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2010) Movie_Review

제법 볼만하고 완성도가 있다.

요즘 사극의 대세는 고어체 탈피?
이 영화에서도 기존 사극들의 고어체를 거의 탈피해서 현대적 화법으로 대사를 한다.

칼쓰는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라, 이 영화의 주요 요소인 칼싸움도 흥미진진했다.
(막상, 그런 살벌한 상황에 맞부딪히면 벌벌 떨겠지만, 보는 재미 만큼은 쏠쏠)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 작품.
그래서일까? 이 영화에서도 왕은 가볍고 많이 부족한 인물이다.
당파싸움과 왜구 침략.
영화상에서도 나오듯이, 왜구의 침략은 이미 예정되어 있었다.
이율곡 선생은 10만 양병설을 주장하며 준비하여야 한다고 했지만,
동인과 서인들은 당파싸움으로 당략과 당의 이익에만 집착하고 상황을 흐리고 혼란스럽게 만든다.
왕과 신하들이 당파싸움에만 정신이 팔려 왜구의 침략을 모르쇠 하고 있을때,
나라를 걱정한 무리들이 대동계를 조직하여 군사력을 키운다.
원래 의도는 민간조직의 병사로 힘을 키워 왜군을 방어하는 것이었으나,
오히려 역적으로 몰리며 토벌의 대상이 되어버린다.

정여립과 정여립의 제자 이몽학(차승원), 봉사 황정학(황정민)외 기타 몇명은 뜻을 같이하여 대동계를 조직한다.
여립이 군사를 일으킨것이 보기에 좋지 않다는 견해를 묵살하고, 자신은 동인도 아니고 서인도 아니며 당파싸움에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결국 역적으로 죽는 형상이 된다.
반면, 이명학은 입장이 다르다.
어차피, 왕이나 관료들은 설득하거나 이해시킬 수 있는 상태를 넘어섰다는 것.
그래서, 이몽학은 궁궐로 진입해 정권을 뒤엎을 계획을 세운다.
따지고보자면, 여립이나 몽학의 입장 모두 이해할만 하다.
두 사람의 입장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 바로 황정학이다.
딱히 누가 잘못하고 있다고 매도하기는 힘든 혼란스러운 시국에,
황정학은, 말로는 이몽학을 죽이겠노라고 하지만, 실은 이몽학을 말리고 싶을 뿐이다.
이몽학은 여립이 자결하게 된 원인으로 한신균(송영창)을 지목하여, 제사를 위해 모인 일가족을 몰살한다.
난리통에 살아남은 서자 견자는 몽학의 칼에 찔리지만, 봉사 황정학의 보살핌으로 살아나고,
정여립은 이몽학을 저지하기 위한 큰 계획의 일환으로 견자(백성현)를 제자로 키워 동행한다.
그리고, 이몽학의 거처를 탐문하기 위해 이몽학의 내연녀인 기생 백지(한지혜)를 찾아가는데..

봉사인 황정학은 눈 멀쩡한 사람보다 길도 잘 알고 칼도 잘쓴다.
이몽학과의 대결에서 한수를 물러주며 죽음을 맞고, 이몽학 역시 견자와의 대결에서 한수 물러주며 죽음을 맞는다.
황정학도 이몽학을 이해하고, 이몽학도 견자를 이해하고.

정여립 모반사건을 기준으로 왕이나 관료들의 입장이 아닌 서민들의 입장에서, 나라를 걱정하고 나라를 위해 일을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역사적 고증이 얼마나 이루어졌으며, 픽션이 얼마나 가미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왕의 남자' 가 그랬던것처럼, 권력을 쥐지 않은 사람들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영화에서 선조 역을 맡은 김창완.
딱히 악역이라 볼소는 없는 역할이지만, 점점 악역 쪽으로 역할을 맡아가고 있는듯 하다.
가야금(?) 반주에 가요풍으로 부르는 한지혜의 퓨전국악.
근래들어, 퓨전국악의 분야가 점점 넓어지고 다양해지는것 같아 좋다.

