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타이탄 (Clash of the Titans, 2010) Movie_Review

비주얼은 환상적이다.
날이 갈수록 리얼해지고 자연스러워지는 헐리웃의 CG 영화들.
CG 로 만들어낸 그로테스크한 화면들과 거대한 스케일, 멋진 캐릭터들과 괴물들이 등장하는 장면들이 환상적이지만, 단내 나도록 빨아먹은 기존의 그리스 신화 스토리에서 크게 벗어나는 게 없어서인지 약간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뻔 한 이야기로 만들 때는 뭔가 새로운 요소가 들어가야 한다.
관객들은 이미 대략의 스토리를 알고 있고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를 짐작할 수 있기 때문에 뭔가 새로운 흥밋거리가 없으면 재미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야기 자체에서 관객의 흥미를 유발할 만한 것을 가지고 있지 않다.
분명 멋지고 탄성을 자아낼만한 장면들이 많지만, 보는 내내 무덤덤하게 보게 되고 심지어 살짝 지루하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예고편에서는 ‘페르세우스(샘 워싱턴)’가 굉장히 멋지게 활약할 것으로 기대하게 했지만, 막상 영화를 보니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그다지 멋져 보이지는 않았다.
CG 에 너무 집중한 영화는 스토리가 빈약해지는 법칙을 이 영화도 여지없이 그대로 따르고 있다.
어쩌면, 멋진 CG 장면을 삽입하기 위한 작위적인 카메라 구도를 사용한다든지 이야기 흐름에서는 굳이 필요하지 않은 CG 장면들을 길게 보여주는 것들은 이야기의 흐름을 끊고 관객의 몰입을 방해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과거의 영화들(고전 영화)이 특수효과에서는 열악했지만 스토리에서 만큼은 관객들을 몰입시키고 흥분시켰던 것을 생각해보면, 단지 화려한 볼거리를 위해 이야기의 완성도를 포기하는 것이 현명한 생각인지 다시 한 번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내용은 간단하다.
‘페르세우스’의 출생의 비밀.
그리고 ‘페르세우스’가 동료들과 함께 모험을 떠나고, ‘메두사’의 목을 치고, ‘크라켄’을 물리치고, ‘하데스’를 쫒아낸다. 끝.
그리스 신화를 재탕해서 쓸 거라면 좀 욕을 먹더라도 획기적인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냥 무난한 줄거리와 화려한 CG 로 부담 없이 볼만한 킬링타임용 영화.

PS.
예고편을 보고 정말 기대를 많이 했는데, 의외로 조용하게 지나간 게 이상하다 싶었더니, 다른 관객들에게도 영화가 별로였는가 보다.
개인적으로.
신과 인간 사이에 태어난 ‘이오’가 별로 예쁘지 않아서 아쉬웠고, 공주가 좀 예쁘기는 했지만 오히려 공주 옆의 시녀가 제일 예쁘게 보였다.
이건 마치 ‘춘향전’에서 ‘춘향이’ 보다 ‘향단이’가 더 예쁜 캐스팅이랄까.
춘향전 외전 중에 ‘실은 춘향이 보다 향단이가 더 예뻤다’는 내용이 있기도 하다.

PS.2 (2010.08.08)
이 영화의 스토리가 허접해 보이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원래 감독이 의도한 스토리가 있었는데, 스튜디오(제작사 혹은 투자자가?)에서 촬영 전에 내용을 전면 수정했다고 한다.
원래 스토리에서는 ‘페르세우스’ 동료들의 개별적인 전투장면이 있었고, ‘제우스’가 ‘하데스’의 농간에 넘어가는 나쁜 역할이었고, ‘페르세우스’와 ‘이오’의 러브라인이 아니라 ‘페르세우스’와 공주의 러브라인으로 되어 있었으며, ‘페르세우스’의 주적이 ‘하데스’인 것처럼 나오는데, 실은 그의 주적은 ‘크라켄’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공주를 구하게 되는 계기가 단지 ‘페르세우스’가 차세대(?)의 영웅이기 때문인 것처럼 묘사되고 있지만, 원래의 스토리에서는 그가 공주를 사랑하기 때문이며, 인간을 신에게 제물로 바치는데 대한 반감이 때문인 것으로 설정되어 있었다고 한다.
마지막에는, ‘페르세우스’가 신전으로 찾아가 신에게서 받은 칼을 내팽개치는 장면이 있었고, ‘제우스’ 주변의 신들의 역할도 별도로 있었다고 한다.
특히 ‘페르세우스’의 이복형제인 ‘아폴로’의 역할이 중요 했는데, 원래 스토리에서는 ‘페르세우스’를 도운 것이 ‘제우스’가 아니라 ‘아폴로’였다고 한다.
감독이 원래 의도한 스토리대로 이야기가 진행되었다면 꽤 볼만했을 것 같은데, 제작비나 기타 여건 등의 이유로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무엇보다도 스토리라인을 마구 뜯어고쳐 신선할 것이 없는 범작으로 만들어 버린 제작진 때문에 영화가 이렇게 이상해진 것이 아닐까 싶다.


관련 내용:
결국 우리가 본 "타이탄"은 스튜디오 판이였군요.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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