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혜숙과 김도진.
이번 회에서는 홍혜숙의 트라우마가 드러났다.
그렇다.
홍혜숙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스토리가 흘러가는 가운데 홍혜숙이 가장 두려워 하는 상황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는데,
이번 회에서는, 홍혜숙이 자다가 악몽을 꾸는 장면에서, 내가 생각했던 내용들이 그대로 화면에 담겼다.
홍혜숙은 원래 나쁜 인물은 아니었다.
안나에게도 친절했던 홍혜숙.
하지만, 남편인 김준이 미국 유학시절 만났던 여자가 안나 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동해가 안나와 김준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된 이후부터 악녀 역할로 바뀌었다.
윤새와가 자신의 신분상승과 허영을 위해 동해를 배신하고, 도진을 이용하려는 것과는 다른 종류다.
윤새와는 오로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동해도 버렸고, 도진을 이용하고, 시어머니인 혜숙을 협박할 뿐이기 때문에, 말그대로 악녀일 뿐이다.
혜숙은 어려서 부모를 잃고 카멜리아 호텔 회장의 비서로 일하다가 회장의 마음에 들어 딸처럼 지내게 된다.
그리고, 회장의 신임을 얻어 카멜리아 호텔 사장이 된 사람이다.
회장 부부는 제주도에서 태풍을 만나 딸을 잃어 버렸고, 수십년동안 수소문을 하긴 했겠지만 이미 잊혀져 가는 존재.
회장은 혜숙을 딸처럼 생각하고, 혜숙은 회장으로 인해 신분이 상승했으며 아들 도진이 호텔 승계까지 받게 되는 부분에 대해서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안나라는 여자의 등장으로 인해, 회장 부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김준과의 사이에 별 문제가 없는 것처럼 행동해야 했고, 며느리 새와를 쫒아낸것도 쉬쉬 해야한다.
그런데, 스토리는 우연에 우연을 거듭하는 막장으로 흘러,
혜숙이 가장 두려워 하는 두가지 일이 동시에 일어난다.
남편인 김준도 안나에게 뺏기고, 회장 부부의 친딸인 안나에게 회장 부부의 사랑마저 뺏기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혜숙은 남편도 뺏기고, 부모도 뺏기고, 돈과 지위도 모두 뺏기는 것이다.
혜숙의 트라우마는 바로 안나인 셈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내가 홍혜숙 이었다면 어떻게 대처했을까.. 라며 생각해본다.
하긴, 말로 얘기 하는건 쉽다.
나라면, 그냥 남편도 호텔도 내려 놓았을 것이다.
이미 마음이 떠난 남편을 잡는것도 부질없고, 원래 자기것이 아닌(안나가 나타나기 전에는 자기 것이라 생각했겠지만) 것에 집착해봐야 무슨 이득이 있겠나.
어차피 모든 것이 덮으려고 해도 밝혀질것을.
하지만, 이 드라마는 통속극이고, 혜숙은 짜여진 대로 행동한다.
자기가 가진 것을 뺏기지 않기 위해 악행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거짓말을 하고, 협박하고, 숨기는 일이다.
그래서, 모든 사건이 밝혀졌을때 혜숙의 위치가 더욱 위협받게 된다.
차라리, '나라면..' 이라고 언급했던 것처럼, 포기하고 내려놓는 자세였더라면, 좀더 이해받고 위로 받을 수 있었겠지만,
혜숙은 자기것을 지키기 위해 악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나중에 모든 사건이 밝혀질때 용서를 받기 힘들어진다.
과연 이 이야기는 어떻게 끝을 맺을 것인가?
특히나, 혜숙과 도진 모자의 처우가 궁금해진다.
둘다 쫒겨나면서 끝나는게 통쾌하긴 하겠지만, 혜숙의 처지에서라면 그렇게 행동했던게 이해될법도 하기 때문이다.
혜숙은 비록 악녀 캐릭터가 되긴 했지만, 그녀의 입장에서는 그녀의 그런 행동들이 애처롭게 여겨진다.
미워할수만은 없는 악녀인 셈이다
도진 역시,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사랑을 많이 받지 못했기 때문에 아버지에 대한 집착이 강했고, 동해가 배다른 형제라는 것을 알았을때 정신적 충격을 받는다.
더군다나, 아버지인 김준은 동해를 더 챙기기 때문에 더욱 배신감에 미울 것이다.
그래서, 안나와 동해, 그리고 태봉김치 일가에게 더욱 못되게 군다.
도진은, 안나와 동해가 나타나지만 않았더라면 카멜리아 호텔을 물려받아 재벌로 편안한 삶을 살게 되었을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모든 삶을 위협하는 그들의 존재가 미울수 밖에 없다.
하지만, 혜숙과 도진의 입장에서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저지른 악행을 용서할 수 있을까?
과연, 안나가 잃어버린 딸 동백이라는 사실을 알게된 회장 부부가 혜숙과 도진에 대해 어떻게 처신할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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