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정무풍운 진진(Legend of the Fist The Return of Chen Zhen, 2010)(정무문,견자단) Movie_Review

이게 참 재미난 영화다. ‘이소룡’에 대한 오마주 같은 영화랄까.
‘견자단’은 이 작품 이전에 이미 엽문 시리즈를 통해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였다.
애국심 고취와 중국인의 자긍심을 불러일으킬만한 대단히 원초적인 스타일의 영화.

‘견자단’은 원래 액션스타다.
진지한 로맨스 보다는 영화 시작과 동시에 불꽃 튀는 액션을 보여주는 액션스타였다.
그런 그가, 갑자기 애국심 고취용 영화에 등장하는 것이 낯설게 보이기는 한데, 그래도 이 영화 ‘정무풍운 진진’은 엽문 시리즈 보다는 덜 직접적으로 애국심을 고취하는 형태라서 중국 이외 국가의 관객이 보기에 덜 부담스럽다.
우리나라에 ‘장군의 아들’ 시리즈가 있었듯이, 이번 영화 ‘정무풍운 진진’도 중국인들에게는 그런 비슷한 분위기의 영화라 할 수 있다.

제목 ‘정무풍운 진진’에 ‘정무’ 와 ‘진진’이라는 글자가 들어간다.
왠지 낯설지 않은 글자들인데, 제목만으로도 ‘정무문’의 ‘정무’ 와 ‘정무문’의 주인공인 ‘진진’이 등장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영화 ‘정무문(精武門)’은 지난 20세기의 가장 유명한 액션스타인 ‘이소룡(브루스 리)’이 죽기전에 남긴 몇 안 되는 유작중 하나다.


1972년 작품인 ‘정무문’을 웬만한 사람은 거의 다 봤을 것이다.
TV에서도 몇 번이나 재방영 되었고, 오래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워낙 유명세를 타고 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액션영화를 좋아하는 성인남성이라면 대부분 이 영화를 봤을 것이다.
이번 영화는 ‘이소룡’ 주연의 영화 ‘정무문’의 후속편 격이다.

우습지만, 한국에서도 1977년에 똑같은 이름의 영화 ‘정무문’이 개봉되었다.
물론, 홍콩배우 ‘이소룡’의 짝퉁인 ‘여소룡’, ‘브르스 레’라는 이미테이션 이름으로 한국 배우가 주인공을 했다.
하긴, 당시는 홍콩에서 활동한 한국 액션배우들도 꽤 있었고, 한국에서 홍콩 액션 영화가 워낙 인기가 많았기 때문에 이렇게 홍콩의 액션영화를 흉내 낸 짝퉁 영화들이 많이 제작되던 시기였다.

그 사이에 ‘정무문’이 얼마나 많이 리메이크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리메이크된 작품 중에 최근에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이연걸’이 주연을 한 ‘정무문(1994)’이다.
하지만, ‘이연걸’의 ‘정무문’은 원작과 분위기가 상당히 다르다. 조금은 부드럽다고 할까?
마지막 대결 신도 세트장에서 연출이 되어서 느낌이 많이 다르다.
그 후, 2010년에 견자단이 주연을 한 ‘정무문’ 영화가 탄생한 것이다.
‘이연걸’의 ‘정무문’은 과거 ‘이연걸’ 영화의 특성 그대로 온가족이 관람가능한 수준으로 제작되었는데, 잔인한 장면이 없고, 누가 죽거나 하는 설정이 없다.
반면, ‘견자단’이 주연한 영화 ‘정무문’은 ‘이소룡’이 주연했던 원작 영화와 동일하게 살인이 난무하는 모습 그대로다.

