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방자전 (2010) Movie_Review

‘조여정 벗다!’ 라는 말을 먼저 하게 될 만큼 ‘조여정’의 노출 연기로 이슈가 되었던 영화.
이 영화에 대해서 얘기를 하면 조여정의 벗는 연기를 먼저 꺼내게 된다는 점이 조금은 안타깝지만, 1981년생 (30살) 이면서도 여전히 동안의 얼굴에 귀여운 이미지를 고수하던 조여정이 본격 성인 연기에 도전한 작품이기 때문에 귀여운 이미지로만 그녀를 생각해오던 관객들에게는 매우 놀랍고 파격적인 영화였다고 할 수 있다.
가슴크기가 큰 연예인은 그간 ‘송혜교’가 주로 언급이 되었지만, ‘조여정’의 벗은 모습을 보니 그에 견줄만하다.
그동안 ‘주연 급’이기는 하지만 주연은 하지 못했던 ‘조여정’.
아역 출신 탤런트들이 귀여운 아역의 이미지를 벗고 성인 배우로 탈바꿈하기 위해 마치 통과의례처럼 노출 연기를 하는 것처럼 과감한 노출 연기를 했는데,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시간이 좀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남자 관객 입장에서는 행복한 영화였지만, 여배우가 이미지 변신을 위해 노출 연기를 시도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한편으로는 안타까움이 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조여정’ 만큼이나 파격적인 노출 연기를 한 또 다른 배우가 있는데,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모르는 사람은 잘 모르는 ‘류현경’이다.
‘조여정’의 노출이 크게 이슈가 되면서 그에 가려져 ‘류현경’의 파격적인 노출 연기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조여정’이 연기한 ‘춘향’ 만큼이나 파격적인 노출 장면을 선보인 ‘향단이’ 역의 ‘류현경’이 아역 배우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열연을 펼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1983년생(28세)인 ‘류현경’은 초등학교 6학년이던 1996년에 설 특집극 ‘곰탕’에서 ‘김혜수’의 아역인 어린 ‘순녀’ 역으로 방송에 데뷔하여 조연급으로 주로 활동해 왔다.
이 영화에서도 비중은 꽤 높지만 조연으로 만족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조여정과 더불어 파격적인 노출을 선보이고 있다.
(PS. 포스터를 보니 ‘류현경’의 얼굴이 없고 주연배우 이름에서도 빠져있다.)

1976년 일본의 영화 ‘감각의 제국’처럼 성기노출이나 삽입묘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 2007년 홍콩의 영화 ‘색계’처럼 음모노출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이 영화가 한국 관객들에게 충격적인 것은 동안의 마스크와 귀여운 이미지로 각인된 두 여배우가 전라 연기를 펼쳤다는 점이다.

춘향전의 외전?
사실, ‘춘향전’의 ‘외전’이라 할 만한 이야기들을 들어본 적이 있다.
원래는 ‘춘향’이 무척 추녀였고 ‘향단’이 절세미인이었으며, ‘이 도령’이 연애를 했던 대상이 ‘춘향’이 아닌 ‘향단’이었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기존에 대중들이 알고 있던 ‘춘향전’의 이야기를 비틀어 외전격의 이야기를 해학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4각 관계.
‘이몽룡(류승범)’, ‘방자(김주혁)’, ‘춘향(조여정)’, ‘향단(류현경)’의 은근한 4각 관계를 다루고 있는데, 이야기의 무게는 ‘몽룡’과 ‘방자’가 ‘춘향’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삼각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향단’의 극중 비중은 낮은 편이다.

