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아직도 헷갈려서 잘 구분을 못하는데, 검색을 해보니 좀 구분이 될것 같다.
비슷하게 사용되는 '퓨전'은 마일스 데이비스가 1970년 발표한 "Bitches Brew"를 록과 재즈가 결합된 퓨전 재즈의 시초로 본다. 그 후 퓨전은 좀더 의미가 확산되면서 이제는 이질적 장르나 문화적 요소가 결합되어 새로운 감각과 분위기를 형성하는 거의 모든 것들을 가리키고 있다. 크로스오버가 장르간의 다리 걸치기 성격이 강하다면, 퓨전은 이질적 장르가 비빔밥이나 짬뽕처럼 뒤섞였을 때를 가리키고 있다.
예전에는 장르간의 벽이 완강하고 두꺼웠다. 마치 국경선을 넘는 것처럼 한 장르에서 다른 장르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삼엄한 감시의 시선을 통과해야만 했다. 그러나 확실히 지금은 예전과는 다르게 경쾌한 행보로 경계를 넘는다. 여전히 경계는 존재하지만 그것이 다른 영역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가져다주는 심리적 무게는 그렇게 크지 않다.
사이버 공간에서 장르 사이를 넘나드는 것은 예전처럼 고달프고 힘든 작업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마우스를 가볍게 클릭하면 우리는 순식간에 다른 장르로 이동하게 된다. 이 가뿐한 경험의 가속도는 장르의 단단한 심리적 벽까지 무너뜨린다. 더 이상 공간적·시간적 거리감이 큰 장벽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은 문화 영역에서 거대한 크로스오버를 가능케 하는 중요한 심리적 요인이다.
대중문화 속에서 크로스오버의 모험을 감행한 선구자들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한 분야에서 인기를 얻은 뒤 상업적 목적으로 그 인기를 다른 분야로 전이시킨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가령 엘비스 프레슬리도 최근에 리메이크된 "비바 라스베이거스" 등의 영화에 출연했고, "마이클 잭슨의 고스트"의 마이클 잭슨, "퍼플 레인"의 프린스 등도 가수로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영화에 진출했다. "매드 맥스 3"의 티나 터너, 영원한 슈퍼스타 마돈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등은 연기와 노래 양쪽에서 모두 인정을 받았다.
그렇다면...
정치나 음식에서는 퓨전과 크로스오버가 어떻게 비쳐지는 것일까?
스파게티는 14세기 초 마르코폴로가 중국에서 이탈리아로 가져간 국수와신대륙 발견 후 남미에서 건너온 토마토를 이탈리아 조리법으로 결합한 음식이다.
그래서 스파게티는 요즘 유행하는 퓨전푸드의 원조로 꼽힌다.
요즘 문화 영역에서는 퓨전 또는 크로스오버로 표현되는 이질적인 것의혼합, 또는 경계 넘나들기 바람이 불고 있다.
음악에서 크로스오버는 재즈와 록의 결합을 의미했으나 클래식과 대중음악 혹은 국악과 서양악기의 만남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요즘 식당가의 주방에서는 동ㆍ서양의 음식 경계를 허무는 작업이 끊임없이 시도되고 있기도 하다.
세계의 자동차 시장에서는 승용차와 미니밴ㆍRV(레저용 차량) 등의 장점들을 결합한 COV(crossover vehicle) 열풍이 불고 있다.
현대 자동차가 최근 출시한 라비타도 COV의 일종이다.
퓨전과 크로스오버는 현대 문화 전반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코드가 되고 있다.
퓨전과 크로스오버를 구별하지 않고 사용하기도 하지만 둘의 개념은 다르다.
즉 퓨전은 이질적 요소가 하나로 융합, 새로운 정체성을 획득하는것이고 크로스오버는 다른 장르가 각자의 정체성을 유지한 채 결합하는 것을 의미한다.
스파게티는 퓨전이지만 스테이크를 된장국이나 김치 등과 곁들여 차린다면 크로스오버인 셈이다.
