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트루맛쇼 (The True-taste Show, 2011) Documentary

오랜만에 볼만한 한국산 다큐가 나왔다.
아직 못보신 분들은 반드시 봐 두기를 권한다.

여느 사람들처럼, 나 역시 TV에서 나오는 식당홍보(?) 프로그램을 볼때면, 음식을 먹는 사람들의 과장된 리액션과 남는게 있을까 싶은 후덕한 식당 주인의 인심에 놀라곤 한다.
세상을 살만큼 살아보니, TV에서 보여주는 그런 상황들은 '거짓' 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걸 알지만, 이 다큐를 보면 세상 돌아가는 꼬라지가 경악할 수준임을 알게된다.

무엇이 문제인가? 누구의 잘못인가?
1차적으로는 시청률을 기준으로 PD들을 옥죄는 방송사가 문제이고, PD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말도 안되는 사기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PD 가 문제고, PD 가 시킨다고 말도 안되는 소설 써대는 작가들이 문제고..
정말 맛이나 특별한 서비스, 특별메뉴를 개발하지는 않고 단지 방송사와 연예인에게 돈 찔러넣어서 홍보만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음식점 주인이 문제고, 또 그런 검은 거래를 중간에서 조장하는 브로커는 인간 쓰레기.
또 뻔히 알면서 그런 식당홍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연예인들도 쓰레기인건 마찬가지.
일명 거마비라고 해서 몇백만원씩 받더구만.
'거마비(車馬費)란, 수레와 말을 타는 비용이라는 뜻으로, 일명 '택시비' 같은 개념이다.
오느라 고생했으니 차비에 보태라고 주는 돈이라는 뜻인데, 그 액수가 문제인거지.
프로그램의 인지도에 따라 6~7분 정도 방송되는 방송시간중 실제 방송 시간은 3~4분 정도인데, 한 프로그램을 전부 산다고 치고 1천만원에서 1천5백만원 정도.
워낙 맛집소개 프로그램이 많다보니, 브로커가 끼어서, 브로커는 식당으로부터 5~6백만원 정도 받아서는 연예인 섭외에 3~4백만원 정도 쓰고, 나머지는 방송사에?
돈이 어떻게 오가는지는 검찰조사라도 해봐야 정확히 알 일이고.

방송출연을 위해 원래 있지도 않던 요상한(그래야 눈에 확 띄니까) 메뉴를 만들고, 인터넷 카페에서 모집한 아줌마들을 섭외해서 일당없이 공짜밥 먹여주는 댓가로 '맛있다' 를 연발하는 연기를 요구한다.
심지어, 어떤 대사를 하라며 일일이 코치까지 해주는 PD.

다큐 중간중간에 이탈리아어 '조작(Frode)', 이탈리아어 '기만(Inganno)' 가 나오는데,
이쯤되면 단지 조작이나 시청자 기만이라기 보다 '사기' 에 가깝지 않나?
이 다큐가 나왔을 당시 약간 이슈가 되긴 했지만, 여전히 TV에서는 변함없이 맛집소개가 계속 방영되고 있고, 방송사+브로커+식당 의 사기는 계속되고 있다.
특검이라도 해야하는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사실, 이 문제를 쓰레기 방송사와 쓰레기 브로커, 쓰레기 식당의 문제로만 치부할 수 는 없다.
중간에 인터뷰를 하는 황교의 맛 칼럼니스트의 말처럼, 맛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남들이 맛있다고 하면 우루루 몰려다니는 사람들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뭐가 정말 맛있는 음식이고, 뭐가 정말 좋은 서비스인지 본질을 모르는 사람들이, 이러한 쓰레기 프로그램과 쓰레기 인간들을 양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보다보면, 이래저래 한숨만 나오고 할말을 잃게 만드는데..
공짜음식 먹여준다니까 좋다고 나와서는, 카메라 앞에서 서로 가족인척 연기하고, 맛 없는 음식도 맛있다고 거짓말 하는 그 사람들은, 방송을 보는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누구 하나의 문제랄것도 없이, 현재 한국 문화의 종합작품중 하나랄까.
손뼉도 손이 맞아야 소리가 나는 법이다.
누구 딱 하나를 범인으로 지목하기도 힘들게, 모두의 잘못이다.
하지만, 방송사.. 너희들이 그러면 안되는것 아니겠는가. 너희들은 배운사람들이고 배운사람들이 모인 지식인 집단 아닌가.
사회를 깨끗하고 공정하게 만들기 위해 앞장을 서도 모자랄 판에, 자신들이 가진 지식과 인력과 권력을 이용해 대국민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는게 말이 되나.
뭐, 미디어의 병폐는 단지 맛집소개 프로그램만의 문제는 아니긴 하다.

