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복수심을 불러일으키는가. Essay

무엇이 복수심을 불러일으키는가.

復: 회복하다, 돌아가다, 되돌리다, 갚다, 채우다, 보충하다.
讐: 원수, 동류, 대답하다, 갚다, 바로잡다, 바로잡다.

‘복수(復讐)’ 라는 것은, 가장 일반적으로 ‘원수를 갚다.’ 라는 뜻이다.
물리적으로는, 고대시대에 자신의 씨족에 위해를 가한 다른 씨족의 일원에게 위해를 가하는 것이다.
심리적으로는, 위해를 당함으로 해서 생긴 울분을 표출하고, 납득할만한 동등한 상황을 만듦으로써 마음의 진정을 얻는 것이다.

원론적으로는, 주로 내 가족이나 주변 사람 중에 누군가가 살해를 당했을 때, 살해한 사람을 찾아내어 죽이는 것을 말하지만, 현대사회로 넘어오면서 이러한 복수는 불법이 되었다.

이런 물질적 문제를 벗어나서, 보다 광범위하게 ‘복수’ 라는 심리를 생각해보았다.
복수를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복수심’ 이라 정의할 수 있다.
무언가 마음의 평정을 깨뜨리고 화가 나게 만든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그 문제의 근원은 ‘살인’ 이라던가 ‘위해’ 라던가 ‘폭력’ 같은 이유 보다는 내면의 화(火) 에 있다.
화가 나기 때문에 복수가 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즉, 화가 나지 않으면 복수심이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
그것은 ‘무관심’ 이라던가 ‘용서’, ‘이해’ 같은 심리적 작용으로 가능하다.

조금은 벗어난 이야기이지만, 친구가 결혼할 때 부인될 여자에게 해준 얘기가 있다.
그다지 친하지도 않았는데, 이상하게 그 얘기는 꼭 해주고 싶었다.
아마도, 그 친구가 내 친한 친구였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다른 말은 안하겠어요. 한마디만 하자면, 나중에 결혼을 해서 혹시 싸우게 되더라도 절대로 남자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은 하지 말아요. 다른 건 다 이해하고 넘어 가도, 자존심을 건드리면 남자들은 화를 참지 못해요’ 라는 맥락의 말을 해줬다.
이것은 남자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일종의 삶의 룰(Rule) 이자, 싸움의 룰(Rule) 이다. 물론 잘 지켜지지는 않지만 말이다.
사실, 막상 화가 난 사람들이 호소하는 것이 ‘상처 난 자존심’으로 인한 감정적 호소이고, 억울한 감정을 이해해 달라는 동감의 호소이다.

물리적으로 싸움을 해서 조금 상처가 난다고 해도, 싸움 후에 둘이 화해를 하면 그 상처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
선생님이 체벌을 했다고 해도, 나를 생각해서 한 체벌이라는 감정이 느껴지면 금세 이해가 된다.
고의가 없는 행동에 의해 피해를 입게 되었다면, 굳이 그 사람을 나무라지 않는다.
하지만, 위해를 가한 사람이 ‘고의적’ 이고 ‘의도적’ 으로 나에게 위해를 가했다는 생각이 들면 사람은 ‘화’가 난다.
자존심을 얼마나 건드리느냐에 따라, 심하면 살인을 불러올 수도 있다.
즉, 복수심은 물리적 행위 보다는 자존심의 상처로 인해 발생한다.

‘나’ 라는 정신적 주체가 인정받지 못하고 보호 받지 못하고 상처를 입게 되면, 반사작용으로 ‘화’가 발생하고, 그 ‘화’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물리적이거나 심리적인 작용이 필요해진다.
가장 일반적으로는 벽을 주먹으로 친다거나, 큰 소리로 외친다거나, 가슴을 친다거나, 머리를 쥐어뜯는 등의 행동을 하기도 하고, 물건을 집어 던진다거나, 남에게 위해를 가한다거나, 남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똑같은 행동을 하게 된다.

누군가가 나를 화나게 했을 때, 그 ‘화’에 대한 복수를 하면 문제가 해결될까?
‘복수’는 마치 끝나지 않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결코 끝나지 않는 상처를 만들 뿐이다.
나의 화를 진정시키기 위해 남에게 위해를 가하면, 그 사람이 상처 입게 되고, 그 사람은 다시 복수심을 키우게 된다.
복수극을 다루는 어떤 고전 블랙코미디 영화에서 보면, 자신의 부모를 살해한 원수를 찾아가 그를 죽이자, 이번에는 그 원수의 자식이 성장하여 자신의 부모를 살해한 원수라며 찾아와 복수를 갚겠다고 한다.

복수하지 말고 화를 안으로 억누르라는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화를 안으로 억누르면 ‘화병(火病)’이 나기 마련이다.
단지, ‘복수심’이 왜 생기게 되는지 그 이유에 대해 알고자 함이다.

일종의 룰(Rule) 같은 것이다.
사회의 일원으로써, 우리는 공동체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다.
서로 화를 내기도 하고, 위해를 가하기도 하고, 이익이 충돌하는 관계다.
싸움을 하는 것은 피할 수 없지만, 절대로 상대방의 ‘자존심’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
자존심을 건드리는 언행은 가볍게 끝날 수 문제를 크게 키우고, 각자의 마음속에 ‘복수심’이 생기게 만든다.

번외로 얘기하자면,
현대의 법은 개인 간의 사사로운 복수를 허용하지 않고 불법으로 규정한다.
그나마, 사람들은 법에 호소하여 자신의 억울함을 풀어주기를 기대하고, 법이 자신의 손을 들어줄 경우 어느 정도 마음의 위안을 받는다.
하지만, 억울하게 당하는 사람들도 있고, 무고한 사람들도 있다.
조금 웃긴(?) 얘기를 해보자면, 법은 지극히 결과론적이다.
결과적으로 갑이 얼마나 상처를 입었고, 을이 얼마나 상처를 입었는지 비율을 따지고, 상황을 따져서 각자에게 잘잘못을 묻는다.
하지만, 싸움이라는 것은 항상 원인을 제공하는 자가 있는데, ‘약 올리기’, ‘자존심 건드리기’, ‘욕하기’ 등은 불법이 아니고, 잘못의 경중을 따질 때 계산하지 않는 부분이다.
의외로 싸움의 발단은 그런 데에서 시작하고, 사람들이 가장 화가 나고 억울해 하는 부분이 그런 부분이기도 한데, 막상 법적으로는 ‘상대방이 먼저 약을 올렸다.’ 라고 해서 면책이 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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