었는데, 척화론자가 많아서 청나라의 요구를 계속 묵살하였고, 결국 청나라 태종은 청·몽골·한인(漢人) 으로 편성된 10만 대군을 이끌고 1936년 12월에 조선을 침략하니, 이것이 병자호란이다.

인조(仁祖)

인조왕의 이야기를 읽어보면, 당시 상황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다.
광해군은 여진족이 세운 후금과 친분을 유지하는 정책을 썻다.
당시 중국 대륙의 정세가 심상치 않아서, 되도록이면 그런 혼란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굳이 후금을 적으로 삼지 않으려 한 것이다.
그러나 광해군을 폐하고 왕위에 인조를 올려놓은 세력들의 생각은 달랐다.
일단, 당시 조선은 명나라의 영향을 크게 받은 나라다.
여진족과 같은 북방 변두리의 부족들은 명나라 처럼 존경하고 숭배할 나라가 아니었기도 했지만, 그런 여진족이 결국 명나라를 멸망시키고 청나라를 세웠으니, 정통성을 인정해주기 싫었다.
게다가, 광해군이 했던 일은 무조건 반대하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에, 당시 정치계에서는 청나라를 인정하기 싫어하는 사람이 많았다.
청나라가 계속 군신관계를 요구하고, 조선에서는 그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니, 결국 청나라는 조선을 침략한다.

고구려 처럼 막강한 군사력을 갖춘 나라라면 모를까, 우리나라 조선시대에는 실상 그리 막강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듯 하다.
이순신 장군이 일본의 침략을 예견하고 10만 양병설을 주장했다는 얘기처럼, 조선의 군대는 그 수에 있어서 상당히 힘이 부족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인조는 왕위에 오른뒤 왕권을 확립하고 군사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지만, 과연 수많은 인구를 가진 청나라에 대항할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었을까.
그런 상황에서, 중국 대륙을 지배하고 나라를 세운 청나라의 심기를 건드렸으니, 당연히 침략을 당하지 않겠나.

결국, 전쟁이 일어난지 6일만에 청나라의 군사들은 서울 근교까지 진출, 인조가 강화도로 피신하려 하자 청군은 길을 차단한다.
남한산성에서 청군에 맞섰으나 결국 남한산성 공략과 동시에 강화도를 공격한 청군의 승리.
남한산성에 45일간을 버텼지만, 강화도가 점령되자 결국 인조는 항복을 한다.
삼전도로 건너간 인조는 세자와 500명의 신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청태종이 있는 방향으로 삼배구고두(세번 절하고 아홉번 조아리는, 여진족이 천자를 만날대 행하는 의식)를 한다.
즉, 신하가 황제를 만난다는 의식으로 군신관계를 인정하는 의식인 것이다.

병자호란때 청나라 군사들은 수많은 양민을 납치해 갔다.
아마도, 애시당초 의도는 그들을 인질로 붙잡아 가서, 풀어주는 댓가로 돈을 받으려 한것 같다.
일반 서민 보다는 종실·양반의 부녀자를 많이 잡아 갔다고 한다.
이때 잡혀간 사람이 수만(어떤 기록에는 50만이라고 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50만이라고 설정하고 있다)에 이르는데, 여자를 잡아갔으니 그냥 곱게 놔줄리는 없었다.
영화에서도 잠깐 나오듯이, 성 노리개 감으로 전락했고, 그런 부녀자들이 다시 조선으로 돌아오는 것이 정절을 중요시한 고지식한 조선사람들에게는 쉽게 용납이 되지 않았는가 보다.
수많은 사람들이 청나라로 끌려가던중 죽었고, 돌아온 부녀자들은 이혼을 당해야 했다.
영화상에서는 부녀자만을 언급하지 않고, 끌려갔던 모든 사람을 남녀 구분하지 않고 있는데, 압록강(경계선)을 건너 되돌아 오면 역적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 부분을 보다보니 문득 드는 생각은, 그렇게 청나라로 건너간 수만 혹은 수십만의 부녀자들이 있었을테고,
그들이 청나라로 건너가 노예가 되었거나 혹은 어떻게든 살았을 테다.
그리고, 그곳에서 애를 낳고 살았을테니, 중국인들과 피가 참 많이 섞였겠다 싶다.


