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색, 계 (色, 戒, 2007) Movie_Review

겉모양은 ‘미녀 첩보원’ 혹은 ‘스파이’ 영화의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이 영화는 ‘위험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상영시간이 157분으로 무려 2시간 37분에 달하는 상영시간이 상당히 긴 작품.
상영시간이 제법 길기 때문에 취향에 안 맞는 사람에게는 상당히 지루하고 따분한 영화일 수 있다.
국내에서는 수위 높은 노출로 인해 유명세를 타게 되었는데, 나 역시 영화 내용보다는 노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의외로 작품성이 있는 잘 만든 작품이다.
‘탕웨이’가 여자로써의 수치심을 무릅쓰고 헤어누드와 실제 섹스를 연상케 하는 자극적인 베드신을 연기한 보람이 있을만한 작품이다.
간혹 이렇게 노출 수위가 높은 영화를 보게 되면, ‘과연 저 정도의 노출이 이야기 진행에 필요 했을까?’ 하는 물음을 하게 된다.
물론, 이 영화에서는 그 정도의 노출이 없어도 적절한 연출로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는데 문제가 없었을 수 있겠지만, ‘이’ 씨(양조위)와 불륜의 위험한 사랑을 하게 되는 ‘왕지아즈(탕웨이)’의 사랑을 보다 파격적이고 충격적으로 표현해 내는 데에는 ‘탕웨이’의 과감한 노출과 두 사람의 적나라한 베드신이 상당히 효과적인 장치로 작용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즉, 없었어도 상관은 없지만, 과감한 연출로 이야기의 강렬함이 배가 되었다.
스토리의 흐름과 등장인물의 심리를 묘사하기 위한 연출로 보면 나름 이해된다.

사실, 나도 정확히 알 수 없는 부분들이 있지만, 나름대로 해석해보았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줄거리.
1938년의 중국.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중국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인다.
새내기 여대생 ‘왕지아즈(탕웨이)’는 아버지가 영국으로 떠난 뒤 자신을 부르기를 기다리지만, 몇 년이 지나도 소식이 없어 결국 중국에서 전쟁을 맞게 된다.
피난 행렬에 뒤섞여 친척과 함께 홍콩으로 이사를 온 ‘왕지아즈’.
평소 영화를 좋아하던 ‘왕지아즈’는 룸메이트와 함께 연극부에 가입한다.
연극무대에서는 항일운동과 관련된 내용의 연극이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고, 평소 항일운동에 관심이 많던 극단 대표 ‘광위민(왕리홍)’은 연극만 할 게 아니라 실제로 행동을 하자고 단원들을 부추긴다.
그들은 친일 행위를 해서 중국의 존망을 위태롭게 하는 정보부 대장 ‘리(양조위)’를 표적으로 삼는다.
단원 중 부잣집 아들이 있었기에, 이들은 ‘왕지아즈’에게 ‘맥(막)’부인 인척 연기하게 하여 ‘리’의 부인(조안 첸)에게 접근한다.
‘왕지아즈’는 ‘리’씨 부인과 다른 몇 명의 부인들과 함께 마작을 하며 친분을 쌓고, 자신이 홍콩에 대해 잘 아니 도움을 주겠다며 갖가지 심부름이나 쇼핑을 돕는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리’를 외딴곳으로 끌어내어 살해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이들은 아직 어린 대학생 풋내기일 뿐이다.
애국하는 마음 하나로 친일파를 제거 하겠다는 포부는 좋았으나, 모든 것이 서투른 풋내기였다는 것이 문제.

‘리’씨 집에서 마작을 한다는 핑계로 들락거리며 ‘리’씨와도 안면을 익혀 가는데, ‘왕지아즈’는 자신을 바라보는 ‘리’의 뜨거운 눈빛을 느낀다.
그리고 ‘리’ 역시 자신을 바라보는 ‘맥부인(왕지아즈)’의 눈빛을 느낀다.