대략의 내용은 이렇다.
몇명의 PD 들이 모여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그들은 현재 TV에서 넘쳐나는 맛집소개 방송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왜 맛집의 음식이 맛이 없는지에 대해 조사를 한다.
그러던중, 방송사에 출연료(?)를 주고 일종의 식당 홍보를 하는 세태를 발견하고, 자신들이 직접 식당을 차려 TV에 출연하기 까지의 과정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 사이사이, 공짜로 음식을 먹여 준다고 해서 맛집소개 일일 연기자를 자청해 음식을 먹으면서 PD가 코치해주는 대로 맛잇다고 거짓 연기를 하기도 하고,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뒷 이야기들을 취재한다.
브로커를 만나서 어떻게 돌아가는 이야기인지 자세하게 듣고, TV 출연을 위해 식당 이름도 바꾸고 없는 메뉴도 갑자기 개발한다.
그리고, 방송사에서 제작팀이 나와서 촬영을 해가고, 그들은 정말 TV에 출연했다.
그리고, 이들은 식당문을 닫는다.

물론, 모든 맛집소개 프로그램이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인터뷰에 따르자면, 서울에서 정말 괜찮은 맛집이라 할만한 곳은 수십곳에서 최대 2백개 정도로 볼 수 있겠고, 지방까지 합쳐봐야 몇백개 정도일텐데, 1년에 TV에 소개되는 맛집이 무려 9천곳을 넘는다.
과연 이게 가능한 일인가.
맛집은 정말 다른 음식점과 비교해서 특출나게 맛이 좋거나 서비스가 좋은 곳이다.
10개중에 한두군데나 되야 정상이지, 10곳 모두 맛있다고 하면 그게 맛집인가.

맛집은 제한되어 있는데, 맛집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계속 방영을 해야하니, 맛집이 아닌 곳도 맛집이라고 사기치는 것이다.
쓸데없이 많은 맛집소개 프로그램이 있고, 맛집이 바닥나도 프로그램을 계속 만들어야 하니..
그쯤되면 프로그램 폐지 해야지 맞는 것이다.

한국 TV를 보다보면 음식홍보가 정말 많다.
왜 음식을 먹는 장면이라던가, 식당을 홍보하는 프로그램이 이리 많을까?
딱 정답이라고 할 순 없겠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컨텐츠가 없는 것이다.
새로운 컨텐츠를 개발하는 것은 큰 노력이 필요하고, 아이디어가 있어야 하고, 제작비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음식을 먹는 프로그램이라던가, 음식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은 그처럼 큰 노력이 필요하지 않다.
쉽게말해, 만들기 쉬우면서도 효과 만점인 손쉬운 컨텐츠이다.
사람들은 항상 먹는 것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음식 프로그램은 TV에서 가장 손쉽게 히트(?) 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즉, 방송사는 큰 노력없이 쉽게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음식 프로그램을 선택한 것이다.
경제 논리로 따지면, 똑똑한 생각이긴 하지만, 방송사와 언론의 원래 소임을 생각하자면, 정말 한심한 생각일 뿐이다.

하긴..
중간에 2MB 가 VCR 화면으로 잠깐 나온다.
그 시작 부터가.. 거시기 한데, 이나라 꼬라지인들 어떻겠는가.

위에서 언급한 맛 칼럼니스트의 말처럼.
누구를 범인으로 지목해 마녀사냥을 하기 보다는, 우리 모두의 문제로 짚어보자.
너와 나부터 시작해서, 불의를 용납하지 않고, 공짜를 좋아하지 않고, 올바른 것을 선택해야, 사회는 바뀔 것이다.


줄거리 스크랩(네이버)----------

나는 TV에 나오는 맛집이 왜 맛이 없는지 알고 있다!

대한민국 방송에서 맛은 맛이 갔다. 아니 방송이 맛이 갔다. 시청자가 뭘 보든 소비자가 뭘 먹든 아무 상관없다. 우리에게 <트루먼 쇼>를 강요하는 빅브라더는 누구인가? 

 2010년 발표된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엔 하루 515개의 식당이 창업하고 474개가 폐업하는 서바이벌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살벌한 정글에서 생존하기 위한 식당들의 처절한 투쟁에 맛의 순수함은 사라져버렸고 미디어와 식당의 부적절한 관계가 시작됐다.

 2010년 3월 셋째 주 지상파 TV에 나온 식당은 177개. 1년으로 환산하면 무려 9,229개다. 이 중 협찬의 탈을 쓴, 사실상의 뇌물을 주고 TV에 출연한 식당은 몇 개나 될까? 대박 식당을 위한 미디어 활용법 실험을 위해 직접 식당을 차렸다. 식당 이름은 ‘맛’ 영어로 ‘Taste'다. ’맛‘의 인테리어 콘셉트는 딱 하나다, 몰래 카메라 친화적 인테리어! 모든 거울 뒤엔 카메라가 숨어있고 식당 구석구석까지 CCTV로 촬영된다. ’맛‘은 실제 영업을 하는 다큐멘터리 세트다. 평범한 식당을 TV추천 맛 집으로 변신시키는 돈의 기적은 가능할 것인가? 

 미디어와 제작자의 탐욕과 조작에 관한 블랙코미디. 이제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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