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현지시간 5일 밤 5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췌장암)
병환이 깊어졌기 때문인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은 알고 있었는데, 갑작스레 그의 부고가 들려왔다.
8월 24일 CEO에서 물러나고 대략 한달 반만에 이같은 소식이 들려온것.
잡스 -스스로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세요
그는 누가 뭐라해도, 최근 인류 IT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사람이다.
개인용 PC 를 처음 만든 사람이고, 애플에서 쫒겨났다가 돌아온 이후 IT 계에 혁명의 바람을 일으킨 주역이다.
사람들은 그가 새 제품을 내놓을때마다 환호했고, 덕분에 애플은 미국 시총 1위 기업이 되었다.(현재는 다시 밀려났음)
잡스 스스로도 그렇듯이, 그가 하는 일, 일궈낸 일들을 '돈' 의 관점으로 해석할 일은 아니다.
그는 '돈' 을 벌기위해 제품을 만들었기 보다는, 그가 상상하는 꿈을 현실화 하기 위해 유행을 선도해 나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금만능주의에 빠진 현 사회에서는, 그의 모든 행적조차 경제적 가치로 따질수 밖에 없다.
금융위기에 빠졌던 월가에 미국의 혈세가 쏟아 부어졌고, 위기가 지나가자 월가의 CEO 와 직원들은 엄청난 배당금과 성과급을 받아 챙겼다.
그런 모럴헤저드에 질려 버린 시민들이 데모를 하기 시작했고, 그 파장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잡스가 14년간 매년 1달러씩 연봉을 받고 일한것과 아주 상반되는 일이다.
(물론, 그외 병원비 라던가 하는 경비등은 지원 받았다고 함)
또한, 애플 주식을 팔지도 않았고, 스톡옵션을 챙기지도 않았다.
물론, 그에게는 디즈니 주식 1억 3800만주에서 매년 약 4800만 달러를 배당받았기에 캐시카우(수익 창출원)가 든든해서 그랬겠지만, 다른 대부분의 CEO 나 대기업 이사들(혹은 경영진)이 매년 막대한 이익을 챙기다 못해 부정행위까지 저지르는 모습과 비교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연봉 1달러 받고 열정 쏟은 애플, 잡스 최대 유산
그는 '돈' 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가 꿈꾸는 것을 하기위해 열정적으로 살아왔음을 누구도 부인하지는 못할 것이다.
사람들은 그의 그런 점에 매료되었고, 그에게 열광한 것이다.
물론, 그도 애물단지 취급받던 시절이 있었다.
독불장군식 카리스마가 문제 되었고, 애플에서 쫒겨나기까지 했다.
그리고, 마지막 구원투수로 되돌아와서 대히트를 친 것이다.
잡스의 사망 소식에 사이버공간 이곳저곳에서는 애도물결이 일고 있다.
스티브 잡스 타계...사어버 공간 애도물결
개인적으로는, 사실 '스티브 잡스' 가 누군지 몰랐다.
적어도 최근 몇년전 까지는.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이 그랬을것 같다.
그가 애플 컴퓨터를 만든 사람이었다는 것이나, 애플의 창업자라던가 하는 사실은 몰랐다. 미국인들은 잘 알겠지만.
그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애플 CEO 로 복귀하고, 아이튠즈 같은걸 만들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그리고, 아이폰이 대박 히트를 치면서, 모두들 그에게 주목하기 시작했고, 금융시장도 출렁거리기 시작했다.
전세계 사람들이 그의 신제품에 주목을 하고 있으니, 돈과 관련된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주목하게 된 것이다.
그가 아프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주가가 떨어지고, 그가 멀쩡하다더라고 하면 주가가 다시 뛴다.
지난 이틀간 폭락했던 국내 증시는, 어젯밤 잡스의 사망소식이 들려온 이후 오늘 큰 폭으로 상승.
폭락장에서 사들였던 개인은 팔고, 외국인도 소폭 매도세인 가운데, 국내 기관들이 대거 IT 업종을 사들이면서 오른 것이다.
그렇다.
벌써 IT 지각변동에 대한 셈법으로 머리아플 증권맨들에게는, 잡스의 사망이 국내 IT 시장이 애플에게 반격하는 기회가 될것이라 여기고 있는 것이다.
비정 증시, 잡스 사망에 코스피 3%↑· IT 4%↑
잡스 후엔… 삼성부품株 '들썩'...코스닥 3.5%↑
스티브 잡스가 대단한 사람이었다는 것은 인정한다.
굳이 내가 부인하더라도 대다수가 인정할테니, 부인할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는 개인용 PC 라는 것이 없던 세상에 컴퓨터를 만들어서 내놓았고, 또 회사를 설립해서 그걸 팔러 다녔던 사람이다.