이 부분은 명확하게 해석하기는 힘든 부분이다.
‘왕지아즈’는 원래 연극부 대표인 ‘광위민’과 눈이 맞았었다.
둘은 서로 사랑 고백을 하지는 않았지만 서로에 대한 끌림이 있었고, 항일운동에 열성적인 ‘광위민’이 ‘왕지아즈’를 끌어 들인 것이다.
그런 가운데, ‘맥’부인 역할을 연기하게 된 ‘왕지아즈’는 ‘리’를 꼬셔내기 위한 행동을 해야 했다.
그런 가운데 ‘리’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 것인데, 왕지아즈는 단지 ‘리’를 꼬셔내기 위해 좋아하는 척을 한 것인지, 아니면 정말 ‘리’에 대한 끌림이 있었던 것인지는 영화상에서 보여주는 장면만으로는 명확하지 않다.

아무튼, ‘리’는 자신을 바라보는 ‘맥’부인의 눈빛을 느꼈고, 옷을 맞춘다는 핑계로 ‘맥’부인을 불러내어 시간을 가진 뒤, ‘맥’부인을 바래다주며 그녀의 집에 방문한다.
서로의 눈빛.
‘리’는 자신을 유혹하는 듯한 맥부인의 눈빛을 느끼지만, 그는 평소에 살해 위협을 많이 받기 때문에 주변을 극도로 경계를 하고 사람을 쉽게 믿지 못하는 인물이다.
결국, ‘리’는 집 안에 들어가지 않고 현관문 앞에서 되돌아가고, 현관문 뒤에서 그를 암살하기 위해 총을 꺼내들고 기다리던 단원들은 크게 실망한다.
그리곤, 그들끼리 암묵적인 결론을 내린다.
‘왕지아즈’가 ‘리’를 꼬셔내기 위해서는 성적으로 유혹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단원 중 유일하게 성경험이 있는 남자와 ‘왕지아즈’가 동침하게 한다.
(사실, 이때 ‘왕지아즈’가 ‘광위민’과 동침을 했더라면 좋았겠지만, ‘광위민’은 친구와 ‘왕지아즈’가 동침하는 것을 창문 너머에서 보며 담배만 뻑뻑 피워댄다.)

원래 이러려고 그런 게 아니었는데, 그들의 예상과 달리 상황이 그렇게 흘러가버린다.
너무 멀리 와버렸다는 느낌?
이들만의 연극에서 여주인공 역할인 ‘왕지아즈’는, 결국 ‘리’를 끌어들이기 위한 최선(?)의 수단으로써 ‘리’를 성적으로 유혹하기로 결정을 한다.
하지만, 그날 이후 ‘리’는 다시 상해로 발령받아 떠나게 되고, 단원들은 크게 실망하며 짐을 정리하는데, ‘리’를 중간에서 소개해주었던 남자가 이들을 찾아온다.
그는 이들의 낌새가 이상했다며 협박을 하는데, 단원들은 자신들의 비밀이 탄로 나자 남자를 칼로 찔러 살해하고 만다.
얼떨결에 살인을 하게 되고, 이젠 돌이킬 수 없이 너무 멀리 와버렸다.
풋내기 스파이들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 것이다.
난동과 살해에 충격을 받은 ‘왕지아즈’는 집을 뛰쳐나간다.

그렇게 3년이 흐르고.
단원들과 소식을 끊은 채 조용히 대학을 다니던 ‘왕지아즈’에게 ‘광위민’이 찾아온다.
그사이 연극부 단원들은 실제로 항일단체에 들어가 첩보원이 되었고, 상해로 간 뒤 더욱 권력이 막강해진 ‘리’를 살해하기 위해 ‘왕지아즈’의 힘이 필요하다고 부탁을 해온다.
망설이던 ‘왕지아즈’는 부탁을 받아들이고, 거처하던 친척집에서 짐을 싸서 항일단체에 합류하게 된다.
그리고 상해로 가서 다시 ‘맥’부인이 된다.
예전처럼 다시 ‘리’씨의 부인들과 함께 마작을 즐기며 ‘리’를 탐색하는데.
3년 전 묘한 감정을 느꼈던 ‘리’는 ‘맥’부인의 등장이 놀랍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눈빛을 보내는 ‘맥’부인을 거부하지 못한다.
홍콩에 있을 때처럼 이런저런 일들로 만남의 구실을 만들어 가던 어느 날, 영화관에 데려주겠다며 탑승한 ‘리’의 승용차는 호텔로 향한다.
그리고 기다리던 ‘리’는 ‘맥’부인과 격렬한 섹스를 한다.