전통적 사극처럼 딱딱하지 않고, 의상만 다를뿐 현대극과 크게 다르지 않은 스타일의 연기.
가슴을 정곡으로 찌르는 강렬함은 적지만, 새로운 시도로써 가능성을 많이 열어준 작품이 아닐까 생각된다.

견자역을 맡은 백성현의 연기는, 무난하긴 하지만 내공이 부족한 탓인지 어색함이 뭍어나고,
황정민의 능글맞은 연기와 코믹한 입담, 차승원의 진지한 연기가 좋았다.
차승원은 진지해서 멋지긴 하지만, 코믹할때가 더 좋더라.
조선시대에 태어났더라면 육척장신 장군감 아니었을까?
청렴한 선비의 상징처럼 흰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다니는 이몽학(차승원)의 모습은 군계일학과 같은데,
선혈이 낭자한 현장에서 흰 도포자락은 좀 쌩뚱맞긴 했다.

전반적으로, 강렬함이 좀 떨어졌다.
정권을 뒤엎을 야심을 가진 남자 이몽학의 모습도, 꽤 멋지긴 했지만, 강렬함이 떨어졌고,
아버지를 죽인 원수인 이몽학에 대한 증오를 불태우는 견자의 모습도 좀 어정쩡했고,
역시, 가장 인상깊었던 역할은 황정학 뿐.

P.S.
의외로 칼싸움 장면이 서투르지 않고 제법 볼만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로는,
황정학(황정민)이 이몽학(차승원)과 결투를 벌이는 와중에, 이몽학의 목을 벨 수 있었음에도 한수 물러주며 배를 찔린 그때,
허연 눈동자를 뜨며 몽학에게 하는말, '몽학아 한양가지 마라'.
많은 감정들이 내포되어 있는 이 대사에, 만감이 교차하는 이몽학의 표정.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견자가 황정학과의 순수하며 즐거웠던 순간을 떠올리는 장면등.

P.S.2
차승원의 송곳니가 뱀파이어처럼 도드라져 보이는데,
악당 이미지를 위해 일부러 붙인걸까?

네이버 영화줄거리 스크랩-----------------------------

왕은 백성은 버렸고 백성은 왕을 버렸다. 누가 역적인가!

1592년 임진왜란 직전의 조선. 임진왜란의 기운이 조선의 숨통을 조여 오고 민초들의 삶은 피폐해져만 가던 선조 25년. 정여립, 황정학(황정민 분), 이몽학(차승원 분)은 평등 세상을 꿈꾸며 ‘대동계’를 만들어 관군을 대신해 왜구와 싸우지만 조정은 이들을 역모로 몰아 대동계를 해체시킨다.

 대동계의 새로운 수장이 된 이몽학은 썩어빠진 세상을 뒤엎고 스스로 왕이 되려는 야망을 키우고 친구는 물론 오랜 연인인 백지(한지혜 분)마저 미련 없이 버린 채, 세도가 한신균 일가의 몰살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반란의 칼을 뽑아 든다. 한때 동지였던 이몽학에 의해 친구를 잃은 전설의 맹인 검객 황정학은 그를 쫓기로 결심하고, 이몽학의 칼을 맞고 겨우 목숨을 건진 한신균의 서자 견자(백성현 분)와 함께 그를 추격한다.

 15만 왜구는 순식간에 한양까지 쳐들어 오고, 왕조차 나라를 버리고 궁을 떠나려는 절체 절명의 순간. 이몽학의 칼 끝은 궁을 향하고, 황정학 일행 역시 이몽학을 쫓아 궁으로 향한다. 포화가 가득한 텅 빈 궁에서 마주친 이들은 운명을 건 마지막 대결을 시작하는데… 전쟁과 반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세상 끝까지 달려간 이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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