이 영화에 대해 심도 있게 얘기하려니 아무래도 줄거리를 자세하게 설명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하의 내용은 매우 자세하게 내용을 다루는 스포일러 이므로, 영화를 재미있게 감상하시려는 분은 읽지 마시기 바란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조선시대.
어느 날 ‘이’ 서방은 당시 통속소설을 쓰는 남자를 불러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로 쓸 수 있는지를 물으며, ‘이’ 서방(방자)의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양반인 ‘몽룡’의 몸종이 된 ‘방자’는 천민이다.
신분계급이 있던 당시에 기생도 천민계층이었는데, ‘춘향’은 비록 기생의 딸로 태어났지만, 춘향의 어머니인 ‘월매’는 딸을 사대부집 아낙처럼 공부도 시키고 곱게 키운다.
우연히 기방에 들렀다가 ‘춘향’의 노래를 듣게 된 ‘몽룡’과 ‘방자’.
둘 모두 첫눈에 ‘춘향’에게 반하고 만다.
그때 동네 건달로 보이는 남자가 ‘춘향’의 노래를 듣고 싶다며 추태를 부리고, ‘방자’가 힘으로 그 남자를 제압한다.
이때 ‘춘향’과 ‘향단’의 놀라는 표정.
이 사건을 계기로 이들의 만남이 시작된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평민’이나 ‘천민’도 조그만 갓을 쓴 것 같다. 양반은 챙이 넓은 갓을 써서 그 신분의 고귀함을 표시했고, 평민들도 상업 등으로 부를 축적한 경우 이렇게 양반의 갓을 흉내 내어 챙이 짧은 갓을 쓰기는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천민인 ‘방자’가 양반인 ‘몽룡’을 이길 수 없다.
‘몽룡’은 ‘춘향’을 만나기 위해 ‘방자’를 보내려 한다.
하지만 ‘방자’는 썩 내키지 않는다. 자신도 ‘춘향’을 좋아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몽룡’ 집안에 객으로 있는 ‘마’ 노인과 함께 생활하는 ‘방자’.
‘방자’는 여자 후리는 기술에 도가 튼 ‘마’ 영감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마’ 영감의 스승은 전라도 한량이신 ‘장판봉’.
‘방자’는 무려 2만 명의 여자와 잤다는 희대의 카사노바인 ‘장판봉’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다는 ‘마’ 영감의 테크닉을 전수받기 시작한다.
우선, ‘춘향’과의 만남을 성사시키기 위해 ‘향단’이를 꼬드기는 기술을 전수해준다.
‘마’ 영감의 기술은 기가 막히게 먹혀들어서 ‘방자’는 손쉽게 ‘춘향’과 ‘몽룡’의 만남을 성사 시킨다.
하지만, 이는 모두 ‘월매’의 모략에 의한 것이었다.
의도적으로 양반집 자제에게 접근 시켜서 ‘춘향’의 신분을 상승시키고자 하는 ‘월매’의 의도로 계획된 일.

사실, 좀 까불까불하고 가벼운 이미지의 ‘류승범’이 ‘몽룡’이고, 듬직하고 멋진 이미지의 ‘김주혁’이 ‘방자’로 설정된 것부터가 이 영화의 비틀기를 상징하고 있다 하겠다.
‘김주혁’의 이미지는 오랫동안 멜로 영화에 출연하면서 만들어져 온 것이기도 하지만, 그 결정적인 계기는 그에게 명성을 주었고 얼굴을 확실히 알리게 해준 인기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2005)’에서 강력계 말단 형사 ‘최상현’을 연기하면서 부터였다고 할 수 있다.
그 드라마에서 ‘김주혁’은 약간 건들건들하고 처음 본 사람에게도 반말을 하는 약간 능글맞고 건방진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 캐릭터가 이 영화 ‘방자전’ 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큰 키에 호남 형 얼굴, 싸움 잘하고 수영도 잘하고 고기도 잘 굽는(?) 방자.
바로 이런 캐릭터 설정에서 춘향전 비틀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외모나 성품은 좀 떨어지지만 양반 신분인 ‘몽룡’, 외모와 성격은 훌륭하지만 천민 신분인 ‘방자’.
인간적인 호감과 물질적인 신분차이를 비틀어 ‘김중배의 다이아몬드가 그렇게 좋더란 말이냐’ 식의 신파적 이야기가 깔리게 된다.
‘춘향’은 ‘방자’에게 더 호감이 있지만, 신분상승을 위해서는 ‘몽룡’과 맺어져야 하는 것이었다.

처음 넷이 산으로 물놀이를 간 그날.
‘몽룡’보다는 ‘방자’에게 관심을 보이는 ‘춘향’의 언행.
이 뻘쭘한 상황의 마음 속 진실은, ‘몽룡’도 알고 ‘춘향’도 알고 ‘방자’도 다 알고 있다.
서로 말은 안 하지만, 동물적 짝짓기 본능은 이미 이런 상황을 짐작하게 하고도 남는다.
이런 애매한 관계 속에서 ‘춘향’을 차지하기 위한 ‘몽룡’과 ‘방자’의 경쟁이 시작된다.