이 영화는 참 재미난 영화다.
이 글의 서두에 ‘이소룡의 오마주’라고 표현한 것 그대로, 이 영화에는 원작인 1972년 ‘정무문’의 모습 외에도 ‘이소룡’의 다른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다름 아니라 ‘흑협’이라는 가면을 쓴 캐릭터의 등장이다.
‘흑협’ 캐릭터는 ‘이소룡’이 미국에 살던 시절 잠깐 출연했던 영화의 캐릭터다.
원작 ‘정무문(1972)’ 에는 나오지 않는 캐릭터이지만, 이 영화에서는 ‘이소룡’의 많은 모습들을 담으려는 듯 ‘흑협’ 캐릭터를 추가해 넣었는데, 상당히 많은 부분에 등장한다.
재미있는 점은, 이 영화에 등장하는 ‘흑협’ 캐릭터는 1996년에 영화화 되었는데, 이때 주연을 한 배우가 ‘이연걸’이었다.
‘흑협’이 등장하는 것에 관해서는 우리에게는 ‘정글북’의 실사 판 영화에 출연한 배우 ‘제이슨 스콧 리’ 가 주연한 ‘이소룡’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드래곤 (Dragon : The Bruce Lee Story, 1993)’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리고, 이소룡 특유의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꺾는 모습이라던가, ‘키요오~’ 하는 추임새라던가, ‘쌍절권’을 휘두르는 모습, ‘영춘권’ 특유의 빠른 주먹질, 쓰러진 적의 머리를 발로 짓눌러 숨통을 끊는 ‘절권도’의 액션, 권투하듯 가볍게 움직이는 발 동작들이 그대로 묘사되었다.
말 그대로, ‘이소룡’이 부활한 듯하다.
‘견자단’ 과 ‘이소룡’은 잘 매치가 안될 것 같지만, ‘견자단’이 연기한 ‘이소룡’의 느낌이 썩 잘 어울렸다.
이 영화는 ‘이소룡에 의한, 이소룡을 위한, 이소룡의 영화’ 라고 하겠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원작 영화의 후속이야기로 전개되기 때문에, 원작을 보는 것이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굳이 안 봐도 독립적인 이야기로 생각하고 볼수도 있겠다.
원작 ‘정무문’에서는, ‘진진’이 유학에서 돌아와 사부님의 원수를 갚기 위해 ‘홍구도장’을 찾아가 일본 패거리들을 죽인 후 잠적하고, 일본인들이 ‘정무문’ 도장의 동료들을 죽인다.
이에 화가 난 ‘진진’이 돌아와 일본군을 향해 발차기를 하는 모습을 마지막 장면으로 영화가 끝이 난다.
원작에서는 복수를 위해 살인을 한 ‘진진’이 일본군에 달려드는 모습과 함께 총소리가 나기 때문에 그가 죽는 것을 암시했는데, ‘이연걸’ 주연의 ‘정무문’ 에서 ‘진진’은 살아서 피신한 것으로 묘사되었고, 이 영화 ‘정무풍운 진진’ 에서도 ‘진진’이 홍콩으로 피신한 걸로 설정되었다.
‘진진’은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독일군에 맞서 싸우는 연합군들에게 탄약을 날라다준다.
당시 중국은 연합군을 지원하기 위해 중국인들을 보냈지만, 그들이 한 역할은 그런 전쟁 보조역할 이었던 것이다.
전쟁에서 승리했지만 중국은 냉대를 받았고, 심지어 중국을 침략하려는 일본에게 간섭을 받기 시작한다.
이미 청도를 일본에게 내주고, 주 무대인 상하이 에서도 일본군은 중국인들을 핍박하기 시작한다.
전쟁터에서 친구 ‘기천문’이 죽자, 자신이 죽은 것으로 위장하고 ‘기천문’ 행세를 하며 일본에 대항한 독립운동을 하는 ‘진진’.
독립운동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고 독립군을 돕기 위해 카사블랑카 술집에 투자자가 된다.
돈 많은 투자자 행세를 하며 많은 사람들과 사귀고 독립운동을 하는 ‘진진’.
거기에서 일본군 스파이 ‘키키(원래 일본인)’와 로맨스에 빠져든다.
중국인들을 정치적으로 이간질하여 내분을 일으키려는 것을 막으려고, 마침 개봉한 영화 ‘흑협’의 코스튬 의상을 입고 출현한 ‘진진’.
이후, ‘진진’은 ‘흑협’ 코스프레로 자주 출동한다.
일본 대좌는 ‘키키’가 입수한 사진으로 그가 ‘기천문’이 아니라 ‘진진’ 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홍구도장’에서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진진’에게 복수하기 위해 마지막 일전을 준비한다.

사실, ‘견자단’의 액션스타일은 ‘이소룡’의 그것과는 상당히 다르다.
약간 킥복싱 같은 느낌의 액션을 구사하던 ‘견자단’은 영화 ‘엽문’에서는 ‘영춘권’ 스타일의 액션을 구사했었고, 이번 영화에서는 ‘이소룡’의 무술 스타일을 묘사하는 것이 맞았겠지만, 역시 그의 스타일은 ‘이소룡’의 액션스타일과는 많이 다른 실전무술형 액션이다.
하지만,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꺾는 모습이라던가, ‘이소룡’ 특유의 추임새(기합소리)를 흉내 내어서 ‘이소룡’을 모사하고 있다는 생각은 확실히 들었다.
액션 스타일이 다르면서도 그에게서 ‘이소룡’의 모습이 엿보였다.
‘견자단’은 원래 아주 빠른 실전형 액션을 구사하는데, 아마도 춤을 추는 것 같은 고전적인 무술이 아니라 실제 싸움 같은 빠르면서 리얼리티가 있는 실전무술형 액션을 추구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액션 스타일은 다르지만, 그런 그의 모습에서 ‘이소룡’의 재빠른 모습이 풍겨져 나왔다.
와이어 액션이 제법 사용되기는 했지만, 총알을 피하고 이곳저곳으로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그 모습이 어찌나 재빠른지, 적어도 액션에서 만큼은 기대 이상의 감동을 준다.
원래, ‘견자단’은 이전에 출연한 액션 영화들에서 본인 특유의 실전무술형 액션을 많이 보여왔는데, 이런 스타일을 바꾸지 않고 자신만의 ‘이소룡’ 스타일을 만들어 냈다고 봐야겠다.

