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포화 속으로 (2010) Movie_Review

간만에 만들어진 전쟁영화.
1945년 8월 15일 광복.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 발발.
그리고 1950년 8월 8일 영덕.

2달이 채 못 되어, 연합군은 낙동강 최후 방어선까지 밀린다.
이 땅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정치이념의 희생양이 되어 ‘전쟁’에 동원된다.
중학생, 고등학생들마저 ‘학도병’이라는 이름으로 전쟁터에 나가게 되는데, 이는 북한이나 남한이나 매한가지.
이념논쟁이건 통일전쟁이건 간에, 그들은 사랑하는 어머니의 품을 떠나 전쟁의 소모품이 되어야 했다.
전쟁으로 사망한 사람의 숫자 수백 만 명.

전쟁이 끝난 후,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룩한 현대의 대한민국에서는, 마치 ‘전쟁’ 이라는 것이 남의 나라 이야기인양 ‘개인주의’와 ‘환락’이 넘치고 있다.
영화를 보며 문득 우리의 처참했던 과거가 떠올랐다.
나 역시 전쟁세대가 아니어서 그 비참함을 체감하지 못했지만, 불과 50~60년 전에 있었던 이런 비참한 일들이 영화를 새삼 느껴졌으며, 여전히 휴전 상태인 대한민국에서 너무 긴장이 풀린 상태로 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어제도 북한에서 남한 초소를 향해 2발의 총을 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간만에 보는 전쟁 영화다.
비주얼 면에서는 국내외를 통틀어 꽤 고품질의 영상을 보여 주었다.
리얼한 전투 장면들은 어디에 내 놔도 손색이 없을 만큼 훌륭했다.

아이돌 그룹 ‘빅뱅’의 ‘탑’(최승현)이 ‘아이돌’ 출신으로는 드물게 스크린에 데뷔하는 영화다.
가수로 나올 때는 마냥 멋진 아이돌 스타로만 보였는데, 스크린 속에 비친 ‘최승현’의 모습은 예상과 달라 의외였다.
학도병으로 등장한 ‘최승현’은, 원래의 깊은 눈매가 잘 살아나 마치 많은 슬픔을 간직한 주인공 ‘오장범’(학도병 중대장) 본인처럼 여운을 남기는 깊은 눈망울을 보여줬다.
가수로 무대에 설 때의 ‘탑’은 어른스럽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영화에서는 소년의 풋풋함이 많이 느껴져 정말 ‘소년’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비슷한 눈매를 가진 2PM 의 ‘옥택연’도 이미 드라마에서 꽤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주었는데, 아무튼 ‘아이돌’ 이라는 편견을 말끔히 씻어내고 흡입력 있는 멋진 연기를 보여주었다.

‘최승현’(탑)이 1987년 생으로 올해 24살이고, ‘권상우’가 1976년 생으로 올해 35살.
11살이나 차이가 나지만, 권상우는 헐리웃의 전형적인 반항아 캐릭터인 ‘제임스 딘’처럼 제멋대로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며 최승현과 11년이라는 나이차가 느껴지지 않게 비슷한 또래의 역할로 연기했다.
동네 깡패 우두머리로 나온 ‘구갑조’(권상우)는 반항적이고 말썽꾼이면서도 미워하기 힘든 캐릭터인데, 무게감에서는 오히려 연기 초년생인 ‘최승현’이 더 멋져 보였다.
짙은 눈썹과 깊은 눈망울 때문인지, 최승현의 외모와 연기가 꽤나 흡입력이 있었는데, 앞으로 스크린에서 좋은 활약을 보일 것 같다.

‘김승우’와 ‘차승원’의 무게감 있는 연기도 좋았다.
전쟁 영화에는 비련의 여주인공이 있기 마련인데, 이번 영화에서는 로맨스 에피소드가 없기 때문에 그런 배역은 없지만, 짧게나마 마음씨 따뜻한 간호사 역으로 나온 ‘박진희’ 와 아들을 전쟁터로 떠나보내는 어머니 역을 연기한 ‘김성령’의 모습이 매우 순수하고 아름다워 보였다.

실화를 영화로 꾸미다 보니, 북한군 소좌 ‘박무랑’(차승원)이 보편적인 악당 캐릭터로 그려져 다소 작위적이기는 했지만, 실제로 북한군을 11시간이나 막아낸 학도병 71인의 영웅담이기 때문에 그런대로 무난하게 보였다.

전체적으로 지루하지 않고, 너무 작위적으로 억지 눈물을 짜내려고 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했고 전투장면의 영상미도 매우 훌륭했다.
전체적으로 잘 만들어져 완성도는 높다는 느낌이지만, 오락물로 보기에는 너무 진지했고, 뭔가 새롭다는 느낌도 부족했고 강렬함도 없었다.
큰 특징은 없는 무난한 평작.

