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유럽 신화에 대해서 잘 모르니, 이 영화가 지극히 아동성향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럴싸한 비쥬얼에 이런저런 볼거리들이 많아서 그럭저럭 재미있었다.
일부 관객은, 영화관에서 돈 내고 보는게 아까웠다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CG 영상에서는 볼만하지 않았나 싶다.
토르 역할에는 크리스 헴스워스라는 배우가 연기를 했는데, 금발 머리에 덥수룩한 턱수염과 근육질 몸매에 약간 반항적인 느낌까지 더해지니, 브래드 피트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브래드 피트보다는 훨씬 근육질이긴 하지만, 반항아적 느낌이 비슷했다랄까.
일본 메카닉 류를 연상시키는 신들의 갑옷도 제법 멋있었고, 신의 아버지 '오딘' 역의 안소니 홉킨스는 역시 존재만으로도 멋지다.
가장 어정쩡한 캐릭터는 토르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천체학자(?) 제인 포스터 역의 나탈리 포트만이다.
나탈리 포트만의 모습을 영화속에서 보는것이 황홀했지만, 역할이 상당히 애매했고, 비중도 그리 높지 않고 연기가 좀 애매해진 느낌이다.
(스포일러)-----------
천체와 기상현상을 관찰하던 제인(나탈리 포트만)은 어느날 이상 현상을 발견하고 찾아오는데, 오딘에게서 추방된 토르가 그곳에 떨어진다.
자신을 신화속의 인물인 '토르' 라고 횡설수설하는 남자를 다들 이상하게 여기지만, 제인은 남자를 보호해주고 싶어한다.
그무렵, 쉴드(국가 방어 기관?)라는 기관에서 제인의 기계들을 모두 압수해 가버린다.
토르는, 자신과 함께 떨어진 쇠망치(몰니르)를 찾아가면서 여자에게 길 안내를 부탁하고, 여자가 빼앗긴 장비들도 찾아주겠다고 한다.
신의 세계에서 쫒겨나면서 평범한 인간이 되어버린 토르.
자신이 망치를 잡으면 자연스럽게 모든 것을 되찾을 것이라 여겼지만, 망치는 꼼짝도 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체념하고 제인 일행과 지내는데..
프로스트와 아스가르드가 전쟁을 치르던 어느날 요툰헤임에서 프로스트의 버려진 아기를 데려온 오딘.
오딘은 아기를 로키라 이름짓고 자신의 둘째 아들로 삼았다.
평소 자신만만하고 오만한 형 토르는 당연히 왕위를 물려 받을것이라 여겼고, 동생인 로키는 차분하고 소극적인 성격으로 나서지 않는다.
신의 아버지 오딘은, 프로스트를 정벌하면서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무기(코스믹 큐브?)를 빼앗아 왔고,
휴전협정으로 평화롭던 어느날, 프로스트의 군사들이 무기를 훔치려고 침투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이 일로, 프로스트를 벌줘야 한다는 토르와 그에 반대하는 오딘의 말다툼으로 인해, 토르는 왕위계승권도 박탈당하고, 모든 능력도 빼앗긴체 지구로 추방당한다.
모든 사건을 계획했던 로키는 그 틈을 타 아버지를 쓰러뜨리고 왕위를 물려받으려 한다.
하지만, 토르의 친구들은 토르를 구하기 위해 지구로 내려온다.
로키는 무기를 지키던 기계(?)를 타고 지구로 내려와 오딘과 그 친구 일행을 공격한다.
다른 사람들을 헤치지 말고 자신을 죽이라고 나선 토르에게 일격을 가하고, 토르는 숨지는데..
그 모든 것은 신의 아버지 오딘의 계획이었으니..
죽었던 토르는 되살아나 원래 가지고 있던 힘을 되찾고, 쇠망치도 되찾는다.
자신들을 공격했던 기계(디스트로이어?)도 부수고, 오스가르드로 돌아가기 위해 게이트키퍼(문지기) 헤임달을 부른다.
로키에게 저항했던 헤임달은 얼음을 깨고 되살아나 토르 일행이 오스가르드로 돌아오는 문을 열어주고,
로키는 프로스트 자이언트(두목)에게 오딘을 죽일 기회를 주겠다며 유인한뒤 자이언트를 죽여버린다.
자신이 아스가르드를 공격한 자이언트를 죽임으로써 왕위계승을 정당화 하려는 계획이었던 것이다.
힘을 회복한 토르는 로키와 싸우다가, 폭주한 게이트(다른 곳으로 가는 관문)를 파괴하는데..
무지개 다리(바이프로스트?)에서 로키는 떨어져 죽고, 깨어난 오딘에 의해 살아난 토르.
그 모든 일들은 오딘이 토르의 오만함을 일깨우기 위한 큰 계획이었던 것이었다.
지구로 돌아와 제인을 만나겠다던 토르의 약속은, 게이트의 파괴로 인해 당분간 이루어지지 않겠지만, 언젠가 그들의 만남을 예고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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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그럭저럭 평이한 스타일로 특별히 신선할 것은 없었지만, 영화속에 등장한 갖가지 설정과 요소들이 볼만했다.
프로스트의 냉동무기를 지키는 로봇(?)은 키아누리브스가 2008년에 출연했던 작품 '지구가 멈추는 날' 에 등장했던 거대한 로봇을 연상시킨다. 상당히 흡사한 외관과 얼굴 부근에서 발사되는 레이저 같은게 비슷하게 보였다.
인간과 신의 세계.
신의 세계를 마치 먼 우주에 사는 외계종족처럼 묘사한것 같다.
오스가르드라는 곳은 우주의 먼 곳으로, 게이트라는 장치를 통해 웜홀 같은 공간으로 이동해서 다른 행성으로 순간이동이 가능하다.
'신' 을 다른 행성의 '외계인' 처럼 묘사하기도 했지만, 그들은 단지 초능력을 가진 외계인이 아니라, '신' 이라고 계속해서 부르고 있다.
딱히 뭐라고 정의 내리기는 힘들지만, 기존의 신화에서 알고 있는 '신' 이라는 개념을 외계인과 초능력으로 뒤섞은듯한 느낌이다.
동생이 배신하고, 가족간에 다툼이 일어난다는 스토리는 신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토리중 하나이고,
인간세계로 쫒겨났던 신이 인간들과 부대끼며 살면서 자아가 성숙하게 되고, 다시 신의 능력을 되찾는다는 스토리 역시 많이 보던 스토리다.
인과 신간의 로맨스라는 스토리도 제법 익숙한 스토리인데, 토르와 제인의 러브스토리는 상당히 어설프게 연출이 되었다.
신화에 미친 남자로 보였던 토르를 감싸주는 제인.
그런데, 정말 그 남자가 신화속의 뇌신(천둥의 신) 토르 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는데, 그런 스토리가 매우 무미건조하게 연출이 되어서 좀 어설프게 느껴진다.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가 어정쩡해진 이유가 그 때문이다.
그럭저럭 볼만했고, 볼거리도 풍성했지만, 킬링타임용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는 아쉬움이 남는 영화.
덧글
오딘이 아니라 토르가 하지 않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