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매달 통장으로 입금해 드리는 용돈?
명절이면 우루루 집에 몰려가는 것?
효도관광?
어머니는 무엇이 필요하며, 어떨때 행복할까?
가만히 생각하면 우리 자신의 그것과 별반 다를것이 없다.
외로움.
사람은 누구나 외로움을 느낀다.
우리의 어머니 세대는 젊은 나이에 시집을 와서, 평생을 아이들 키우는 것에만 혼신의 힘을 다 바쳤다.
입는것 안 입고, 먹는것 안 먹고, 오로지 아이들 입에 좋은것 넣어주고, 좋은 옷 입혀주려고 살아오셨다.
그리고, 육십이 되고 칠십이 되어, 아이들은 제각각 삶을 찾아 떠난다.
늙은 남편과 남은 집, 혹은 홀로 남은 집에,
반겨주는 이 없고, 담소 나눌 이 없다면.
아이들 키우는것 외에 별달리 삶에 대해 생각하지 못하고 살아왔기에 시쳇말로 '자기개발' 이나 '여가생활' 같은건 쉽사리 생각하지도 못한다.
더군다나, 자식들의 생활마저 여유롭지 못하다면, 늙은 몸 이끌고 일해서 모은 푼돈 마저도 아이들을 위해 내어 놓으시려고 악착같이 쌈짓돈을 모으신다.
오로지 아이들을 위해 살아왔고, 아이들을 위해 남은것 하나까지 내어 주는 것이 가장 마음 편하고 익숙한 일이다.
안부전화.
그나마, 어머니가 가장 반가와 할만한 것은 특별한 대화꺼리가 없어도 시시콜콜한 몇마디를 나눌 수 있는 전화통화.
아이들이 인생의 전부였기에, 다 커버린 아이들의 전화는 여전히 반갑고 소중하다.
무엇일까?
어머니의 삶을 짐작해보자.
늙은 남편과는 시큰둥하게 내뱉듯 하는 대화 말고는 별달리 말이 없다.
곁에 있어주는 것 만으로도 서로에게 의지가 되기는 하지만, 늙은 남편마저 먼저 저 세상으로 떠나 보냈다면,
늙은 어머니는 아무도 없는 집에 앉아 멀뚱히 TV를 보고 계신다.
TV는 물어보지 않아도 하루종일 웃고 떠들기 때문이다.
어머니에게 필요한 것은 소소한 일상들이다.
곁에서 두런두런, 소소한 일상의 대화들이 오가고, 재미난 일과 즐거운 일들을 나누며 대화할 수 있는 대화상대.
평범한 일상을 함께 나누며 살아갈 수 있는 대화상대가 필요한 것이다.
막상 그것은, '어머니' 뿐만이 아니라, 사람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이다.
어머니는 시골에 계시다가도 손주를 돌봐주거나 혹은 맡아 키워주신다.
늘그막에 아이를 다시 키우는 일이 영 번거롭게 힘든 일이겠다만, 아이는 쉴새없이 조잘대고 대화상대가 되어준다.
우리는 외롭고, 대화할 사람이 필요하며, 곁에 있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어머니 역시 그런 일상적인 것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젠 어머니를 고향마을 시골에 혼자 내버려 두고,
우리는 '우리의' 삶이 중요하다며 '바쁘다','힘들다' 를 연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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