‘방자’에게 관심을 보이는 ‘춘향’에게 잘 보이기 위해 ‘방자’를 깎아내리는 ‘몽룡’.
‘몽룡’은 ‘방자’가 ‘춘향’과의 만남을 성사시키기 위해 ‘향단’에게 접근하여 ‘마’ 영감에게 배운 몹쓸(?) 기술을 사용했다는 것을 까발리며 비아냥댄다.
살짝 실망한 표정의 춘향.
자리에서 일어서던 ‘춘향’은 발을 접질리고, ‘방자’는 물에 빠진 ‘춘향’의 신발을 건져오기 위해 멋진 수영 솜씨를 선보인다.
이게 ‘결정타’다.
그녀의 물건을 소중하게 건져오는 모습에 놀란 표정의 ‘춘향’.
그리고 방자는 ‘춘향’을 업고 산을 내려간다.
왜 ‘몽룡’이 업지 않고 ‘방자’가 ‘춘향’을 업었을까?
‘몽룡’의 말에 의하면, ‘차개굴기’ 란다.
‘차개굴기’가 무슨 말인가 싶어서 검색해 봤는데,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고사 성어인 줄 알았더니, 그냥 말 그대로 ‘차갑게 군다.’는 말이었다.(차갑게 굴기)
즉, ‘춘향’에게 호감이 있는 ‘몽룡’이 당연히 ‘춘향’을 업을 거라고 예상할 수 있을 때, 오히려 차갑게 굴어서 더 안달이 나게 한다는 뜻이란다.
아무튼, ‘몽룡’의 ‘차개굴기’는 오히려 ‘방자’와 ‘춘향’이 가까워지는 계기가 된다.
‘몽룡’은 ‘춘향’이 ‘방자’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이미 눈치 챘지만, ‘춘향’이 자신을 만나는 의도 자체가 양반 신분인 자신과 사귀어 신분상승을 노리는 의도가 밑에 깔려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애초에 천민인 ‘방자’가 자신의 경쟁상대가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러한 점을 비꼬아 말한다.

안되는걸 알면서도 ‘방자’는 ‘춘향’을 욕심내기 시작한다.
‘춘향’이 비록 기생의 딸로 천민의 신분이지만, 빼어난 미모를 이용해 양반의 정실로 들어앉으면 신분상승이 가능하다.
‘방자’ 역시 ‘춘향’에게 그런 의도가 있다는 것을 알기에 ‘춘향’을 욕심내는 것이 망설여지지만, 춘향에 대한 욕망을 어쩔 수 없다.
그래서 ‘마’ 영감에게 갖가지 비법을 전수받는다.
‘춘향’을 불러내어 가만히 팔을 괴고 누워 어깨를 쳐다보는 ‘뒤에서 보기’로 춘향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방자’가 ‘춘향’의 마음을 어느 정도 휘둘렀다고 생각할 무렵, ‘춘향’은 ‘몽룡’에게 유혹의 편지를 보내온다.
망연자실한 ‘방자’, 그리고 그날 밤 ‘춘향’과 ‘몽룡’은 합방을 한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배가 아프다는 ‘몽룡’.
‘마’ 영감의 말에 의하자면 합방은 했지만 자지는 않았다는 것.
마음이 급해진 ‘방자’는 ‘마’ 영감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마’ 영감은 극약처방을 내린다.
다짜고짜 ‘춘향’의 방에 들이닥쳐 하룻밤을 치르는 것.
‘방자’가 이긴 듯하지만, 그 사건 이후 ‘춘향’과 ‘몽룡’은 정식으로 합방을 하고, ‘방자’는 또 망연자실하여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방자’의 방을 찾아온 ‘춘향’은 또다시 ‘방자’와 정사를 나누고 서약서를 받는다.
(‘몽룡’에게도 서약서를 받았다.)

얼마 후, ‘몽룡’은 과거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한양으로 가게 되고, ‘방자’에게 시켜 자신이 ‘춘향’에게 써준 서약서를 몰래 빼오라고 한다.
서약서를 찾다가 들통 난 ‘방자’.
‘방자’가 찾던 서약서라며 건네준 서약서를 ‘몽룡’에게 가져다준다.(‘방자’는 까막눈이다)
하지만, 그 서약서는 ‘방자’의 서약서였으니.

표면적으로는 ‘몽룡’의 승리처럼 보였지만, 실은 ‘방자’의 승리였던 셈이다.
패배감과 굴욕감을 느끼는 ‘몽룡’.
‘몽룡’은 동행하던 ‘방자’를 남겨두고 다른 하인과 한양으로 떠난다.

이후 ‘방자’는 외거노비가 되어 본래의 ‘몽룡’의 집에는 다달이 돈만 보내고 춘향의 집에서 살며 장사를 시작한다.
‘몽룡’도 떠나버린 마당에, ‘방자’와 ‘춘향’의 연애를 눈감아 주는 ‘월매’.
‘방자’는 사업수완이 좋아 ‘월매’의 추천으로 관가의 호방과 거래를 터 관가에 물건을 납품하며 장사가 번창하게 된다.

