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나라 (A State Of Mind, 2004)(북한)(영국 BBC방송) Documentary

포스터에 적힌 '뉴스에서 본 북한은 잊어라' 라는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단순한 의미로, '못먹고 못사는' 이미지가 일부 사람들의 모습이라는 류의 냄새를 풍기는데,
과연, 이 다큐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어디까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꾸며진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핵문제로 점점 세계로 고립되어가던 2005년.
북한은 이례적으로 영국의 한 방송사에 다큐 촬영을 허가한다.
가이드와 통역을 반드시 대동하게 했지만, 다른 어떠한 통제도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은 주인공(?)인 13살 현순이와 11살 송연이가 전승기념일 매스게임을 준비하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으며,
현순이와 송연이의 집을 방문해 그들의 생활을 보여주고, 두 소녀가 매스게임을 연습하는 모습, 백두산을 관광하는 모습등을 담았다.
그리고, 현순의 어머니와 할아버지, 아버지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말을 하는지 촬영한다.
북한의 언론통제는 완벽하기 때문에, 그들은 평양시내 이곳저곳을 마음대로 촬영한다는것 자체에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는듯 하다.
그래봐야 평양 시내와 학교, 소녀들의 집과 백두산 동행이 전부다.
그리고, 대미의 전승기념일 매스게임 현장.

편견?
그래, 어릴때부터 반공교육을 받으며 자라왔고, 통제된 북한의 내부 사정을 알 수 있을리 없다.
우리가 접하는 정보라는게, 북한에서 선전용으로 제작해서 보여주는 화면이나 우리네 언론사나 정부에서 전해주는 말들 뿐이다.
북한 사람들은 머리에 뿔이 달렸다고 믿었다는 사람들이 있긴 했지만, 정보가 제한적이라서 잘 모를 뿐이지 잘못 알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평양은 '선전용도시'다.
평양에 사는 200만 시민들 역시, 그들의 특권(축복받은) 이라고 생각한다.
선전도시이기 때문에, 다른 지방이나 시골 보다는 배급사정도 좋고, 고위층 간부도 많으며, 생활이 훨씬 윤택하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찢어지게 가난한' 북한사람은 아닌것이 틀림없다.
그들의 집에는 제한된 방송이 나오기는 하지만, TV와 라디오도 있고, 가족들이 먹을 풍성한 음식이 있고, 심지어 미키마우스 인형도 있더라.
미국을 그렇게 싫어라 하는데, 미키마우스가 있다는게 좀 아이러니 했다.
영국 방송진이면, 미국인들과 한 핏줄이다.
그들은 학교에서 영어도 배운다.(물론, '적을 알아야..' 라는 의미일수도 있다.)
재미있는 점은,
북한은 노동자, 농민, 지식인의 3계층으로 분류가 되어 있는데, 이들이 사회적으로 동등하다고는 하지만, 분명 어떤 차이가 존재한다.
김일성 대학에서 교수로 있는 송연네 아버지, 노동자 계층인 현순네 아버지.
두 집을 방문 촬영한 장면에서 보면, 두 집 사는 살림살이가 많이 차이 난다는걸 발견할 수 있다.
하긴 그렇다.
사람 사는걸 어떻게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겠나.
똑같은 집에, 똑같은 옷에, 똑같은 음식을 먹고, 똑같은 가전제품을 쓰게 할수는 없을테지만, 분명 두 소녀의 집안은 틀려보였다.
심지어 교수의 딸인 송연이는 침대도 쓴다.
북한의 전 인민이 평등할꺼라는 환상은 잊어라.
그들 역시, 능력과 집안에 따라 차등하게 살고 있다.
이들의 삶과 시골의 삶이 천지차이일 꺼라는 것은 말을 안해도 알 수 있다.
현순네 가족이 여행허가증을 발급받아 시골의 친구를 방문하는 장면에서, 북한 시골사람들의 노는 모습이 우리네 70~80년대 사람들 사는 모습과 비슷한것 같았다.
모여서 줄다리기 하고, 양(남한은 돼지였는데)을 잡고.

