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불량남녀 (2010) Movie_Review

엄지원은 천상 여자.
여성스럽게 생긴 외모에 여성스러운 가냘프고 나약한 느낌의 목소리.
'천상 여자다' 싶은 그녀의 매력이 잘 베어 나온 영화다.

영화의 시작은 방극현 형사(임창정)의 육두문자 남발로 시작된다.
사실, 임창정이 영화에서 욕하는건 데뷔작인 '비트(1997)' 에서부터 시작된 거지만, 리얼함을 넘어서서 굳이 그렇게 욕을 많이 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때가 있다.
이번 영화에서 역시, 임창정의 연기 변신은 없었다.
임창정의 캐릭터라 하면,
멋있어 보이려 하지는 않으면서 이 세상을 힘들게 살아가는 평범한 혹은 궁상맞은 남자의 모습을 연기하는 것이다.
리얼함을 위해 육두문자 남발은 일상적이고, 약간의 코믹스러운 상황을 연출한다.
예전에는 좀 불쌍한 스타일이긴 해도 코믹스러움이 많았는데, 요즘 출연한 작품에서는 웃음기가 빠지고 좀더 리얼리티 쪽에 신경을 쓰는것 같다.
리얼함 이라는 점에서는 변화가 있었지만, 글쎄.. 그런 캐릭터(어두우면서 칙칙한)가 과연 관객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런지는 의문이다.

시나리오가 상당히 괜찮다.
몇가지 극단적인 사건(인질소동)은 현실적으로 극히 드문 일이고, 영화 후반에서 방극현이 시골에 내려간 김무령(엄지원)을 찾아가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다소 작위적인 면이 있지만, 이야기 자체와 그 이야기를 짜임새 풀어나가는 면에서는 제법 훌륭하다.
영화 초반부에는 신경질적인 방극현의 태도와 채권팀 직원인 김무령 캐릭터 때문에 좀 칙칙하지만, 중반부로 넘어가면서 두 사람이 서로 호감을 가지게 되면서 스토리 진행이 부드러워지고, 후반부에서는 방극현의 영화 같은 구애로 훈훈해지는 느낌이다.

그렇게 티가 났다고 하기는 힘들지만,
이 영화에서의 두 주인공인 임창정과 엄지원에게 감정 이입이 쉽지는 않다.
사실, 배우는 스토리에 인위적인 연기를 하는 것이지만, 은연중에 그들이 가진 감정이 드러나게 되어 있다.
실제로 연인이 아니고, 사랑하는 사이가 아닐테지만, 영화속 주인공에 감정 이입을 해서 서로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뭍어 나야 하는 것이 멜로물이다.
두 배우의 연기에 무리는 없었지만, 왠지 임창정과 엄지원의 관계가 상당히 어색하게 느껴진다.
상당히 사무적인 느낌이랄까?
멜로물에서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의 연기 호흡과 궁합이 중요하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전체적으로 무난하며 크게 흠잡을 만한 부분은 없지만,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부분도 없는 영화.

줄거리(스포일러)----------------------
간략하게 스토리를 정리해본다.
강력계 형사인 방극현(임창정)은 친구에게 보증을 섰다가 그만 모든 채무를 떠안고 만다.
대략 6천7백만원이나 되는 채무를 감당하기 힘든 쥐꼬리만한 월급의 방극현 형사는 매달 이자를 감당하기에도 버겁다.
하지만, 채권팀 직원인 김무령(엄지원)은 매 30분마다 전화를 해대며 괴롭힌다.

방극현은 업무 특성상 잠복을 한다거나 범죄자를 체포한다거나 하는 급박한 일이 많은데, 번번히 전화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김무령이야 자기 상관에게 교육받은 대로, 채무자가 이핑계 저핑계 대며 빠져나가려고만 할테니, 인정사정 봐주지 않고 괴롭히는게 일이다.
이런게 인간 사회의 딜레마랄까.
영화 초반의 이런 상황은, 처음엔 방극현의 시점에서 진행된다.
그러다보니, 귀찮게 전화해대는 김무령이 악마로 보인다.
말그대로, '세치 혀로 사람을 죽이는' 악독한 사람인 셈이다.
그러던 어느날도, 방극현은 김무령에게 화가 나서 육두문자를 날려대고, 화가 난 김무령은 자신을 경찰이라고 한 방극현이 정말 경찰인지 확인하기 위해 경찰서에 직접 찾아온다.
사실, 이렇게 화가 나서 만난다고 해도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방극현이나 김무령 모두 자신의 입장이 있을 뿐이다.
이런저런 일들로 만나는 횟수가 잦아지면서 서로에 대한 호감이 생기기 시작한다.

김무령의 시점에서는 많은 이야기가 전개되지는 않는다.
사실, 김무령은 결혼을 했었고, 남편이 사업을 하는데 아빠가 보증을 섰고, 사업이 실패하면서 부모님의 집을 뺏기게 된다.
(정확하지는 않다. 대충 그런류의 정황이다.)
아빠는 돌아가셨고, 아마도 남편과도 이혼한것 같다.
김무령은 자신으로 인해 부모님의 집을 잃어버린것이 가슴에 사뭇쳤을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돈을 벌어서 집을 되찾으려고 악착같이 일해온 것이다.
그런 와중에 채권팀에서 일하게 된 셈이다.
정황상, 김무령 처럼 결혼했던 여자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콜센터 밖에 없었을 테다.
콜센터 중에서도, 일하는 사람도 피곤하고 전화를 받는 사람도 치가 떨리는 채권팀인 셈이다.
김무령은 자신과 똑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괴롭히는 직업을 가지는 아이러니한 인물이다.

김무령과 방극현이 자주 만나게 되면서 도와주기도 하고 술에 만취해 김무령을 경찰서와 모텔에 재우기도 하는등 사이가 가까워지던 어느날, 김무령에게 시달리던 한 채무자가 김무령의 사무실을 찾아와 인질극을 벌인다.
우연히 김무령에게 찾아갔던 방극현은 김무령을 구하기 위해, 자신도 김무령에게 시달린 채무자라는 것을 증명해가며, 김무령에 대해 험담을 하며 인질범을 산만하게 한 사이에 사건을 해결한다.
그일 이후에, 김무령은 시골로 내려가고, 집도 찾고, 동네의 택시 콜센터에서 일한다.
갑자기 잠적해버린(?) 김무령을 찾아 시골로 내려오는 방극현(어느날 술에 만취해 자신의 고향집 주소를 반복하던것을 기억해서)은 우연히 무전기에서 김무령의 목소리를 듣고는 김무령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다.
무전기에서 들려온 방극현의 고백을 들은 택시 기사들과 승객들은 모두들 택시 회사에 집결(?) 한다.
이 부분이 좀 작위적이었다.
스토리를 좀더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 택시 기사들과 승객들이 두 사람의 로맨스에 관심을 가진다는 설정인데, 상당히 작위적인 부분이지만, 그래서 로맨스가 살짝 로맨틱해지긴 했다.
김무령은 겁이 났던 것이다.
이미 한번의 실패를 했고, 마음씨 착한(또 누군가에게 보증을 설것 같은) 방극현 때문에 자신이 또 힘들어질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다.
하지만, 사랑이라는게 그렇게 계산적일수만은 없는것.
둘은 결혼을 하고, 또 후배에게 보증을 서준 방극현을 의심하는 김무령의 호통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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