즉, 현대사회에서 널리 쓰이는 컴퓨터의 조상쯤으로 여겨질만한 인물이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애플 컴퓨터는 참 쌩뚱 맞은 기계였다.
당시, IBM 같은 회사에서 만든 컴퓨터와 달랐고, 호환도 안 되었다.
호환도 안되면서 엄청 비쌋고, 결국 로직(미디 작업용 소프트웨어)을 돌리거나 책을 만드는 소프트웨어를 돌리거나, 디자인을 하는 용도로 대부분 쓰였다.
즉, 일부 전문가들이 쓰는 컴퓨터로 특화(?) 되었고, 빌게이츠의 윈도우 시리즈를 탑재한 일반적인 컴퓨터들이 컴퓨터 산업을 혁명으로 이끌었다.
아마도, 그 맘때쯤이 스티브 잡스가 무능하다며 애플에서 쫒겨나게된 시기가 아닌가 싶다.
(무능하다고 쫒겨난건지, 독불장군이라고 쫒겨난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그리고, 애플의 존폐가 걱정스러울 무렵에 최후의 카드로 다시 그가 CEO 로 복귀했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아이템들로 애플은 미국 최고의 기업이 되어가고 있었다.
아이튠즈, 아이폰, 아이패드..
다른 사람들은 쉽게 할 수 없는 새로운 시도다.
그것은 그가 PC 초창기때부터 기초적이고 폭넓은 지식을 가지고 있고, 산업에 대해 깊히 이해를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으리라 본다.
그 스스로가 엔지니어이기도 하고, IT 산업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일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그가 IT 산업에 대해 잘 이해했다기 보다는 IT 산업에 새로운 가치관을 부여하고, 자신의 생각을 밀어부쳤다고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애플이 만든 제품들은 비싸다.
애플 컴퓨터가 일반 PC 에 비해 비쌋고, 아이튠즈나 아이폰도 비쌋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소위 애플빠나 매니아들에게는 비싼돈 주고라도 누려보고 싶은 것이겠지만, 세상에 없던 새로운 물건을 만든것이니 만큼, 제작비용도 비쌋을테고, 더불어 비싸게 팔았다.
그런점에서, IT 산업의 생리를 이해했다기 보다는 '비싸더라도 산다' 는 가치관을 확실히 보여준 사례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스티브 잡스 보다는 구글의 회장인 에릭 슈미트의 방식을 더 좋아한다.
잡스는 지적재산권과 저작권을 굉장히 따진 사람이다.
아이튠즈는 음원의 저작권과 관련된 프로젝트라 볼 수 있고, 아이폰의 특허 문제로 세상이 시끄러운건 왠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일이다.
열심히 고생해서 개발하고 만들었으니 특허를 외치는게 당연한 일이고, 또 비싸게 팔아먹는것도 이해한다.
하지만, 어디 세상이 그런가.
전세계 빈부 격차는 더욱 심화되고, 그에따라 정보접근성에도 빈부격차가 생기는것이 요즘 세상이다.
당연한걸(?) 주장하는건 뭐랄 수 없지만, 그의 방식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자.. 그런 복잡한 생각들은 뒤로하고.
현대사회에서 크게 한 획을 그었던 대단한 인물이 세상을 달리했다.
분명, 그는 존경받을 만한 인물이고, 역사에 기록될 인물이다.
이제 앞으로의 변화가 문제다.
한국증시에서는 잡스의 사망이 국내 IT 업계의 반사이익으로 평가된것 같다.
IT 계의 혁신을 주도했고, 애플의 주가를 치솟게 만들었던 그가 떠난 지금.
과연, 애플에서 그의 바톤을 이어받고 혁명을 이끌어갈만한 인재가 나올 것인가?
그렇지 않을것이라 본다.
잡스는 애플의 창업자였기에, 그의 독불장군 같은 힘이 용인되었겠지만, 이후 그와같은 강단을 가진 인물이 나오기 힘들고, 결국 애플의 추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부자는 망해도 삼대가 먹고 산다.
당장은 큰 지각변동이 일어나지는 않을것이다.
애플이 가진 인지도나 특허등으로 당분간 명맥을 유지하겠지만, 새롭게 IT 를 주도할만한 인물이 나오지 않는 이상, 그렇고 그런 평범한 기업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
오히려, 애플과 맞싸움을 하며 인지도가 높아진 삼성이 더 주목받기 좋은 환경이 되었다.
분야는 다르지만, 상대라고 한다면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걸 볼 수 있겠는데, 페이스북은 문어발식 확장을 하고는 있지만, 확장과 발전에 한계가 있는 아이템이고, 구글이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가장 강력한 리더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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