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31.
거의 2주, 어쩌면 근 한 달을 질질 끌어오다가, 드디어 ‘안나 레이커’가 카멜리아 호텔의 회장 부부를 만났다.
‘안나 레이커’가 회장 부부의 딸 ‘조동백’이라는 사실이 드라마 상에서 밝혀진 이후 거의 2주 정도 만인 것 같다.
시청자들에게 모든 사실이 알려진 이후, 단지 우연에 우연을 겹치며 최대한 늦게 만나게 하기 위해 질질 끌어오던 스토리의 종지부를 찍었다.
3월의 마지막 날이다.
하긴, 가장 핵심 스토리이고,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부분이기 때문에, 최대한 질질 끌어서 방영편수도 늘리고 시청률도 잡는 일거양득인 셈이지만, 너무 노골적으로 질질 끌어서 상당히 짜증이 났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우연을 가장해서 만남을 막을 수는 없는 법.
결국 만났다.
역시 중견 연기자들이라 눈물 장면이 찡했다.
160회가 종영이니, 현재 128회니까 32회가 남은 셈이고, 일주일에 5일 방송한다 치면 25회니까, 이제 한 달하고 일주일 정도의 분량이 남은 셈이다.
그러면 종방인 160회는 달력에서 계산해보니, 5월 16일로, 셋째 주 월요일이다.
지난번 포스팅에서 언급했듯이, 중요한 이야기가 아직 남아있다.
드라마를 보던 어머니는, '이제 행복하게 잘사는 모습 나오겠네, 끝났네!' 하신다.
그러나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제부터다.
막장.
잊지 말자, 이 드라마는 막장 통속극이다.
설정에서 온갖 우연과 막장의 법칙을 그대로 계승했기 때문에, 그동안 싸질러 놓은 얽힌 설정을 풀어내야 한다.
그냥, 전래동화 같은 이야기라면 ‘착한 사람들은 잘 살게 되었고, 나쁜 짓 했던 놈들은 천벌을 받았대요.’ 하며 끝을 낼 수 있겠지만, 이제부터 풀어내야할 스토리는 ‘홍혜숙’과 ‘김도진’, ‘윤새와’의 이야기다.
뒤늦게, ‘선우’라는 인물이 갑자기 나타나서 철옹성 같던 ‘동해’와 ‘봉이’의 결혼에 태클을 걸고, ‘봉이’ 삼촌이 ‘안나’ 에게 청혼을 하려 하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지만 어차피 곁다리일 뿐.
극의 막판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가미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우화일 뿐.
지난번 포스팅에서 ‘홍혜숙’과 ‘김도진’, ‘윤새와’ 등에 대한 인물 탐구에서 언급했던 이야기들이 점점 스토리로 풀어내질 전망이다.
‘홍혜숙’은 어려서 부모를 잃고 카멜리아 회장 부부를 부모처럼 여기고 살아왔다.
처음엔 안 그랬겠지만, 30년이나 호텔 일을 맡아 오면서 아들 ‘김도진’을 낳았고, ‘김도진’에게 호텔을 물려 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고 살았다.
남편에게 숨겨진 전 여자, ‘안나’가 있다는 사실도 꽤나 충격적이었지만, 부모처럼 여기던 회장부부가 친딸을 찾았으니 더 이상 딸입네 하고 나서기도 뭣하고, 게다가 친딸과 친손자에게 호텔을 물려주려 할 것이 뻔 하기 때문이다.
악독한 ‘윤새와’는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해 철저히 사람을 농간하고 거짓말을 해왔지만, 본시 그리 나쁜 사람이 아니었던 ‘홍혜숙’은 자신이 처한 입장을 애써 잊으려는 듯 ‘윤새와’의 작당에 동조했다.
‘홍혜숙’이 착한 사람으로 남았더라면, 회장 부부가 친딸을 찾은 이후에도 상당히 미안해했을 터이지만, 친딸을 찾기 전에 ‘홍혜숙’을 적당히 나쁜 인물로 바꾸면서, ‘안나’와 ‘동해’에게 재산을 물려 주는 것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나쁜 짓 했으니 뺏겨도 싸다’의 여론을 형성한 것이다.
‘홍혜숙’으로부터 회장 부부의 딸이 ‘안나’이며, 자신이 그토록 싫어하는 ‘동해’가 친손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김도진’은 옥상에 올라가 분노와 울음을 터트린다.
어려서부터 아빠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랐지만, 결국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를 모두 뺏기게 되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모든 것을 보상해줄만한 호텔의 승계까지 막히게 된다.
재무 담당자로 ‘봉이’에게 구애를 하는 인물로 ‘선우’가 등장한다.
‘선우’는 재무 담당자로서 카멜리아 호텔의 재무를 담당하게 되었는데, ‘도진’이 ‘선우’에게 묻는다.
회장 부부의 친딸이 나타나게 되면 호텔 승계 문제가 어떻게 되는지.
‘선우’는 어차피 회장이 주식 증여를 통해 승계를 하려 했기 때문에, 모든 것은 회장의 의지에 달렸다고 답한다.
그렇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이야기는 호텔 승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마치 본처가 나타나서 떠밀려난 작은 마누라처럼.
하루아침에 남이 되어버린 듯 한 느낌의 ‘홍혜숙’과 ‘김도진’.
몇 주 간의 사전 설정으로, 그들의 악행으로 말미암아 된서리 맞고 알몸으로 쫓겨나는 것이 정당화 된 듯 하지만,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그들의 처지가 가여울 수밖에 없다.
이제부터는, 그들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어떤 발악을 하게 되고, 회장 부부가 친딸처럼 거둬들였던 ‘홍혜숙’을 어떻게 대우할 것인지, 자신을 평생 기다려온 ‘안나’와 ‘동해’를 안타까워하던 ‘김준’ 국장이 ‘홍혜숙’과 ‘김도진’을 위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가,
극의 막판에 숨 가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자, 이제 시작이라고요.
덧글
막장인데도 불구하고..; 깔끔하게 앞으로의 전개를 예측하셨네요.
자체시청률이 41.3% 를 넘었다고 하니, 일일드라마로써는 꽤나 성공한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