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당신은 아름답다 (2010) Documentary

잔잔한 감동이 있는 다큐멘터리.
볼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봐두기를 권한다.

‘아이누’는 7천 년 전부터 일본 ‘홋카이도’ 지방에 흩어져 살던 소수 민족이다.
그들은 깊은 눈, 오뚝한 코, 짙은 눈썹을 가졌으며, 문자는 없었고, 구전으로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아이누’ 족은 현재 홋카이도에 2만 여명이 살고 있으나, 순수혈통은 몇 백 명 되지 않는다고 한다.
‘아이누’는 아이누어로 ‘인간(人間)’ 이라는 뜻이다.

홋카이도 지방, 즉 일본열도 북쪽에 살고 있었는데, 러시아와 분쟁이 발생한다.
두 나라 사이에 ‘아이누 족이 어느 민족에 속하는가.’ 로 다툼이 일어났고, 일본은 아이누 족을 일본에 편입시키기 위해 그들의 문화를 억압했고 언어를 없앴다.
그들의 이름을 일본식으로 개명했고, 그들의 언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 내레이션을 하는 재일동포 ‘김수향’씨의 말처럼, 일본이 아이누 족에 저지른 ‘민족말살 정책’은 이후에 일본이 동아시아 여러 지역을 점령하면서 한국과 중국, 동남아시아 등의 국가에서 그대로 적용하여 사용되는 표본이 되었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점령한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도, 상투를 틀어 기르던 긴 머리카락을 자르게 하였고, 창씨개명을 강요했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교에서는 수업시간에 한국말을 쓰지 못하게 하고 일본말을 가르치는 등 아이누 족에게 저질렀던 것과 비슷한 민족문화 말살정책을 펼쳤었다.

아이누족의 역사를 보면,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수탈을 당하고 차별과 억압을 받은 한국의 역사와 닮은 점이 많다.
그들의 외모는 일본인들과 좀 다르다.
다큐 상에서 나오는 사람들은 순수한 아이누 혈통이 아닌 경우가 많아서 일본인의 얼굴을 많이 닮아 있지만, 인터뷰 하는 사람 중 몇몇은 정말 보편적인 일본인들과는 다르게 생겼다.
쟁쟁한 스모(일본씨름) 선수 중에는 하와이에서 건너와 선수가 된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의 외모처럼 아이누 족의 외모도 보편적인 일본인과는 매우 다르게 생겼다.
흑백사진 속에 나오는 옛날 아이누족의 모습은 동양인 보다는 서양인(러시아계통)에 가까워 보이기도 한다.
동아시아는 북방과 남방 국가 사람들의 외모가 다르다.
북방계 종족의 특징으로는 짙은 눈썹과 쌍꺼풀, 건장한 체격 등을 들 수 있지만, 아이누족의 경우에는 딱히 이런 특징으로 분류하기도 애매해 보인다.
아무튼, 동양인 보다는 서양인의 외모를 가진 아이누 족.
오사카 였던가. 그 지역 출신 사람들은 외국인처럼 생긴 사람이 많다던데, 듣기로는 고대 일본에는 원래 여러 민족이 살았었다고 한다.
한국의 경우에도, ‘단일민족’이라고 자랑처럼 얘기하곤 하지만, 막상 사람들 얼굴 생김새를 잘 살펴보면 지역별로 생김새에 차이가 있다.

어찌되었건, 과거 재일 한국인들이 일본인들로부터 개 보다 못한 취급을 받으며 온갖 억압과 차별 속에 살아온 역사와 유사하게, 아이누 족 역시 일본어로 ‘이누(개)’ 라고 놀림을 받으며 차별을 받고 살아왔다.
그런 뿌리 깊은 차별의식 때문에, 취업할 때도 막상 얼굴을 보며 면접을 보면 퇴짜를 맞고, 결혼할 때도 아이누와 결혼을 하지 못하게 하며, 아이누와 결혼을 하면 호적에서 파버리겠다는 말도 들었다고 한다.
내 눈에는 완전히 서양인처럼 생긴 일부 아이누 족을 빼고는 다른 일본인과 크게 차이나 보이지는 않지만, 일본인들 눈에는 역시 그 차이가 확실히 보이는가 보다.

