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함 혹은 자존심 Essay

나는 성격이 까칠하고 냉소적이며 예민한 편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들 속에서 융화되어야 살아가야할 필요성을 느끼면서 스스로의 성격을 고쳐나가고 어느덧 둥글둥글 해졌지만, 태생적으로 가진 그런 예민함이 뿌리째 바뀌지는 않는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것은 예민하다거나 까칠한 것 이전에 ‘자존심’이 센 것이다.
자존심이 세기 때문에 남들에게 못난 모습을 보이는 게 싫고, 허술한 면을 보이기 싫다.
그래서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하고, 싫은 소리 듣지 않게 잘 해야 한다.
즉, ‘까칠함’과 ‘예민함’이 ‘자존심’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남들에게 허술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스스로에게도 엄격한 기준을 세우기 때문에, ‘나는 이렇게 하는데, 너는 왜 못해!’ 하며 냉소적이게 된다.

자존심이 센 것이 오직 나만 가진 독특한 성격이라 볼 수는 없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존심이 있고, 남에게 나쁜 소리를 듣기 싫어한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자존심을 세우고 상처를 받는다는 것은, 아직 완전한 어른이 되지 못했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심리는 누구나 가지고 있고, 이런 ‘인정 욕구’는 어릴 때부터 많이 나타난다.
어린아이가 꾸중을 들으면 성질을 내거나 울어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자존심이 상했기 때문이다.
자기가 잘못을 했건 아니건 간에, 사람들이 내 편을 들어줬으면 좋겠다.
잘했으면 칭찬해주고, 잘못을 해도 감싸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사람들은 내가 조금만 실수를 해도 트집을 잡고 나무라는 것 같다.
인정을 받지 못하고 꾸중을 들으면 기분이 나쁘다.
자기 스스로가 못나 보이고, 그런 자신이 싫어 오히려 화를 낸다.
상대방 입장에서 보면, 잘못해 놓고 오히려 자기가 화를 내는 발칙한 상황이다.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으로 행동하는 사람은 타인과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아직 타인을 인정하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기술과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남의 잘못은 쉽기 지적하면서도 누가 내 잘못을 지적하는 소리는 듣기 싫다.
나에게 싫은 소리를 하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고, 남에게 싫은 소리를 하면 그 사람도 내가 그런 것처럼 싫어할 것이라는 생각을 잘 하지 못한다.

우리는 모두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한다. ‘나’ 아닌 ‘남’은 모두 ‘타인’이다.
남이 나를 먼저 이해해주기만을 바라면, 세상사람 아무도 이해를 받지 못할 것이다.
남에게 바라기 전에 내가 먼저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내가 싫은 것은 남에게 싫은 것이다.
자기중심적인 생각으로 ‘자존심’만 세우는 사람은 결코 다른 사람과 소통을 할 수 없다.
내게 자존심이 있는 것처럼, 남에게도 자존심이 있다.
내가 이해받고 싶다면, 상대방을 이해해야 한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받고 싶다면, 나 역시 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덧글

  • 머플리 2011/03/24 03:10 # 삭제 답글

    난 이글을 읽고 순간 아직까지도 내 성격조차,,

    자세히 분석해본적이 한번도 없었슴 ....인정...

    지금부터 생각하고 정리 해보는중...
  • fendee 2011/03/24 12:57 #

    나를 먼저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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