이 부분에서, ‘리’는 여자를 엎드리게 하고, 목을 짓누르며 자신을 보지 못하게 한 상태에서 허리띠를 풀어 채찍처럼 내리친다.
이 장면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다분히 ‘변태성욕자’의 모습인데, 평소 살해위협을 많이 받기 때문에 극도의 경계심을 가진 ‘리’의 억압된 심리를 표현한 것일까?
‘맥’부인에 대한 정욕이 불타오르지만, 그 누구도 마음 편히 믿을 수 없기에, ‘맥’부인과의 섹스조차도 조심스러워 한다는 것을 표현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평소, 잡아온 사람들을 심문하고 정보를 캐내는 일을 하는 ‘리’.
그의 과격한 섹스 스타일은, ‘리’의 캐릭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도 하면서, 그의 억압된 심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맥’부인 연기를 하는 ‘왕지아즈’.
그녀는 어차피 ‘리’와 섹스를 하게 될 것까지 예상을 했을 것이다.
어떻게든 ‘리’가 자신과 섹스를 하고, 자신을 신뢰하게 만든 후, 외딴곳으로 끌어내어 자신이 속한 단체의 첩보원들이 그를 살해하게 하는데 까지가 그녀의 일이다.

하지만, 이때부터 ‘왕지아즈’는 복잡한 심경에 빠지게 된다.
아마도, 그녀가 복잡한 심경을 가지게 된 이유는, 그녀가 20대 초반의 미성숙한 여자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을 것 같다.
그녀는 이제 갓 스물을 넘긴 풋내기 여대생이고, 3년 전에 임무 수행을 준비하며 어쩔 수 없이 동료와 동침을 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섹스와 남자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순수한 여자다.
애초의 의도는 단지 ‘리’를 꼬셔내기 위한 수단으로써의 섹스였겠지만, 극도로 예민하고 경계심 많은 ‘리’가 자신을 믿게 하기 위해서는 ‘왕지아즈’ 역시 진심으로 ‘리’를 사랑해야만 했을 것이다. 적어도 ‘리’에게 그렇게 보이도록 진심인 것처럼 스스로를 속이며 연기를 해야 했을 것이다.
그리고 섹스를 몰랐던 ‘왕지아즈’에게 ‘리’와의 섹스는 또 다른 세상을 알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리’의 집에 머물게 된 ‘왕지아즈’는 ‘리’가 출장을 간 4일간 내내 초조하다.
마치 ‘리’의 불륜녀가 된 것처럼, 자신이 벌써 싫증이 나버린 건 아닌지, 다른 여자가 생긴 건지 하는, 사랑에 빠진 여느 여자들과 같은 감정이 생겨난다.
그것은, 리가 자신에 대한 애정이 식기 전에 살해를 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다른 일면으로는 실제로 ‘왕지아즈’에게 생긴 사랑의 감정이기도 하다.
‘리’가 돌아오고, 다시 ‘왕지아즈’와 ‘리’는 격렬한 섹스를 나눈다.
섹스 중에 ‘왕지아즈’는 리의 권총을 쳐다본다.
그리고 그녀의 시선을 느끼는 ‘리’.
그리고 그녀는 ‘리’의 눈을 베게로 덮는다.
그리고 ‘리’는 크게 신음한다.
이 부분은, ‘리’와 ‘왕지아즈’ 각각의 인물이 느끼는 복잡한 심경을 그들의 행동으로 묘사하고 있는 장면이다.
‘리’가 ‘왕지아즈’에 대해 마음을 열기 시작했지만, 그는 살해 위협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지금 섹스를 나누고 있는 ‘왕지아즈’이지만, 그녀가 권총을 바라보고, 자신이 앞을 보지 못하게 베게로 눈을 가리는 것은 어쩌면 그녀가 권총으로 자신을 살해할지도 모른다는 엄청난 공포감을 준다.
그런 불안함과 공포감이 훨씬 더 큰 성적 쾌감을 불러일으켜 크게 신음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화면은 다시 ‘리’의 정상체위로 바뀐다.
그것은 ‘리’가 ‘왕지아즈’에 대한 경계를 완전히 허물었음을 의미한다.

