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헬로우 스트레인저 (Hello Stranger, 2010)(태국) Movie_Review

한류 열풍과 관련된 내용이라 관심이 갔던 영화.
90%~95% 정도를 한국 로케이션으로 찍고, 태국에서의 장면은 많지 않다.

신선한 충격이다.
과거,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은 외국의 선진국을 동경했다.
70~80 년대에 제작한 우리나라 영화에서 볼 수 있듯이, 당시에는 프랑스나 이탈리아 같은 나라를 동경해서 그 나라의 도시를 배경으로 영화를 찍기도 했으며,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처럼 외국에서 유학을 하거나 외국에서 일하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을 엘리트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리고 20~30년이 흘러.
세계적으로, 특히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한류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과거 우리나라 영화산업이 서구 유럽을 동경해서 영화 산업에 사대적인 모습들이 그려졌던 것처럼, 태국의 영화에 영향을 주었다는 점이 신선하다.
물론, 태국 자체적으로 서울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을 시도했다기 보다는 서울시의 지원이 뒷받침 되었기에 가능했을는지도 모르지만, 이런 변화가 생겼다는 점에서는 신선한 일이다.

외국인들의 눈에는 한국, 서울, 한국인이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까?
남의 눈을 너무 의식해서라기보다, 우리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더불어 생겨나는 궁금증이다.
태국인들의 눈에 한국과 서울, 한국인들이 어떻게 느껴지는지를 정말 솔직하고 완벽하게 느낄 수는 없지만, 그동안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외국인의 시선에서 엿볼 수 있는 점에서 제법 흥미로운 영화였다.

이 영화는 20대 초반의 청춘남녀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지만, 분위기는 10대 청춘물의 느낌이 강하다.
두 남녀 주인공은 전형적인 동남 아시아계 얼굴형이지만 서구적 이미지도 많이 풍기는 꽤 귀여운 얼굴이다.
여주인공 ‘능티다 소폰’(20세)은 극중 등장하는 한국 친구보다 더 예쁘다고 생각될 정도로 커다란 눈망울과 귀여운 웃음이 매력적이다.
배우 ‘이윤지’와 코요테의 ‘신지’를 섞어 놓은 듯 한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국내 팬들에게도 어필이 될 만하다.
남자 주인공도 훈남이지만, 듬직한 청년이라기보다는 어린아이 같은 느낌이 강하다.

한국 로케이션.
한국에서 거의 촬영이 되었기 때문에, 서울과 기타 지역의 여러 풍경이 찍혀있다.
남녀 주인공이 묶게 되는 호텔은 주로 북촌 한옥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한국 고유의 한옥의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데에 노력을 한 듯 하고, 벚꽃 길을 오토바이를 타고 달린다던지, 광화문에서 이순신장군과 세종대왕 동상을 비춰주는 장면, N서울타워(구 ‘남산타워’), 청계천에서의 장면, 배용준 동상이 있는 춘천의 남이섬, 결혼식 폐백장면, 시골의 한옥 집, 정확히 어느 지역인지는 모르겠지만 공룡발자국 유적이 있는 곳, 연등 축제, 스키장 등의 장면들을 담아내고 있다.