이야기는 주로 남매인 여동생 ‘사카이 미나’와 오빠 ‘니탄’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아이누’ 것을 감추고 부끄럽게 생각하며 살아온 그들.
어느 날, 이 남매를 중심으로 그들 자신의 민족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고 떳떳하게 아이누  임을 밝히기 위한 공연인 ‘아이누 레블스(아이누 반란자)’를 기획한다.
아이누 언어로 노래하고 아이누 전통춤을 추며, 오빠인 ‘니탄’은 아이누의 감정을 담은 랩을 선보인다.
‘미나’와 ‘리탄’의 말에 의하자면, 일본에 한류 붐이 불자,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 음식이 유행이 되었고, 일본의 젊은 청년들에게 있던 한국에 대한 편견이 긍정적으로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런 것처럼, ‘아이누레블스’ 공연과 같이 음악과 춤으로 대중들에게 자신들을 소개해서 편견을 없애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실제로, 이들의 이런 행보가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고 한다.

사실, 일본의 현대 문화에는 관심이 많긴 하지만, 일본의 전통과 역사에 대해서는 아는 게 거의 없다.
나 역시 일본에 대한 반감이 마음속 깊이 있기 때문에, 애증의 관계라고나 할까?
이 다큐를 통해 ‘일본 속의 또 다른 일본’을 알게 된 것 같다.
일본이 자국 내의 소수민족을 말살하기 위해 저지른 만행에 대해 수박겉핥기 정도로나마 조금은 알게 되었고, 자신들과 생김새가 다른 사람들을 ‘개(더럽고 냄새 난다는 의미)’ 취급 하는 것이 재일 한국인에게만 그런 것이 아니었구나 싶었다.

중반부까지는 살짝 지루하게 느껴지지만, 후반부에서 잔잔한 감동을 준다.
‘사카이 미나’가 외국인(?)인 ‘로이’를 만났고, ‘로이’는 ‘아이누가 나쁜 것이 아니라, 사회가 잘못된 것이다’ 라며 ‘미나’를 위로해줬으며, ‘미나’는 ‘로이’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아름답게 바라봐준 것에 감동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에키투후피리카(당신은 아름답다)’ 라는 노래를 만들었다.
그 노래의 독특한 선율과 아름다운 가사가 감동을 준다.

가사는 이러하다.
“비의 향기. 바람의 소리.
눈이 달린다. 당신은 아름답다.
당신은 아름답다. 있는 그대로 아름답다.
두려워하지 마. 있는 그대로의 당신이 좋다고.
당신이 가르쳐주었어, 있는 그대로의 나면 된다고.
당신은 아름답다. 있는 그대로 아름답다.
무엇도 두려워하지 마. 있는 그대로의 당신이 좋다고.”
(중간에 일부 가사가 빠졌을 수 있음)

그렇잖아도, 최근에 쓴 에세이 중에 ‘있는 그대로 봐줄 수는 없는가’ 라는 내용의 글을 쓴 적이 있어, 이 노래 가사와 묘하게 일치했다.
억압과 핍박, 차별을 받으며, 스스로 아이누족인 것을 창피하게 생각하고 감추고 싶어 했던 사람들.
‘미나’의 말처럼, 그들은 마치 몸의 일부를 떼어놓고 살아가는 것처럼, 일본사회 속에서 ‘마이너리티(소외자)’ 였다.
불편한 시선, 취업차별, 결혼 반대, 놀림.
그들이 얼마나 마음의 상처를 받으며 살아왔을지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인터뷰 하는 사람들 대부분 생각이 깊어 보였고 마음이 여려보였다.
‘미나’의 말이 한 가지가 더 있는데, 일본인들의 성향에 대한 이야기다.
일본인들은 남들과 다른 것을 거부한다.
그리고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기 때문에, 스스로가 마음에 상처가 있고 슬픔이 있을 것이라 한다.
그런 모든 사람들에게 ‘당신은 있는 그대로 아름답다! 라는 가사 말은 전 인류에게 보편적으로 감동을 줄 수 있는 아름다운 가사 말이 될 것이다.

