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의 연기 Essay

우리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며 배우의 연기를 평가하곤 한다.
'일상생활에서 처럼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배우의 연기를 높이 평가하며, 발연기를 하는 배우들에게 '자연스럽게' 연기해야 한다고 종용한다.

하지만, 착각하는것이 있다.
바로 그 '자연스럽게' 라는 점이다.
과연,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그 모습이 자연스러운 것일까?

가장 상징적인 비유는 연극무대에서의 연기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연극배우의 연기는 TV나 영화에서의 연기와 다르다.
카메라 줌이 없는 연극 무대에서는 배우의 얼굴이 잘 보이고 표정 변화가 눈에 잘 띄도록 눈썹과 눈화장등을 진하게 한다.
그래야, 멀리 앉아있는 객석에서도 대략적인 배우의 표정을 엿볼 수 있다.
또한, 마이크를 대고 연기를 하는것이 아니기 때문에(소극장의 경우) 배우는 큰 음량으로 또렷하게 대사를 연기해야 한다.
또한, 동작이 커야 하고 목소리에서 감정의 변화가 느껴져야 하기 때문에 다소 과장이 있다.
TV나 영화상에서는 작은 표정변화도 줌(Zoom)을 통해 볼 수 있고, 나지막한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그래서, 연기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
이렇게만 비교했을때는 연극배우의 연기가 비현실적이고, TV나 영화에서의 배우의 연기가 일상생활에서처럼 자연스럽게 보여질 수 있다.
하지만, 연기자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카메라에 비춰지는 모습이 최대한 자연스럽게 비춰지도록' 연기하는 것이다.

생각을 해보자.
내 주변에 가상의 카메라가 있다고 가정하고, 내가 하는 행동이나 말하는 것이 과연 그 카메라에 자연스럽게 비춰질까?
틀린건 아니다. 내 삶의 모습 그대로를 비추는 것이기 때문에 리얼 그자체이겠지만, 관객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야 하는 연기자는 그렇게 연기할 수 없다.

카메라의 각도와 시선처리, 햇빛양의 조절, 카메라 구도에서의 동선과 몸동작, 정확한 발음과 감정표현.
하지만, 우리는 실제 생활에서 그렇게 감정표현을 하고 말을 하지 않는다.
실생활의 우리는 카메라에 맞춰 동선을 그리며 움직이지도 않고, 얼굴이나 몸동작에 감정이 그대로 실리지도 않고, 대체로 말도 웅얼거리듯이 한다.
가상의 카메라가 있다고 생각하고 내 모습을 떠올려보면 쉽게 느낄 수 있다.
현실속의 내 모습으로는 카메라 앞에서 있는 모습 그대로 보여준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배우가 되는게 아니다.
배우는 카메라를 통해 비춰지는 자신의 모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마이크를 통해 대사가 정확히 들리도록 발성연습을 해야하며, 카메라를 통해 보는 모습이 어색하지 않도록 동선도 그려봐야 하며, 읖조리는 대사에 맞는 감정이 얼굴이나 몸동작에서 느껴지도록 훈련해야 한다.

훌륭한 배우는 노력과 연습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자연스러워 보이는 배우의 연기는, 그렇게 보이도록 꾸며진 것이지 실제로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것이 아니다.

시대가 변하고, 관객의 요구와 컨텐츠의 특성이 변하고 있는 요즘, 연기의 방식도 많이 바뀌고 있다.
이제는 리얼버라이어티나 리얼리티쇼, 일반인 출연 같은 다양한 컨텐츠들이 생겨나고 있어서, 연기연습을 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TV에 출연하게 되었고,
정말로 일상처럼 자연스러운 모습 그대로를 보려는 사람들의 요구도 많아졌기 때문에, 그 양상은 많이 바뀌어 가고 있다.
하지만, 간혹 리얼리티(혹은 다큐) 프로그램이 제작진에 의해 사전에 지도를 받고 조작된 경우가 뉴스에 나오곤 한다.
여전히, 관객에게 짧은 시간동안 재미와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좀더 극적인 반전이 필요하고 실생활 보다는 좀더 오버된 모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쇼를 하라.'
우리는 쇼를 하고 있을 뿐이다.

실생활에서도, 내향적이고 소극적인 사람은 그 표현이 매우 소극적이고 감정표현이 극히 자제되어 있다.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자기 PR 을 해서 자기의 몸값을 높이고, 인정을 받고, 주목받고, 성공을 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실제의 자기모습이 아닌 제3의 인물을 연기해야 한다.
'그런 사람' 인것처럼 보이기 위해 자기 자신을 꾸미고 연기하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하다보면 변화된 자신이 자기 자신인것처럼 인식되기도 하지만,
타인에게 보여지고 싶어하는 모습으로 사는 것은 나 자신이 아닌 만들어진 나일 뿐이다.
우리는 '타인' 이라는 카메라를 향해 쇼를 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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