이질적 집단의 정체성이 어지럽게 교차하고 있는 요즘의 우리 정치를 퓨전과 크로스오버 개념으로 분석해보면 어떨까.지난 97년 대선에서 개혁과 진보의 정체성을 DJ와 보수 이미지의 JP가 손을 잡아 정권을 창출한 것은 크로스오버라고 할 만하다.
민주당과 자민련이 합당을 통해 새로운 정체성을 창출하지는 못했다는 점에서 퓨전 단계로는 나아가지 못했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와 이념을 토대로 한 정체성들을 하나로 융합시키는것은 정치ㆍ사회적으로 비용과 노력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꼭 바람직한것만도 아니다.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집단을 창조적으로 크로스오버해 정치 생산성을 높이는 정치력이야말로 요즘 우리사회에 필요한 리더십이 아닐까.
현재 그 같은 크로스오버 정치 리더십을 시험 받고 있는 사람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다.한나라당 안에는 맨 오른쪽에서 맨 왼쪽에 이르까지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인사들이 반 DJ라는 네가티브 정서의 울타리 안에 동거하고 있다.
이 총재는 최근 개혁적 보수라는 기치로 이 이질적 정체성들을 엮으려 하고 하고 있으나 오른쪽에 서 있는 김용갑 의원이 '개혁적' 이라는 수식어를 치받고 나서는 등 상황이 여의치 않다.
민주당의 김근태 최고위원도 크로스오버 정치를 실험 중이다.
매우 진보적인 성향의 그는 최근 매우 보수적인 성향의 JP와 허주(김윤환 민국당 대표)를 잇따라 만나고 있다.그러나 같은 재야 출신인 노무현 민주당 상임고문 등의 "개혁 정통세력의정치구심점 형성이 먼저"라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자칫하면 정치의 크로스 오버는 정체성을 포기하고 정략에 빠지는 야합이될 수도 있다.
'크로스오버' 는 다른 장르가 합칠때 자신의 색깔을 유지한 상태로 합쳐진 것이고, '퓨전' 은 서로 다른 장르가 뭉뚱그려져서 합쳐진 상태를 말하는것 같다.
여전히 사람들은 이 두가지 의미를 정확히 구분하지 않고 혼용해서 사용하는데, 어찌되었건 중요한건 두가지 장르가 합쳐진다는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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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혼용되어 쓰이는 경향이 있지만 서로 다른 개념입니다.
'크로스오버(Crossover)'란 서로 성격이 다른 장르간의 대융합에 의해 새로운 문화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주로 음악 장르에서,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위험한 시도를 가리켜 이 단어가 사용되었다.비슷하게 사용되는 '퓨전'은 마일스 데이비스가 1970년 발표한 "Bitches Brew"를 록과 재즈가 결합된 퓨전 재즈의 시초로 본다. 그 후 퓨전은 좀더 의미가 확산되면서 이제는 이질적 장르나 문화적 요소가 결합되어 새로운 감각과 분위기를 형성하는 거의 모든 것들을 가리키고 있다. 크로스오버가 장르간의 다리 걸치기 성격이 강하다면, 퓨전은 이질적 장르가 비빔밥이나 짬뽕처럼 뒤섞였을 때를 가리키고 있다.
예전에는 장르간의 벽이 완강하고 두꺼웠다. 마치 국경선을 넘는 것처럼 한 장르에서 다른 장르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삼엄한 감시의 시선을 통과해야만 했다. 그러나 확실히 지금은 예전과는 다르게 경쾌한 행보로 경계를 넘는다. 여전히 경계는 존재하지만 그것이 다른 영역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가져다주는 심리적 무게는 그렇게 크지 않다.
사이버 공간에서 장르 사이를 넘나드는 것은 예전처럼 고달프고 힘든 작업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마우스를 가볍게 클릭하면 우리는 순식간에 다른 장르로 이동하게 된다. 이 가뿐한 경험의 가속도는 장르의 단단한 심리적 벽까지 무너뜨린다. 더 이상 공간적·시간적 거리감이 큰 장벽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은 문화 영역에서 거대한 크로스오버를 가능케 하는 중요한 심리적 요인이다.