‘이소룡’은 상당히 왜소한 몸매였다.
체지방은 거의 제로지만 어깨도 좁은 편이었고 키도 작았다.
물론, 한때는 엄청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우락부락한 근육의 거대한 상반신과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날개근육을 보이기도 했지만, 그가 유작으로 남긴 영화에서는 전체적으로 왜소한 편이었다.
‘견자단’ 역시 어깨는 좁은 편이지만, 선명한 초콜릿 복근과 우락부락하면서도 탄탄한 말근육의 상반신을 노출하고 있다.
적어도 영화상에서 보인 체격 조건에서는 견자단도 ‘이소룡’ 못지 않게 훌륭하다.

그동안 ‘견자단’이 출연했던 기존의 영화들에서는 너무 액션이 강조 되어서 드라마성이 부족했고 로맨스도 거의 없었지만, 이번 영화를 통해서 연기의 폭도 많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변장을 위해 붙인 가짜 콧수염이 상당히 어색하기는 했지만, 역시 근래의 중화권 액션배우 중에서는 ‘견자단’ 형님이 최고다.
이 영화를 통해 최고의 액션스타로 확실히 거듭나는 듯하다.

PS.
‘키키(서기)’와의 로맨스 장면들 때문인지 중간부분에서 약간 스토리가 늘어지는 지루함이 있다.
하지만, 그 외에 이것저것 볼거리가 풍성했다.

PS.2
‘홍구도장’의 주인이자 일본군 대좌의 아버지(진진에게 죽은) 역할로 나오는 남자는, 사실 이연걸 주연의 ‘정무문’ 편에서 진진의 일본 여자 친구의 삼촌으로 나온 배우이다.

스크린샷---------------------------


덧글

  • Glen 2010/10/08 12:53 # 답글

    정무풍운은 견자단이 주연한 TV드라마 정무문의 후속입니다.
  • fendee 2010/10/08 13:37 #

    아, 그렇군요. 중국TV 를 볼수 없으니 몰랐군요.
  • Legna 2010/10/08 21:46 # 답글

    견자단 주연의 TV시리즈는 KBS 에서 방영해서 꽤 인기를 끌었었죠.
    내용상으로는 견자단이 출연한다는 것 이외에는 TV시리즈와의 접점을 찾기는 힘들더군요. 과거 회상씬도 TV시리즈와는 많이 달랐고... 다만 TV판 오프닝에서도 나왔던 공중에서 세명차기가 거의 비슷한 구도로 나온다는 점은 눈에 띄었습니다.
  • fendee 2010/10/08 22:59 #

    아.. 그렇다면, TV 시리즈와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단정하기는 힘들겠군요.
    견자단의 액션중에 날아서 세명 걷어차기와 뒤돌려 차기는 자주 보이더군요.
    과거 영화에서는 킥복싱(?) 에서처럼상반신 돌려서 팔꿈치로 치는 장면도 자주 나왔었는데, 이제는 정통 무술쪽으로 가면서 그 모습은 보기 힘들어진듯 합니다.
  • 맨하탄 2010/10/09 04:53 # 삭제 답글

    사실 정황상 진진이 곽원갑의 제자이기 때문에 영춘권과 절권도는 쓸수가 없는거였는데
    진진이 허구인물이기 때문에 이소룡이 나름 자신의 무술을 접목했다고 봐야겠죠
    참고로 중국역사상 3대무술인중의 한명인 곽원갑의 가전무술은 미종권이었습니다.
  • fendee 2010/10/09 05:45 #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미종권을 검색해보니 알것 같네요.
    이연걸 주연의 '정무문' 에서 곽가의 미종권 시범을 보이는 장면이 있었다는것도 잊고 있었네요.
    지금보니 견자단의 무술과는 완전히 다르군요, 물론 이소룡과도 다르구요.
    미종권은 전체적으로 팔동작과 다리동작이 크고, 팔을 둥그렇고 크게 휘젓는 장면이 많은것이, 이연걸이 거의 그대로 재현했다고 보여지는데, 원작인 이소룡의 정무문에서나 견자단의 정무문에서와는 완전히 다른것같습니다.
  • 맨하탄 2010/10/09 16:08 # 삭제 답글

    참고로 검색 해보시면 곽원갑이 학가권의 창시자로 나오는데...이건 잘못 와전된것입니다
    곽가권이 맞는 표기입니다만 즉 곽씨가문의 권술 = 미종권 이라는 말이구요
    미종권을 더 발전시킨사람이지 창시자는 아니라는겁니다... 오해없으시길..
  • 맨하탄 2010/10/09 16:20 # 삭제 답글

    참!!! 곽원갑은 미종권을 더욱 집대성하여 미종예라 개칭했으며 그후 정무체육회 즉 정무문을 설립하게 됩니다.
  • 니폰 때리는 굿 2010/10/31 23:59 # 삭제 답글

    검정액 흑표 케릭터로 자단씨

    니뽄놈들 혼 내는 영웅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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