역사 이야기는 이쯤에서 그만하고, 다시 영화 이야기로 돌아가자.

스토리(스포일러)--------------------------
사실, 이 영화의 스토리는 굉장히 단순하다.
무인(군인)의 자녀였던 남이(박해일)와 자인(문채원)은 아버지가 역적으로 몰려 죽게 되자, 아버지 최평량(윤동환)의 오랜 친구인 김무선(이경영)의 집으로 피신하여 13년의 세월이 흐른다.
김무선은 아이들이 어렸을때, 자신의 아들인 서군(김무열)과 자인을 혼인시키기로 약조를 했다.
역적의 딸과 결혼시키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지만, 신의가 강한 김무선은 약속을 지키기로 한다.
자인과 서군이 결혼식을 하던날, 마을로 쳐들어온 청나라 군사들.
마침 남이는 산속에 사냥을 갔다가 청군이 쳐들어 오는 것을 보게 된다.
-왜, 남이는 결혼식 중에 사냥을 나갔을까. 말그대로 남이는 자인의 혼주인데, 결혼식이 끝날때까지는 자리를 지켜야 하지 않았나. 이 부분이 좀 이상하다-
아무튼, 마을에 쳐들어온 청군이 사람들을 붙잡아 가고 마을은 쑥대밭이 된다.
마을로 뛰어오던 남이는 중간에 청군을 만나 쥬신타(류승룡)와 그의 부하들인 정예부대 니루의 추격을 어렵사리 따돌리고 마을에 도착하지만, 김무선을 비롯해 가족들은 몰살되고 서군과 자인은 끌려갔다.

무인 집안의 아들로 태어난 남이는 신기할 정도의 활솜씨를 지녔다.
남이는 자인을 구하기 위해 청나라 왕자를 추격하기 시작한다.
신묘한 활솜씨로 청나라 군사들을 제거하며 압록강 근방에 도착했을때, 때마침 달아나는 사람들을 지키겠다며 싸우는 서군을 만나 구하게 되고, 한집에 살았던 갑용(이한위)과 강두(김구택)과 함께 자인을 구하기 위해 길을 떠난다.

청의 왕자 도르곤(박기후)은 자인에게 수청을 들라고 하는데, 완강히 거부하던 자인이 몇일이 지난후 음식을 먹은후 도르곤에게 칼을 들이대며 다툼을 벌이는 와중에 도착한 남이 일행은 도르곤을 인질로 잡고, 자인과 서군을 먼저 떠나 보낸후 남이는 도르곤의 몸에 불을 지른다.
왕자를 호위하지 못하고 남이에게 계속 그의 부하들이 죽어나간 쥬신타는 남이 일행을 뒤쫒는데, 그 와중에 갑용과 강두는 희생되고 쥬신타의 부하들도 상당수 목숨을 잃는다.