대중문화 속에서 크로스오버의 모험을 감행한 선구자들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한 분야에서 인기를 얻은 뒤 상업적 목적으로 그 인기를 다른 분야로 전이시킨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가령 엘비스 프레슬리도 최근에 리메이크된 "비바 라스베이거스" 등의 영화에 출연했고, "마이클 잭슨의 고스트"의 마이클 잭슨, "퍼플 레인"의 프린스 등도 가수로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영화에 진출했다. "매드 맥스 3"의 티나 터너, 영원한 슈퍼스타 마돈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등은 연기와 노래 양쪽에서 모두 인정을 받았다.
그렇다면...
정치나 음식에서는 퓨전과 크로스오버가 어떻게 비쳐지는 것일까?
스파게티는 14세기 초 마르코폴로가 중국에서 이탈리아로 가져간 국수와신대륙 발견 후 남미에서 건너온 토마토를 이탈리아 조리법으로 결합한 음식이다.
그래서 스파게티는 요즘 유행하는 퓨전푸드의 원조로 꼽힌다.
요즘 문화 영역에서는 퓨전 또는 크로스오버로 표현되는 이질적인 것의혼합, 또는 경계 넘나들기 바람이 불고 있다.
음악에서 크로스오버는 재즈와 록의 결합을 의미했으나 클래식과 대중음악 혹은 국악과 서양악기의 만남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요즘 식당가의 주방에서는 동ㆍ서양의 음식 경계를 허무는 작업이 끊임없이 시도되고 있기도 하다.
세계의 자동차 시장에서는 승용차와 미니밴ㆍRV(레저용 차량) 등의 장점들을 결합한 COV(crossover vehicle) 열풍이 불고 있다.
현대 자동차가 최근 출시한 라비타도 COV의 일종이다.
퓨전과 크로스오버는 현대 문화 전반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코드가 되고 있다.
퓨전과 크로스오버를 구별하지 않고 사용하기도 하지만 둘의 개념은 다르다.
즉 퓨전은 이질적 요소가 하나로 융합, 새로운 정체성을 획득하는것이고 크로스오버는 다른 장르가 각자의 정체성을 유지한 채 결합하는 것을 의미한다.
스파게티는 퓨전이지만 스테이크를 된장국이나 김치 등과 곁들여 차린다면 크로스오버인 셈이다.
이질적 집단의 정체성이 어지럽게 교차하고 있는 요즘의 우리 정치를 퓨전과 크로스오버 개념으로 분석해보면 어떨까.지난 97년 대선에서 개혁과 진보의 정체성을 DJ와 보수 이미지의 JP가 손을 잡아 정권을 창출한 것은 크로스오버라고 할 만하다.
민주당과 자민련이 합당을 통해 새로운 정체성을 창출하지는 못했다는 점에서 퓨전 단계로는 나아가지 못했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와 이념을 토대로 한 정체성들을 하나로 융합시키는것은 정치ㆍ사회적으로 비용과 노력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꼭 바람직한것만도 아니다.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집단을 창조적으로 크로스오버해 정치 생산성을 높이는 정치력이야말로 요즘 우리사회에 필요한 리더십이 아닐까.
현재 그 같은 크로스오버 정치 리더십을 시험 받고 있는 사람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다.한나라당 안에는 맨 오른쪽에서 맨 왼쪽에 이르까지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인사들이 반 DJ라는 네가티브 정서의 울타리 안에 동거하고 있다.
이 총재는 최근 개혁적 보수라는 기치로 이 이질적 정체성들을 엮으려 하고 하고 있으나 오른쪽에 서 있는 김용갑 의원이 '개혁적' 이라는 수식어를 치받고 나서는 등 상황이 여의치 않다.
민주당의 김근태 최고위원도 크로스오버 정치를 실험 중이다.
매우 진보적인 성향의 그는 최근 매우 보수적인 성향의 JP와 허주(김윤환 민국당 대표)를 잇따라 만나고 있다.그러나 같은 재야 출신인 노무현 민주당 상임고문 등의 "개혁 정통세력의정치구심점 형성이 먼저"라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자칫하면 정치의 크로스 오버는 정체성을 포기하고 정략에 빠지는 야합이될 수도 있다.
출처: 한국일보, 위클리엔터테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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