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깡패 같은 애인 (2010) Movie_Review

나름 괜찮았다. 의외로 평점이 높은데, 좀 불만스런 부분도 있긴 하지만, 눈감아줄만 하다.

구혜선?
그래, 구혜선 닮은 여배우가 하나 있었던것 같긴 했는데, 구혜선인줄 알았다.
오.. 구혜선이 이제 본격적으로 성인정극에 도전하는구나 싶었는데.. 금방은 눈치못채고 그냥 좀 다르다 싶었다.
살펴보니, 구혜선이 아니라 정유미였다.
그랬군, 구혜선 닮은 그 여배우가 정유미 였던거다.
내게만 구혜선으로 보였을까?

구혜선의 성인버전이랄까.
정유미도 그리 어른스러워 보이지는 않는 편이지만, 숫많은 머리와 어른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좀 다르긴 하다.

깡패영화?
깡패영화로 보기에는 좀 가볍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편이었지만, 내가 불만이었던 점은 두 주연배우의 연기였다.
정유미의 연기는 어색할까 말까의 사이를 아슬하니 넘나들며 그런대로 좋은 점수를 줄만하고, 문제는 박중훈의 연기다.

이제 짠밥도 엥간히 먹었으니 그의 연기가 이상하다고 하기에는 늦은감도 있긴 한데,
곱상과는 아닌 외모, 깡패역을 해도 무리는 없을만한 찌든얼굴의 아저씨상의 얼굴이긴 하지만,
그가 지금까지 해온 연기들이 대체로(히트친 영화들이) 코믹이었던 탓인지, 그의 캐릭터가 살짝 어색하다.
역시 박중훈은 가벼운 코믹멜로를 해야 가장 잘 어울리는것 같다.
특히나, 쌍욕을 하는 부분들이 가장 어색했다.
이건, 박중훈의 캐릭터와 안맞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박중훈이 쌍욕을 그만큼 리얼하게는 하지 못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박중훈 특유의 버릇이 있는데, 구부정하게 서있는다거나, 멋적으면 머리를 만진다거나 하는 버릇.
이 영화에서도 여지없이 그대로 보이는데, 좀 돌아이 스러워야 하는 캐릭터 치고는 소심해 보이는듯한 동작들이다.

하긴, 이 영화에서의 동철(박중훈)은 그리 잘나가는 깡패는 아니다.
형님대신 뒤집어쓰고 감옥에 갔다왔는데, 룸싸롱 하나 해주겠다던 약속은 안 지키고, 가오(폼,품위) 안살게 룸싸롱 홍보지나 붙이라고 한다.
에이스로 키워주겠다던 약속.
두목의 말인즉, '에이스로 키울놈을 감옥에 보내냐' 라는 말처럼, 동철은 순진하게 당한것이다.
룸싸롱 하나 해주고, 에이스 만들어줄때까지 줄창 기다린다.
하지만, 말만일뿐, 그렇게 키워줄 생각은 애시당초 없었던거고, 현재의 동철은 애물단지일 뿐이다.

어정쩡한 동철의 캐릭터 보다는 세진(정유미)의 스토리가 메인 스토리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동철의 스토리와 세진의 스토리가 교차하고는 있찌만, 동철의 캐릭터가 주는 매력보다는 정유미의 청초함과 순수함이 관심을 끈다.
흡사 '미녀와 야수' 처럼, 순수한 일반인 세진과 암흑세계의 야수같은 동철의 어울리지 않는 만남.
그리고, 이런저런 잔잔한 해프닝으로 엮여지는 두사람.
누구나 세진을 말리겠지만, 세진은 가장 힘든 시기에 옆방깡패 동철에게 정신적 위로를 받았고, 자신의 편이 되어준 동철을 가슴깊이 새기게 된다.

어울릴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의 아련한 사랑에 대한 이미지는 영화 막판의 희뿌연 파스텔톤의 몽롱한 장면에서 상징적으로 보인다.
우여곡절 끝에 취업에 성공한 세진이 지방대 출신임에도 능력을 인정받아 최연소 대리가 되었고, 자신에게 도움을 주었던 동철에게 명함을 건네며 뿌듯해 하는 상상속의 장면.

취업대란에 찌든 여인과 뒷골목 암흑세계의 잔인한 현실속에 신음하는 남자의 아련한 러브스토리를 가장 상징적으로 표현해준 이 장면처럼, 이 영화는 두 사람 사이의 잔잔하게 만들어져가는 러브스토리가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신파처럼 끝나버릴것 같았던 상황에서 마지막 반전까지.
정유미의 청초함 때문인지, 영화는 애달프고 순수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한때 탑스타였던 박중훈은 영화 '라디오 스타' 처럼 내리막길을 걸으며(모든 스타들이 그렇듯이) 잊혀져 가다가, 대마초 사건으로 파문이 일고는 재기가 힘들듯 했다.
그러나, 워낙 인맥도 넓고 도움주는 사람들이 많은데다가, 본인도 초심으로 돌아가려는 노력을 많이 한듯 하다.