사실, 이 영화에 소개되고 있는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라던가 지역들에 대한 묘사가, 이야기의 흐름에 맞게 자연스럽게 연출된 것이 아니라, 그 장면들을 담아내기 위해 공간 이동을 하는 식이어서 다소 작위적인 느낌이 든다.
각각의 장면들은, 한국에서 아름답다고 여겨지는 곳들을 선별하여 카메라에 아름답게 담아내려고 노력한 모습들이 보인다.
1. 번화가 길거리에 전단지 같은 쓰레기가 하나도 없다.
영화 촬영을 위해서 깨끗이 청소하고 찍은 티가 났다. 실제로 번화가의 거리는 그렇게 깨끗하지 않다.
2. 포장마차에서 개고기를 먹는 장면이 나온다.
남자 주인공이 포장마차에서 국밥 같은걸 시키는데, 그 고기가 개고기라며 주인아줌마가 월간지 같은 것에 개가 찍힌 것을 보여준다.
‘포장마차’에서 국밥을 팔지도 않거니와 개고기를 파는 경우가 없고, 게다가 개고기를 바비큐처럼 묘사해서 찍어놓은 장면에서는 할 말을 잃게 만든다.
개고기에 대한 쇼킹함을 담아내기 위해 억지로 설정한 티가 많이 났다.
이런 다소 억지스러운 연출을 보면, 한국 쪽의 스텝이 없었거나 있었어도 영화 연출에 직접적인 영향력이 없는 단순한 아르바이트 수준의 스텝을 고용했나보다.
3. 두 주인공이 카지노에서 잭팟으로 30배가 터져서 360만원을 버는데, 그 돈으로 고급 외제차를 빌리고 고급 레스토랑을 전세 내듯이 해서 배용준 닮은 직원을 앉혀놓고 식사를 하고, 오토바이를 빌려서 스키장까지 간다던가(이건 거의 불가능 하다), 스키장에서 노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과연 그 돈으로 그 모든 일들이 가능할는지는 의문이 든다.
4. 두 주인공이 묶는 호텔이 북촌 한옥마을 근처로 나오는데, 도심의 무미건조한 건물들 보다야 한옥 마을을 배경으로 찍는 것이 예쁘게 나오기는 한다.
5. 포장마차에서 산 낙지를 먹는 장면이 나온다.
하긴 한국 사람에게도 산 낙지 먹는 건 신선한 충격인데, 태국인들에게 아마도 이것이 문화적인 충격을 주는 모양이다.
6. 스키장에서의 행복한 하루.
연중 따뜻한 날씨의 태국 사람들에게는 한국의 눈이나 스키장이 제법 흥미로운 요소이다.
극중 배경이 4월인데, 스키장이 여전히 개장을 하고 있고, 눈까지 온다는 건 조금은 억지스러웠다.
7. 광화문의 이순신장군, 세종대왕 동상을 지나가면서 보는 장면이라던가, 청계천에서의 장면 등을 보면서 아쉬움을 느꼈다.
한국만의 독특한 장소이기는 하지만, 영화에 담아낼 아름다운 곳이 그렇게 없었던가.
8. 여주인공인 한국인 친구 ‘미수(?)’의 한옥 집에서 묶게 되는데, 한국인 부모가 성적인 부분에 대해서 노골적으로 말하는 장면에서는, 과연 외국인들이 한국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오히려 더 궁금해졌다.
9. 러브호텔.
주인공 남녀가 묶을 곳이 없어 러브호텔에 들어가는데, 카운터에 있는 나이든 할머니가 이들에게 콘돔이나 수갑 같은 소품을 권한다.
태국에서는 한국인들이 ‘성(性)’에 대해 말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고, 성(性)을 쉽게 생각한다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실제 한국의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연출이다.
‘한국’ 보다는 ‘일본’에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것 역시 우리가 ‘일본’의 성문화에 대해 가지고 있는 잘못된 편견일 수도 있겠다.
이런 장면들을 보니, 외국인들이 한국의 성문화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 오히려 궁금해진다.
10. 남이섬의 ‘배용준’과 ‘최지우’ 동상 앞에서 남자가 추태를 부리는 장면이 나온다.
그렇다. 남자와 여자는 한국에 대한 시각 차이가 있다.
태국에는 ‘한류 붐’이 불고 있고, 대부분 국가에서 ‘한류’를 좋아하고 즐기는 이들이 여자인 경우가 많다.
남자 역시 한류에 관심은 있지만, 여자와 달리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남자 주인공은 한국의 드라마가 ‘출생의 비밀’이라던가 ‘우연의 일치’, ‘러브스토리’를 많이 다루는 것에 대해 비아냥거린다.
반면, ‘배용준’이 일본의 아줌마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듯이, 여주인공 역시 한국 드라마의 모든 것을 좋아하고, 버스에서 지나가며 비치는 한국의 모든 모습들을 좋아하는 장면이 상반된다.
11. ‘N서울타워(구 남산타워)’의 철망에 연인들이 열쇠를 잠그는 배경이 나오는데, 이 장면은 아마도 ‘우리 결혼했어요’라는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태국 출신 가수인 ‘닉쿤’과 중국 출신 가수인 ‘빅토리아’가 커플로 나와 그곳에 방문했기 때문에 더욱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에게는 익숙해서 별로 신경 쓰지 않던 장소들, 전통적인 가치보다는 새롭게 생겨난 신문화로써의 의미를 담고 있는 장소들.
그런 장소들과 문화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예상외이긴 하지만, 자신들의 문화와 다른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에 대해 묘사하려고 한 노력이 많이 엿보였다.