이 영화를 통해, 새삼스럽게 6·25 전쟁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P.S.
스크린샷을 정리하기 위해 다시 꼼꼼히 되짚어 보았다.
실화가 바탕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영화로 만들기 위해 가상의 이야기가 삽입되었고, 곳곳에 복선이 깔려있고, 그 복선들이 하나 둘 실마리를 찾아가는 형식으로 잘 짜인 각본이다.
오장범(최승현)은 학도병이다.
학도병들은 군사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로 전장에 투입되었는데, 직접 전투를 수행하기 보다는 대체로 전쟁터에서 총알을 나르거나 뒤치다꺼리를 할 경우가 더 많았을것이다.
실제로, 영화 ‘엽문 2’에 보면 나오는 장면에서 알 수 있듯이, 1차 세계대전 당시 징집되었던 중국인들 대부분은 군사훈련을 받지 못하고 전장에 투입되어 전투에 참여하기보다는 총알을 나르는 역할 등의 허드렛일을 주로 담당했고, 6?25 전쟁 당시에 남한에서도 지게에 각종 전쟁 물자를 나르는 역할로 투입된 일반인들이 많았다.
더군다나 아직은 겁이 많고 순수한 소년들이, 아무리 적이라고 해도 총을 쏘아 사람을 죽인다거나 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소년 ‘장범’은 자신이 총을 쏘았더라면 구했을 사람이 눈앞에서 처참히 공격당하는 모습을 목격한다.
그 사람은 병원으로 옮겼지만 죽게 되고, 그 사건이 복선이 되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장범이 북한군 소좌 ‘박무랑’(차승원)을 향해 쏘는 한발의 탄환에 특별한 의미가 부여된다.
반항아 캐릭터인 ‘구갑조’(권상우)가 개인주의적인 성향과 반항적인 이미지를 깨고, 친구 학도병들을 돕기 위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기관총을 쏘아대는 장면, 나약한 안경잡이 학도병이 탱크를 부수기 위해 폭탄을 안고 뛰어드는 모습들.
친구에게서 빼앗은 라이터로 폭약을 터트리는 학도병.
깡패 ‘구갑조’가 친구들을 위해 싸우는 장면을 비롯해 나약했던 ‘오장범’이 학도병들의 리더가 되어가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그 외에 좀 불필요하다 싶은 작위적인 장면들이 있는데, 폭파되는 다리를 뒤로한 체 멋지게 나서는 ‘강석대’(김승우)대위의 모습이라던가, 마치 ‘람보’처럼 기관총을 들고 쏘아대는 ‘구갑조’(권상우)의 모습 등은 상당히 작위적이고 교과서적인 연출이었다.
12시에 공격하겠다고 선언하고, 자신이 한 말을 그대로 지키기기 위해 기다려주는 박무랑(차승원) 소좌의 모습은 현실감이 떨어졌다.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적 재미를 이끌어내기 위해 꾸며낸 이야기들과 멋지게 연출된 장면들이 많았음에도 의외로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는데, 작위적으로 연출된 부분들은 느낌이 그리 강렬하지 않았고 신파적으로 느껴졌다.


영화줄거리(네이버)------------------

71명 학도병의 감동실화 | 6월, 그들을 기억하라!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한국 전쟁이 시작된다. 압도적인 화력으로 무장한 북한군은 파죽지세로 남쪽으로 진격을 거듭하고, 남한군의 패색은 짙어져만 간다. 전 세계가 제 3차대전의 공포에 휩싸이자 UN은 엄청난 수의 연합군을 대한민국에 파병할 것을 결정한다. 이미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남측은 연합군의 도착을 기다리며 낙동강 사수에 모든 것을 내걸고 남은 전력을 그곳으로 총집결 시킨다. 

 포항을 지키던 강석대(김승우)의 부대도 낙동강을 사수하기 위해 집결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하지만 이제 전선의 최전방이 되어버린 포항을 비워둘 수는 없는 상황. 강석대는 어쩔 수 없이 총 한 번 제대로 잡아 본 적 없는 71명의 학도병을 그곳에 남겨두고 떠난다. 유일하게 전투에 따라가 본 적이 있다는 이유로 장범(T.O.P.)이 중대장으로 임명되지만, 소년원에 끌려가는 대신 전쟁터에 자원한 갑조(권상우) 무리는 대놓고 장범을 무시한다. 총알 한 발씩을 쏴보는 것으로 사격 훈련을 마친 71명의 소년들은 피난민도 군인들도 모두 떠난 텅 빈 포항에서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른 채 석대의 부대가 다시 돌아오기만을 기다린다.

 영덕시를 초토화 시킨 북한군 진격대장 박무랑(차승원)이 이끄는 인민군 766 유격대는 낙동강으로 향하라는 당의 지시를 무시하고 비밀리에 포항으로 방향을 튼다. 영덕에서 포항을 거쳐 최단 시간 내에 최후의 목적지인 부산을 함락시키겠다는 전략. 박무랑의 부대는 삽시간에 포항에 입성하고, 국군사령부가 있던 포항여중에 남아있던 71명의 소년들은 한밤중 암흑 속을 뚫고 들려오는 소리에 잠을 깬다. 고요함이 감돌던 포항에는 이제 거대한 전운이 덮쳐 오고, 낙동강 전선에 투입된 강석대 대위는 학도병들을 걱정할 틈도 없이 시시각각 모여드는 인민군 부대와 맞서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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