박중훈의 캐릭터를 살펴보자.
그에게 명성을 준 영화들은 '깜보' 나 '칠수와 만수' 등 초기 작품.
'깜보' 는, 제2의 돌아이(1대는 전영록) 캐릭터라고 할 수 있따.
물론, 이후 그 대를 잇는 캐릭터는 없어진듯 하지만, 전영록이 날렵하고 교범적인 돌아이의 모습이었다면, 깜보는 약간 변형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외모부터가 젊은시절부터 아이돌 스럽지는 않은 독특한 캐릭터였다.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만한 외모일런지에 의구심이 드는 가운데에도, 코믹 영화들과 우연히 코드가 맞아떨어지면서 그는 탑스타가 되었다.
물론, 그의 뒤에는 '칠수와 만수'에서 호흡을 맞춘 안성기 라는 든든한 선배가 있기 때문에 그가 더욱 빛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몇가지 더 얘기해보자면,
1988년 칠수와 만수에 이어, 같은해에 '바이오맨' 이라는 영화를 찍었다.
이 영화를 기억하는 사람이 별로 없으리라 생각되긴 하지만, 한국 영화로써는 매우 드물게 인조인간이라는 소재의 영화였는데, 당시에도 매우 조잡한 특수효과였지만, 시도만큼은 칭찬해줄만 하지 않았나 싶다.
당시에도 조잡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지금 보면 창피하지 않을까.
2003년 영화 '황산벌' 에서 '거시기' 를 연발하던 계백장군 캐릭터가 가장 박중훈 스러운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박중훈은 고유의 버릇과 연기스타일이 있는데, 그런 특성때문에 모든 영화에 어울리지는 않고, 일부 특정 영화에서만 잘 어울리는것 같다.
좀 까자면, 그것이 연기력의 한계일런지도 모르겠는데, 이 대목에서는 '송강호' 를 거론할 수밖에 없다.
송강호의 캐릭터는 정말 오묘하다.
분명, 어느 영화에서난, 그 영화에 딱 들어맞는 캐릭터를 그대로 창조했다기 보다는 항상 송강호스러운 캐릭터로 연기하고 있음에도 이상하게도 그럭저럭 어울리는.
박중훈은 그런 오묘함을 가지지는 못한것 같다.
단지, 개인적인 느낌이 그렇다는 것이다.

두 사람(송강호,박중훈)의 차이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얇은 눈매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좀처럼 읽을 수 없는 멍한 표정.
어쩌면 세상 만사를 초월한듯도 하고, 신경을 끊은듯한 송강호의 표정은 반사적으로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보인다.
반면, 사람좋아보이는 미소를 가진 박중훈. 그 표정에서는 쑥쓰러움이 읽히는데, 쑥쓰러워하는듯한 모습들이 얼핏얼핏 보일때면, 타인을 의식하고 자신의 연기에 자신감이 없어 보이곤 한다.
차이는 '당당함' 과 '자신감' 이 아니었을까.
자신의 연기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좀 뻔뻔스러워지면 연기가 좀더 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어디까지나 내가 느낀 모습일뿐이다.)

잡스런 이야기는 이쯤에서 접고,
전반적으로 이 영화는 볼만하고 추천할만한 괜찮은 작품이다.
정유미와 박중훈의 언밸런스 할것같은 두 캐릭터가 오묘하게 맞아떨어진 매력적인 작품이다.

정유미.. 뜰까? 기대해본다.
그런데, 봐도봐도 구혜선이 보여.

P.S.
좀 거시기 했던 부분은.
세진(정유미)는 지방 출신인데, 서울로 가서 서울에서 취직하고 인정을 받고 싶어한다.
이걸 뭐라 딱히 논하기는 힘들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수도권 집중현상 및 동경(일종의 사대주의 혹은 아메리칸 드림 같은)에 대한 단면을 보여주는것 같아 씁쓸하다.
어렵사리 서울로 가서 취직을 했으나 3개월만에 도산하고, 재취직을 하려니 지방대 출신이다 뭐다 해서 안되고,
생활비 아끼려고 영양제와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다 영양실조로 병원에 실려가는 웃지못할 상황들.
지방 출신들의 이중고가 엿보이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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