두 주인공이 귀엽고, 영화 중반 들어가면서 살짝 지루해지기는 하지만 젊은 청춘 남녀의 러브스토리도 괜찮았고, 연기도 괜찮았다.
태국에서는 흥행 신기록을 세웠고, 극중에 등장한 코믹 무술 연극 ‘점프’도 덩달아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여주인공 ‘능티다 소폰’은 이 영화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영화를 감독한 감독 ‘반종 피산다나쿤(Banjong Pisanthanakun)’이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공포영화 ‘셔터’ 와 ‘샴’을 연출했다고 하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전혀 다른 장르인 로맨틱 코미디를 찍었다는 점이다.

총평을 내리자면, 아주 잘 만든 영화라고 하기에는 약간 부족해 보이지만, 두 남녀의 아슬아슬한 러브 스토리를 중심으로 한국의 이곳저곳을 담아내려 노력했고, 한류를 체험해보는 듯 한 분위기의 영화로써 한국인들에게는 반가운 영화이기는 한데, 한국인과 한국문화에 대한 묘사가 다소 실제와 다르게 과장이 되거나 틀린 부분들이 있어서 아쉽다.
전체적으로 무난한 로맨스 코미디이고, 태국에서도 흥행할만한 수준은 되는 것 같다.
태국에 부는 한류 열풍이 어느 정도인지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고, 앞으로 태국과 좀 더 많은 교류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해본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간략한 줄거리.
주인공 이름이 기억 안 나는 관계로, 그냥 ‘남’, ‘여’로 표현하겠다.
태국의 한 공항.
한 남자는 친구들이 트렁크에 태워 공항에 내려주고 가버린다.
(한국에서는 트렁크에 사람을 태우는 것이 불법이며,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그리고 한 여자는 끈질기게 이것저것 챙기는 남자친구의 배웅을 받으며 비행기에 오른다.
비행기 앞좌석 뒷좌석에 앉은 남녀는 한국에 도착하고, 북촌 한옥마을 근처의 호텔에 각각 묶게 된다.
남자는 한국 여행에 별로 관심이 없다.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태국 여자들이 한심해 보일 뿐이다.
친구들이 강제로 공항으로 내모는 바람에 옷가지도 제대로 챙겨오지 못해서 호텔 가운을 입고 돌아다닌다.
태국이 한국보다 더 따뜻한 나라이다 보니 한국의 4월은 춥다.)
여자는 한국의 드라마와 한국 문화를 사랑한다.
여행에서 우연히 만난 한국인 ‘미수(?)’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는데, 혼자 여행하는 것을 반대하고 일일이 간섭하는 남자친구를 안심시키기 위해 다른 친구와 동행했다고 거짓말을 한다.
자신이 묶고 있는 호텔 입구에 술이 취해 누워있는 남자를 발견하고, 불쌍해서 신발장 있는 곳 까지 옮겨 놓는다.
다음날 아침, 여자가 남자에게 덮어줬던 자기 옷을 벗기려 하자 남자가 벌떡 일어나고, 남자는 투어버스를 놓치게 될까봐 자신의 호텔 가운에 적혀있는 호텔로 안내해 달라고 여자에게 부탁을 한다.
여자는 호텔 이름을 잘못 봐서 엉뚱한 곳으로 안내를 하고, 때문에 남자는 투어 버스를 놓치고 만다.
투어 버스는 2박3일 일정으로 설악산으로 떠나버리고, 영어도 잘 못하는 남자는 여자에게 함께 다니자고 부탁을 한다.
그렇게 둘이 함께 한국의 이곳저곳을 여행하면서 사랑이 싹트기 시작한다.
남자는 8년 동안 사귄 여자 친구와 헤어졌다.
여자 친구가 결혼하자는 말에 선뜻 대답을 하지 못했다가 결별을 당한 것이다.
여자 친구와 함께 오기로 한 한국여행에 혼자 오게 된 것이다.
여자는 남자에게, 이별한 여자 친구를 정말 사랑한다면 ‘결혼해 달라’고 엽서에 적어 그녀에게 보내라고 권한다.
남자는 여자의 권유를 받아들여 태국으로 엽서를 보낸다.
여자는 남자친구가 전화를 걸어 자신이 다른 여자 친구와 함께 한국에 오지 않은 것이 들통 나게 되고, 화가 나서 결별 선언을 하게 된다.
실연당한 두 남녀는 그렇게 점점 사랑이 싹트게 되는데.
스키장에서 옷을 벗고 소리치고 싶다는 여자의 부탁을 들어주고 돌아오는 차 안.
뽀뽀를 하게 되고 여자는 남자에게 자신을 사랑하느냐고 묻는다.
그리고 남자는 주저하다가 차를 뛰쳐나가고, 한참을 걷다가 여자에게 돌아가기 위해 달려가지만 여자는 이미 사라졌다.
정신없이 차를 몰아 호텔에 도착하니, 여자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다시 재회하여 두 사람의 사랑은 아름답게 이루어지나 싶다.
함께 태국으로 돌아가기로 하고 호텔을 나서는데, 남자는 헤어진 여자 친구를 만나게 된다.
여자는 남자와 여행에서 만난 친구인 듯 행동을 하며 물러나고, 남자는 여자 친구와 포옹을 한다.
그렇게 서먹하게 태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시간이 흐르고, 여자가 말했던 것처럼 남자는 라디오 방송에 전화를 걸어 고민을 얘기한다.
그리고 그 고민을 듣게 되는 여자.
두 남녀의 사랑은 이제 다시 시작될 것인가?
---------------------------------