‘리’는 ‘맥’부인(왕지아즈)에게 비밀스런 편지를 하나 주며 심부름을 시킨다.
시내의 가게에 있는 외국 남자에게 전달하라는 것이다.
첩보원들은 이미 그 봉투를 뜯어보았으나 명함만 한 장 있을 뿐이다.
그리고 첩보원들은 권총을 준비하고, 가게 주변에 대기한다.
‘리’의 편지는 다름 아니라 ‘맥’부인에게 주는 반지 선물이었다.
‘왕지아즈(맥부인)’는 반지를 맞추고, 마중 나온 ‘리’와 함께 다시 반지를 찾으러 가게에 들어간다.
‘왕지아즈’는 반지를 받고 어쩔 줄 몰라 하다가 ‘리’에게 도망치라고 말을 한다.
순간, 표정이 일그러지며 잽싸게 도망치는 ‘리’.
‘리’를 살해하려고 기다리던 첩보원들을 뒤로한 채 ‘리’는 유유히 탈출하고, 그 일대는 통행금지가 걸린다.

이후, 첩보원들(‘왕지아즈’와 함께 했던 극단 단원들)과 함께 ‘왕지아즈’도 잡혀온다.
‘리’에게 보고하는 ‘장’비서.
‘리’의 비서는 이미 ‘왕지아즈’의 비밀에 대해 알고 있었으나,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한 확신이 필요했다고 한다.
그리고 ‘리’는 화를 내고, ‘왕지아즈’에게서 가져온 반지에 대해 자기 것이 아니라고 발뺌한다.
그들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관한 문서에 탄광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하고, 탄광으로 보내진 뒤 모두 처형된다.
(이 부분은 자세히 묘사가 안 되어 있지만, 절벽에 일렬로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상황으로 보아 절벽에서 총살을 시켜 절벽 아래로 바로 떨어뜨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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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에서도 볼 수 있듯이, ‘왕지아즈’는 갓 스물을 넘긴 숫처녀였다.
로맨틱 영화를 좋아하는 영화광이었고, 잘생긴 ‘광위민’의 권유에 의해 연극을 시작한다.
하지만, 항일운동에 열성적인 ‘광위민’의 꼬임에 의해 연극단원들과 ‘왕지아즈’ 모두 위험한 일을 벌이게 된다.
묘사는 잘 안되어 있지만, ‘왕지아즈’는 ‘광위민’에게 호감이 있었고, ‘광위민’ 역시 ‘왕지아즈’에게 호감이 있었다.
어찌어찌 하다 보니 ‘왕지아즈’가 ‘맥’부인 역할을 하게 되었고, 표적인 ‘리’를 꼬셔내기 위해 유혹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숫처녀였던 ‘왕지아즈’는 성경험을 미리 한다며 연극단원 중 한명과 동침을 하지만, 그 상황에서 ‘섹스’는 ‘사랑’ 과 같은 의미가 아니라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리’가 상해로 가버리는 바람에 우연히 벌어지게 된 살인.
그리고 모든 걸 잊기 위해 지냈던 3년.
평범한 혹은 비참한 피난생활 속에 ‘왕지아즈’는 첩보원으로의 활동을 수락하게 되고, 이제는 아예 ‘리’를 유혹하기 위해 만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리’와의 섹스.
친일파 ‘리’는 반드시 죽여야 할 나쁜 놈이지만, 남녀의 관계라는 것이 그런 정치논리의 문제와는 차이가 있다.
‘리’의 경계심을 허물기 위해 자기 스스로도 진심으로 ‘리’를 좋아해야 했고, 그래서 정말 ‘리’를 사랑하게 된 ‘왕지아즈’.
‘리’를 죽이기 위해 자신의 동료들이 가게 바깥에서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리’에게 알렸을 때, 과연 그것은 현명한 선택이었을까?
그 알 수 없는 비논리적이고 위험한 행동이 바로 ‘사랑’이라는 복잡 미묘한 감정의 결과다.
운명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사랑.
그것이 이 영화의 가장 핵심 스토리라 볼 수 있다.