먼저 도착장소에 가있던 자인과 서군은 청군의 습격을 받아 다시 도주하고, 쥬신타 까지 처치했다고 생각한 남이는 그들을 찾아 가는데..
금속장신구 덕분에 목숨을 건진 쥬신타는 자인을 만나기 위해 정신없이 달려가는 남이에게 활을 겨눈다.
그 모습을 본 자인이 남이의 말을 쏴 남이는 목숨을 건지지만, 자인에게 달려간 쥬신타와 남이 사이에 놓이게 되는 자인.
둘의 활이 활시위를 떠나고 남이의 가슴에 활이 꽂힌다.
자인을 인질로 삼은 쥬신타, 남이는 활을 뽑으면 죽게 되지만 활을 뽑아 신묘한 활솜씨로 쥬신타를 죽이고, 결국 죽음을 맞은 남이를 실은 자인과 서군의 배는 압록강 강변의 관문을 향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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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이야기를 디테일하게 적어서 내용이 길지만, 실제로 그 이야기는 상당히 단순한 편이다.
사실, 그것이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다.
중간중간 인조시대에 일어난 이런 황망한 사건을 자막으로 기술하는 컷이 몇컷 있는데,
역사적 사건을 기술한 그 자막은, 당시 병자호란으로 50만명의 사람이 붙잡혀 가서 죽거나 청나라고 끌려갔고,
병자호란 이후, 인조는 그들이 돌아오게 하기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기술한다.
심지어, 그들이 돌아오면 역적이라고 했다고 하니, 그 얼마나 황망한가.
자신의 정권을 유지하고(이후, 잡혀갔던 세자가 돌아왔을때 조차 냉담했던), 목숨을 연명하는데만 관심 있었던 한 나라의 와의 야속한 단면을 보여준다.
백성이 어찌되었건 간에 자신의 안위만을 신경쓴것처럼 보여진다.
그런 상황은 현재의 정치판과도 흡사 닮아 있다.
역사적으로도 권력다툼에 정국이 소란스럽고, 정치판이 시끄러우면 외세의 침략에 나라가 휘청거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권력자들은 똑같은 역사를 반복하고 있다.
그런 현재의 모습이 투영된것 같아 착잡했다.

최근 '공주의 남자' 로 문채원의 인기가 급상승 했는데, 이 영화에 등장한 문채원의 모습은 흡사 94년도 춘향전으로 데뷔(?)한 김희선을 떠올리게 했다.
사실, 대놓고 비교하면 닮지 않았다고 할런지도 모르지만, 전체적인 인상이 상당히 비슷하다랄까.
웹에서도 찾아보면 김희선을 닮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상당히 많다.
목소리 톤도 비슷한것 같고 새침한 느낌도 비슷한것 같다.

박해일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예전에도 한번 언급한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박해일에게 관심이 많다.
박해일 데뷔 즈음의 호리호리했던 모습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데, 친구와 무척 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박해일은 상당히 몸이 좋아졌다.
예전에는 가냘픈 느낌이 좀 들었지만, 이젠 제법 아저씨 느낌이 나는데, 그래서 좀더 무게감이 있어 보기가 좋다.

류승룡의 연기가 참 좋았다.
이하 정예부대 니루로 연기한 배우들은 실제로 변발까지 하고 제법 카리스마 넘치는 진지한 연기를 펼치고 있는데, 어색하지 않고 멋지게 보였다. 일본인 배우도 있었는데 눈치채지는 못했다.
이한위와 김구택 및 향숙이 박노식의 연기도 좋았다.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도 멋졌다.
활이 날아가는 장면이 제법 많이 나오는데, CG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활이 날아가는 장면을 고속으로 촬영한 것이라고 한다.

제작비가 90억이 들었다는데, 사실 그정도나 들었나 싶게 살짝 놀라긴 했지만, 출연한 배우들도 많고 장면 전환도 많은 데다가 전투장면이 많아서 그정도 들었을수도 있겠다 싶다.

우리나라 최초로 활을 소재로 한 액션영화라고 하는데, 글쎄.. 세계적으로도 '활' 을 소재로한 영화가 거의 없지 않나 싶다.
활이 등장하는 영화는 제법 많지만, 활이 상당히 중요한 소재인 영화는 이 영화가 처음인것 같은데..
소재도 독특했고, 연출도 좋았고,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다.

다만, 의외로 그리 오래 기억에 남지 않을 오락용 영화 같은 기분이랄까.
인조시대의 역사적 배경을 간간히 기술하며, 좀더 의미를 부여하려는 노력이 보이기는 했지만, 한 남자가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적진에 뛰어들어 여동생을 구해내고 죽는다는 단순한 스토리만이 간략하게 와 닿는다.

개괄적인 느낌만을 보면, 1995년 멜깁슨의 영화 '브레이브 하트' 가 떠오르기도 하는데, 그만큼 인상적인 느낌은 있다.
하지만, 어떤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너무 오락성으로 치우친 느낌이 강하다.

아무튼, 평점을 내려보자면, 작품성 점수에서는 3~3.5 정도 밖에 주기 힘들지만, 영화적 완성도는 4~4.5 정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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