스토리에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마구 섞여 있다.
좀 난잡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태국에서 만들어진 로맨스 코미디 영화를 처음 본 것이라 신선하기도 했고, 우리가 생각하는 ‘태국’ 과 ‘태국인’들이 생각하는 한국이 조금 다르다는 점과 그들이 ‘한국인’과 ‘한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는지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어서 좋았던 작품.


관련기사:

서울배경 ‘헬로우 스트레인저’ 태국 500개 스크린서 개봉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6&oid=014&aid=0002329013

태국에 부는 한류 입김, 심상찮네?
능티다 소폰


덧글

  • 음냐 2011/04/25 12:16 # 삭제 답글

    뭐 어느 영화나 과장은 있는거니까요..ㅎㅎ
    한국인이 점잔빼는 모습만 보인다면 영화는 흥행할수 없었을겁니다 ㅎㅎ
    한국인 조연들도 꽤 멋있었어요..




  • 2011/04/26 18:04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fendee 2011/04/26 18:58 #

    감사합니다.
    일전에 태국인지 베트남인지는 모르겠지만, 결혼 이주여성이 남편의 성집착에 못이겨 이혼소송을 한 사건이 떠오르는군요.
    외국에 가서 성 관광에 집착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면, 한국인에 대한 인식이 그렇게 박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 디오닥터 2011/04/27 18:51 # 삭제 답글

    제가 올린 리뷰도 한번 보시죠 ㅋㅋhttp://www.cyworld.com/cinema_boy/6227899
  • fendee 2011/04/27 22:19 #

    네, 리뷰 잘 봤습니다.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80700
5567
10621162

google_myblogSearch_side

▷검색어

Flag Counter styl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