그리고, 현순과 송연은 다시 매스게임을 준비한다.
사실 그 모습이 그리 낯설지만은 않은게, 우리나라도 과거에는 매스게임을 많이했다.
어떤 정치적인 선전문구는 없었지만, 곤봉을 돌리거나 인간탑을 쌓거나 카드섹션을 하는것은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가을운동회때 선보이기 위해 그런 매스게임을 준비하곤 했는데, 정말이지 그런게 싫었다.
평양의 수많은 학생들이 수많은 시민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준비하는 매스게임.
그들은 그런 집단 체조를 통해 그들의 사상과 체제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려 한다.
우리와 틀린점이라면, 좀더 체조(마루운동이나 리듬체조 같은)가 많다는 점인데, 냉전시대의 소련에서 수많은 체조선수들이 활약한것이 새삼 떠올랐다.

그들은 오랫동안 세뇌되어 왔다.
그리고, 자식세대에 똑같이 세뇌를 시키고 있으며, 서로서로 세뇌를 시키고 있다.
여기서 '세뇌' 는 어떤 이념을 주입시키고 믿게 만드는 것을 말하고 싶은 의미에서 사용했다.
그리고, 어떤것이 더 좋다나쁘다의 의미는 아니니, 갑론을박은 사절한다.
주민들은 외부세계로부터 철저히 고립시킨후, 가치관과 정치이념을 세뇌시켜온지 어언 50년.

2004년도에 촬영한 영상이기 때문에 현재와는 또 많이 다를텐데, 영상속에서는 주민들을 위해 시장을 건축하는 장면이 나온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시장' 이 필요하고, 제한적이긴 하지만 '자유' 가 필요해 보였다.
건설노동자인 현순의 할아버지는, 시장을 짓고는 있는데, 그 시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분명, 우리가 편견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들은 자유를 심하게 억압받고 지독한 통제속에 살아가며 찢어지게 가난할 것이라고 생각할런지 모르지만(나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은 어느정도 자유롭게 삶을 살아가고 있고, 적어도 평양의 사람들은 찢어지게 가난하지는 않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그들이 '생각' 의 자유를 억압받고 있다는 점이다.
세뇌의 시간이 길어져, 이제는 서로서로 생각을 감시하며, 자기 스스로 억압하는 지경에 이르렀을 것이다.

생각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은 정말 무서운 일이다.
물론, 어느정도의 통제는 필요하다.
사람이 생각하는대로만 산다면 정말 위험할테니 말이다.
남의 집 물건이 탐이나도(생각에) 그런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
이웃집 여자도 건드려서는 안된다.
그런것을 통제하기 위해 예로부터 도덕과 관습은 있었다.
하지만, 현재 북한의 정치지도부가 하고 있는 이런 통제는, 인간의 본질을 흐트리고, 존엄성에 위해를 가하는 수준의 통제이다.
공산주의네 민주주의네 하는 것들을 떠나서, 분명 그들은 잘못된 짓을 하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인간의 생각과 행동에 대한 통제는, 서로간의 이해상충을 완화하는 정도 수준의 것이어야 한다.

P.S.
이런 영상물을 통해, 그들에 대해서 더 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될듯하다.

네이버 영화줄거리 스크랩------------------

우리가 북한에 대해 알고 싶었지만 결코 알 수 없었던 모든 것 평양 소녀 현순와 송연이의 지상 최대의 쇼! 뉴스에서 본 북한은 잊어라 전세계인들을 놀라게 한 화제의 다큐멘터리

북한 최고의 행사인 전승기념일 매스게임에 참여하게 된 여중생 13살 현순이와 11살 송연이는 김정일 장군님께 자랑스런 모습을 선보이기 위하여 열심히 연습에 임한다. 카메라는 연습이 시작된 겨울부터 공연이 있는 9월까지 강도 높은 훈련을 오로지 당에 대한 충성심으로 이겨내는 모습과 더불어, 때론 가끔 연습을 몰래 빼먹기도 하고 공부하라는 부모님의 잔소리가 지겹기만 한 여느 십대 소녀들과 같은 모습을 지닌 평양소녀 현순이와 송연이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가게 된다. 이를 통해 이제까지 한 번도 우리에게 있는 그대로 공개되지 않았던 평양에 사는 중산층 가정의 일상생활이 여과 없이 드러나면서 그 동안 교과서와 뉴스에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또 다른 북한의 현재 모습을 들여다보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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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서러운 저주 2014/01/13 13:41 # 삭제 답글

    저 영화는 2004년도에 찍은건데 송연이와 현순이의 가정집을 보니까 우리나라의 1970년대수준정도로 그나마 북한에서는 중류층에 속하는 가정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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