그리고 남원 현감이 된 ‘변학도’와 어사에 급제한 ‘이몽룡’이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제수를 받게 된다.
과거에 급제했음에도 보잘것없다고 느끼는 ‘몽룡’에게 내시는 뭔가 남들과는 차별화된 미담 같은 게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조언을 한다.
(어사들은 관리들의 부패를 감시하고 미담을 수집했다고 한다.)
과거 시험을 치르고 나자 공허함을 느낀다는 ‘몽룡’과 과거 시험에 합격하는 것이 단지 예쁜 여자들을 후리기 위한 수단이라는 ‘변학도’의 대화.
그 순간, ‘이몽룡’은 기막힌 계획을 세운다.

우리가 여태껏 알고 있던 ‘춘향전’에서는, ‘변학도’가 나쁜 놈이고 ‘이몽룡’이 암행어사 출두를 외치며 ‘짜잔~!’ 하고 나타나 ‘춘향’을 구하는 아름다운 이야기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이런 아름다운 ‘미담’에 비틀기를 시도한다.
‘변학도’와 ‘이몽룡’은 이미 아는 사이였고, ‘이몽룡’이 계략을 꾸며 미담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사기극을 펼친다는 이야기로 각색한 것이다.
‘변학도’는 ‘변태 성애’적인 기질이 있다.
‘몽룡’은 가학성과 수치스러움을 즐기는 ‘변학도’에게 남원에 가면 ‘춘향’이라는 계집이 있고, ‘춘향’이가 겉으로는 아닌척하지만 실은 ‘변태성애자’라고 거짓말을 한다.
그 외에도, 남원고을에는 ‘몽룡’이 장원급제 했다고 이미 소문이 파다하게 퍼진 상태다.
‘춘향전’ 원전에서는 ‘몽룡’이 장원급제한 사실을 숨기고 거지꼴로 남원 고을에 돌아온다고 되어 있지만, 이 영화상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이미 ‘몽룡’이 장원급제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정하고 있다.

아무튼, 현감으로 부임한 ‘변학도’는 돌아이 같은 행동으로 고을 육방(이방, 호방 등)들을 가볍게 제압(?)하고 춘향을 부르는데.
술을 따르라고 하자, ‘춘향’은 자신은 기생이 아니라며 콧대를 세우고, 변학도는 말리는 ‘방자’를 구타하고 ‘춘향’을 옥에 가둔다.
그리고 춘향에게 작업(?)을 시도하는 그때, ‘방자’가 나타나 소란을 피우고, 뒤늦게 암행어사 출두를 외치며 ‘몽룡’이 등장.
사실, 옥에 갇힌 ‘춘향’을 만난 ‘방자’는, 이 모든 일이 사전에 ‘몽룡’과 ‘춘향’이 모의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하지만, 워낙 본심을 숨기고 거짓말을 잘하는 양반을 믿지 못하는 ‘방자’는 ‘춘향’을 지키고 싶었던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자작극은 잘 마무리 되고, 미담의 주인공이 된 ‘몽룡’은 두 품계나 높아지게 되고, ‘춘향’도 ‘몽룡’의 정실이 되게 되었다.
그리고 ‘방자’는 마지막으로 ‘춘향’에게 사랑한다고 고백을 하는데, 한양으로 떠나게 된 ‘춘향’은 자기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방자’을 버리고 갈 수 없어 동행하기를 청하고, 이를 거부하는 ‘몽룡’에게 사기극을 고발하겠다고 협박한다.

어찌되었건, 그렇게 아슬아슬한 삼각관계가 나름 행복하게 이어지던 어느 날, 산으로 물놀이를 간 세 사람.
‘방자’가 자리를 비운사이 ‘몽룡’은 ‘춘향’을 절벽 아래로 밀어버리는데…….
사기극을 통해 성공하게 된 ‘몽룡’은 ‘방자’와 불편한 삼각관계뿐만 아니라 자신의 구린 뒷이야기도 알고 있는 ‘춘향’의 존재가 못내 불편했던 것이다.
절벽에서 추락하여 다친 ‘춘향’을 업고 뛰는 ‘방자’.
‘춘향’은 간신히 목숨을 건졌지만 사고로 인해 바보가 되어버렸고, ‘춘향’과 함께 도주한 ‘방자’는 끊임없는 ‘몽룡’의 추격을 받으며 세월이 흘렀다.
그것이 ‘방자’가 소설가에게 해준 그들의 이야기.