아이누족의 삶의 방식에 대해 이야기 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른바 현대인들의 ‘에코생활(eco life)’이다.
자연이 주는 모든 것에 감사하고 지나치게 많은 것을 가지려 하지 않는 마음.
애니메이션 ‘모노노케 히메’ 에서 보여주었던 세계관이기도 하다.
일본사회는 아이누 족 같은 원주민들을 차별하면서도, 실상 그들의 정신세계 깊은 곳에는 이런 동질성이 있다.

아이누 족이 털이 많다던데, 그러면서 ‘미나’가 학교 다니던 시절 다리털을 면도기로 밀고 다녔던 일화를 얘기해준다.
그리고  그녀의 팔뚝이 비치는 장면들이 몇 번 나오는데, 정말 털이 까맣고 굵다.
아이누 족이 원래 여자들도 그렇게 털이 많다는 것인지 명확하지는 않는데, 털이 많아서 좀 낯설게 보이기는 했다.
그리고 아이누 족은 입술 주변에 문신을 했었다고 하는데, 그들에게는 성인이 되었음을 상징하고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이라 한다.
이 풍습 역시 일본 본토인들의 억압에 의해 없어졌다고 한다.
‘사카이 미나’와 ‘니탄’ 남매는 둘 다 예쁘고 잘생겼다.

의외의 감동이 있었고, 이런저런 생각할 거리들을 많이 던져준 다큐였다.


줄거리 스크랩(네이버)------------------------
깊은 눈, 오뚝한 코, 짙은 쌍꺼풀, 수북한 털을 가진 7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일본의 소수민족 아이누. 민족 특유의 전통적 생활관습을 지키고자 했던 아이누의 신념과는 달리 일본 정부는 수년간 억압하고 핍박하며 그들의 존재를 부정했지만, 현재까지 약 2만 여명의 아이누가 홋카이도에 살고 있다. 한편, 미나를 중심으로 젊은 아이누들은 ‘아이누레블스’ 라는 그룹을 결성해 자신들의 정체성과 차별을 알리기 위한 랩, 노래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아이누레블스는 자연과 음악을 사랑하는 아이누의 전통문화를 알리고 자신들의 꿈을 이루기 위한 공연을 준비하는데...

 아이누족? 아이누는 7천년 전부터 일본 홋카이도와 러시아 사할린, 쿠릴 열도 등지에 분포하던 소수 민족이다. 메이지 정부는 아이누의 전통적 생활관습을 금지하고 강제 이주, 토지 약탈은 물론 민족말살을 위한 동화 정책을 펼쳤다. 일본인들과 다른 외모와 풍습을 지녔다는 이유로 아이누는 오랜 시간 억압과 차별을 견뎌야만 했다. 이로써 독특한 문화를 고수해왔던 아이누의 전통 문화는 파괴되었으며, 급격히 인구가 감소했다. 현재, 홋카이도에는 약 2만 여명의 아이누가 거주하고 있으며, 이중 순수혈통은 극히 일부다.
----------------------------------------------


핑백

  • F.G. : (역사채널e) 얼룩진 이름 (20160804) 2016-08-05 13:48:35 #

    ... 토의 사람들과 조선 땅의 사람들을 구별 지어 차별을 하였을 것이다. 연관링크:(리뷰) 당신은 아름답다 (2010) - 아이누족 관련 다큐 리뷰http://fendee.egloos.com/10601968 ---------------------------------------------------- ... more

  • F.G. : (뉴스) '600여년 핍박' 아이누 소수민족 인정…일본, 사과는 없어 (20190422) 2019-07-18 03:06:41 #

    ... ;categoryId=39987 아이누 족에 관한 다큐멘터리 리뷰가 있으니 참조. (리뷰) 당신은 아름답다 (2010) (2010.10.28)http://fendee.egloos.com/10601968 ‘아이누’족은 7천 년 전부터 일본 북부 ‘홋카이도’ 지역에 살던 원주민이다.현재의 평균적인 일본인의 외모와 달리 몸에 털이 많고 이 ... more

덧글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393733
4671
11048521

google_myblogSearch_side

▷검색어

Flag Counter styl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