영화의 시작부분이 영화의 끝부분과 같은 장면이다.
그 중간에 그간의 스토리가 회상처럼 삽입된 형식인데, ‘왕지아즈’의 운명을 두고 적절히 잘 배치되어 있다.
딱히, 뭐라고 평점을 주기에도 결론을 내리기에도 애매한 영화다.
이런 부류의 스토리는 십 수 년 전에 꽤 유행했던 적이 있던 포맷인 것 같은데, 약간은 한물지난 ‘스파이 로맨스’물의 분위기이지만, 배우들의 시선처리나 눈빛연기, 직접적이지 않게 상황 속에서 묻어 나오는 감정처리가 꽤 괜찮다.
파격적인 노출신과 베드신은 ‘왕지아즈’의 감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그다지 강렬하게 연출되지는 못한 것 같다.
두 사람의 치명적 사랑에 대해 느낄 수는 있었지만, 보다 섬세하게 연출했더라면 등장인물들의 심오하고 복잡한 감정을 보다 잘 느껴지게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제법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 영화에서 이런 종류의 작품성을 느낀 것이 제법 오랜만인 것 같다.

남자들보다는 여자들이 좋아할만한 포맷의 스토리이고, 일부 관객에게는 다소 따분하고 지루할 수 있다.
제목인 ‘색(色)’은 ‘섹스’ 나 ‘사랑’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고, ‘계(戒)’는 ‘경계하다’, ‘조심하다’ 등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데, ‘왕지아즈’ 보다는 ‘리’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 같다.
합쳐서 풀이하면 ‘여자를 조심하다’ 내지는 ‘사랑을 조심하다’ 등으로 풀이가 가능하긴 한데,
친일 행적으로 살해 표적이 된 악당 ‘리(양조위)’가 미인계로 접근하는 ‘왕지아즈(탕웨이)’의 사랑이 얼마나 위험한지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 정도로 해석해볼 수 있다.

개봉당시, 파격적 노출 외에는 별달리 호평을 받지는 못한 듯 하지만, ‘탕웨이’는 이 작품을 통해 확실히 주연급 배우로 발돋움 했고, 최근에는 국내 영화 ‘만추’에서 ‘현빈’ 과 촬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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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 그 위험한 色 - 신중, 그 잔인한 戒

1942년 상하이-회한. 막 부인(탕웨이)이 카페에 앉아 과거를 회상한다. 그녀가 왕치아즈라 불리던 그 때를….

  1938년 홍콩-시작.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과 함께 영국으로 간 아버지를 기다리는 왕치아즈는 대학교 연극부에 가입하게 된다. 그리고 무대에서 무엇인가를 느낀다. 연기를 통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자신이 연기에 열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왕치아즈는 무대 위에서의 떨리는 그 느낌, 그 찰나의 순간에 매료된다.

  그러나 연극부는 연극을 통해 애국심을 고취하려는 급진파 광위민(왕리홍)이 주도하는 항일단체. 그들은 친일파의 핵심인물이자 모두의 표적인 정보부 대장 ‘이’(양조위)의 암살계획을 세우고 광위민에게 마음이 있던 왕치아즈는 친구들을 따라 계획에 동참한다. 그녀의 임무는 자신의 신분을 위장하고 이의 아내(조안첸)에게 접근하여 신뢰를 쌓은 후 이에게 가까워 지는 것. 계획대로 이에게 접근한 왕치아즈. 처음 본 순간 두 사람은 운명적으로 서로에게 끌리지만 경계를 풀지 않는다. 그러나 계획이 진행되어가던 중, 이는 상하이로 발령이 나고 계획은 무산된다.

  1941년 상하이-재회. 홍콩에서 돌아와 학업을 계속하던 왕치아즈에게 광위민이 찾아와 다시 막 부인이 되어 더욱 권력이 강해진 이의 암살작전에 주도적 역할을 해주길 부탁한다. 이에 또 다시 만나게 된 왕치아즈와 이는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무언가 깊은 감정이 자신들의 속에 자리잡았음을 느낀다. 관계가 거듭될수록 이는 점점 경계를 풀고 그녀를 더욱더 깊이 탐하게 된다. 몸을 던져 마음을 얻은 왕치아즈 역시 연기가 아닌 실제로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1942년-절정. 두 사람은 비극적인 운명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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