그들의 본래 사랑 이야기는 조선시대 신분제도로 인해 추악하게 얼룩져 있지만, ‘방자’는 ‘춘향’의 이야기가 아름답게 써지길 바랐고, 우리가 알고 있는 ‘춘향전’ 본편대로 ‘춘향’과 ‘몽룡’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로 그려진다.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라는 노래 구절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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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앞부분에서는 ‘마’ 영감을 연기한 ‘오달수’와 능글맞은 ‘김주혁’의 연기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역시 ‘오달수’다.
이야기가 점점 삼각관계에 들어가게 되면서 다소 진지해지고 지루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후반부에 접어들어 우리가 알고 있던 ‘춘향전’ 이야기의 비틀기가 시작되면서 재미있어진다.
한양에서 내려온 ‘몽룡’이 주막을 열어 성공한 ‘향단’이를 만나 정사를 나누면서 복잡하게 얽힌 4각 관계를 그려낸 것도 재미있고, 신분상승을 위한 ‘춘향’의 욕망과 이룰 수 없는 사랑을 향한 ‘방자’의 열정을 담아낸 것이 참 신선하다.
아름다운 로맨스가 아니라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로 비틀어진 이 이야기를 보고 있으니, 사극이 아니라 현대 멜로물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긴, ‘김대우’ 감독의 지난 작품인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2003)’ 나 ‘음란서생(2006)’ 에서 보았듯이, 감독은 우리가 조선시대에 대해 알고 있던 편견을 벗어나 현대적인 느낌이 잘 묻어난 시대사극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왔고, 배우들의 대사 역시 현대어체로 표현하는 등 신선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 ‘방자전’ 역시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여러 사극을 통해 익숙하게 알고 있던 조선시대에 대한 편견을 깨고 있는데, 딱딱한 말투의 먼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마치 현재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을 것 같은 친근한 대화체와 현대적 드라마 기법으로 연출을 했다.
사실, 시대적 배경만 조선시대일 뿐 요즘 드라마로 봐도 무난한 영화.

아쉬운 점이라면, ‘조여정’과 ‘류현경’의 노출 장면이다.
이미 ‘김대우’의 지난 작품에서도 여지없이 여배우들의 과감한 노출장면이 있었지만, 수위 높은 노출장면으로 인해 등급이 높아지면서 대상 관람 층이 줄어들게 되는데, 이 정도의 이야기 완성도라면 노출 장면을 최대한 줄이거나 없애서 보다 많은 사람이 관람할 수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물론, 그렇게 제작을 하면 이야기의 맛이 달라질 수는 있겠다.
아무튼,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고전 비틀기가 상당히 재미있고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되는데, 영화 개봉 전부터 ‘조여정’의 노출에 대해 과도하게 관심이 집중되었고, 이 영화를 명작으로 언급하는데도 다소 걸림돌이 되는 것 같다.
모두가 보며 공감하는 마당놀이처럼 풍자와 해학을 잘 활용하여 좀 건전(?) 하면서 무난하게 만들었다면 보다 많은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아쉬웠다.

PS. 2018.01.28
글의 맞춤법과 문맥을 다시 정리하며.
배우 ‘김주혁’이 2017년 10월 30일에 의문의 교통사고로 사망하였다.
과감한 노출 연기를 한 ‘조여정’과 ‘류현경’에게도 이 작품이 의미있는 작품이지만, ‘김주혁’ 역시 이 영화에서의 연기 변신이 돋보였던 작품이다.


덧글

  • 낯선이름 2010/08/31 07:58 # 답글

    마지막이 좀 느슨했는데 각색을 너무나 잘했고 캐릭터도 완벽해서 감탄을 금치 못하며 봤던 작품.
  • fendee 2010/08/31 12:36 #

    네, 임팩트는 좀 약했지만, 전체적으로 캐릭터 설정도 좋았고, 스토리도 흔들림없이 잘 짜여진것 같았습니다.
  • 원심무형류 2010/08/31 10:17 # 답글

    전작 음란서생에서 노출이 없었던거 생각 하면 오히려 그런면이 해소 된 측면도 있었던거 같아요 ㅎㅎ 영화는 노출씬이 강조되는것 보단 확실히 스토리적으로 재미가 있었습니다.
  • fendee 2010/08/31 12:38 #

    아무래도 남성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이름있는 여배우의 노출씬을 넣는게 상업적으로 필요했을수도 있고, 이야기의 몰입을 위해 노출이 필요했을수도 있지만, 의외로 두 여배우의 원래 이미지 때문인지 선정적이지는 않았던것 같기도 하군요.
    노출 보다는 스토리에 이끌리기도 하는데, 단지 노출 없이도 갈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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