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월드컵] (한국vs나이지리아) 2:2 무승부(한국 첫 원정 16강 진출) TV_etc

2010년 6월 23일 새벽 3:30.
한국 vs 나이지리아
2:2 무승부로 한국이 1승1무1패로 첫 원정 16강 진출.

젠장, 꼭 이렇게 드라마틱하게 해야만 하나? 너무 드라마 좋아하는 드라마 강국이다.

전반전 최종 수비수 차두리가 골 에어리어에서 뒤로 돌아들어오는 공격수를 놓쳐서 1실점.
전반 막판, 이정수가 헤딩인지 발에 걸린건지 모를 오묘한 슛으로 만회골.
(헤딩하려고 했는데 안맞고, 진행방향으로 떨어진 공이 무릅쪽에 맞아 골인)

전반전은, 나이지리아나 한국 모두 굉장히 힘없고 무기력한 플레이.
개인기에서는 나이지리아가 조금 앞서고, 조직력에서는 한국이 조금 앞서는 고만고만한 플레이.
한국과 나이지리아 모두 수비가 살짝씩 불안하며, 결정적인 슛찬스가 몇번씩 오고가고.
나이지리아 선수가 찬 볼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서늘함까지.
답답한 플레이가 이어진 가운데, 한국이 만회골을 넣으면서 한국에 유리한 분위기로 전반전 마무리.

후반전에 들어서,
후반 초반에는 한국의 경기력이 부쩍 좋아져 보인다.
개인기도 좋아지고, 미드필드 압박도 살아나고, 조직력도 좋아진 모습.
전반 후반에 만회골을 넣은 것이 기폭제가 되었는지, 연신 몰아부치며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다수 얻어내던중,
좋은 프리킥 찬스를 맞이한 박주영이 그림같은 프리킥(오른쪽 구석으로 휘어 들어가는 바운드성 볼)이 역전골이 골망을 흔든다.

분위기가 완전 반전되며, 무난하게 이길수 있어 보이고, 추가 득점까지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후반 기성용과 교체된 김남일이 캐스터의 기대를 흠뻑 받으며 들어간지 몇분 안되어,
골에어리어 안에서 불필요한 드리블 하다가 넘어지며 볼 처리하려다가 상대 공격수의 종아리를 걷어차며 페널티킥 허용.
정면 조금 좌측으로 (원래 구석이 아니라 정면 방향이면 막힐 가능성이 높지만 콜키퍼가 완전히 속았다) 넣어 동점골 허용.
위험지역에서는 드리블 하지 않고 걷어내는 센스는 언제쯤에나..
아직 시간은 25~30분이나 남았기 때문에 분발하는 선수들.

내가 잘못 알고 있었다.
반드시 이겨야 16강 진출로 알고 있었는데,
다시 보니,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2:0 으로 이겨서 3승으로 결승확정.
그리스 1승 2패로 탈락.
나이지리아 1무 2패로 탈락.
한국이 1승 1무 1패가 되면 16강 진출이다.

비기기만 해도 16강 진출이 확정인데, 김남일의 뻘짓 플레이로 한국 선수들의 무승부 지키기 삽질이 시작되었다.
수비가 번번히 뚤리며 골키퍼와 거의 1:1 찬스를 몇번이나 날려버린 나이지리아 덕분에 종료 휘슬이 울릴때까지 가슴조리며 봐야했던 이번 경기. 뻘짓만 아니었어도 마음 편하게 볼 수 있었잖나.

(득점)
>나이지리아
우체 (전반 11분 32초)
야쿠부 (후반 68분 33초)
>한국
이정수 (전반 37분 25초)
박주영 (후반 48분 5초)

총평을 해보자면,
전반전에는 양팀 모두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고, 나이지리아의 개인기가 조금 우세하고, 한국의 조직력이 조금 우세한 경기.
후반전 초반에는 한국이 거의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며 잘 싸웠지만, 김남일의 뻘짓 이후로 분위기가 매우 오묘해졌고,
서로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난전.
하지만, 후반전에서는 전체적으로 많이 좋아진 경기를 보여주었다.
여전히 수비불안이 보였고, 마크를 놓치기도 했다.
미드필드에서 적극적으로 상대선수를 괴롭혀서 가로채기도 꽤 했지만, 우리 선수들도 패스미스가 많아서 결정적인 역습 기회를 주기도 수차례.
염기훈의 플레이는 여전히 좀 불안정해 보였지만, 공격진은 조직력이 좋아져서 좋은 찬스를 많이 만들어 내었다.
지난 아르헨티나 전에서 별다른 역할을 못했던 박지성은 개인기로 상대를 무너뜨리며 슛까지 하는 멋진 모습을 보였고,
이청용, 기성용, 이영표, 차두리 등이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나이지리아 선수들의 다리 길이가 길고, 개인기가 좋기 때문에 찔러주는 패스가 번번히 막히며 가로채기 당해 역습기회를 주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런 경우 좁은 공간에서의 무리한 1대1 패스 보다는 안전한 공간에서의 패스가 필요한듯.
나이지리아 선수들이 결정적인 찬스를 많이 날려먹지 않았으면, 한국이 이기기 힘들었던 게임.
생각외로, 나이지리아 선수들의 골 결정력이 상당히 떨어져 보였다.
전반적으로 운이 많이 따라줬던 경기가 아니었나.

지난 2002년 월드컵과 비교하자면,
선수들의 개인기는 매우 좋아졌고, 골 결정력도 더 좋아졌지만,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는 모습을 여러차례 보임.
미드필드 압박은 많이 안좋아졌고, 패스시 호흡이 안 맞는다거나 패스미스가 많이 나옴.
조직력 부분에서는 더 안좋아졌고, 오락가락 하는 면이 있다.
최종 수비는 여전히 불안. 협력 수비도 잘 안되고, 번번히 공격수를 놓치거나 자유롭게 플레이 할 수 있게 방치하는 헛점 노출.
경기력이 오락가락 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선수들 개개인 보다는 감독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되는 부분.
16강 진출했다며 좋아하던데, 정말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지리아와 비교해서 후반들어 조직력 부분에서는 우세해 보이긴 했지만, 결코 앞서는 경기를 한건 아니라는 점.

어떤 뉴스에서는, 한국이 16강 진출하면 8강 진출하기가 더 쉬울거라던데..
이렇게 오락가락 해서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운이건 실력이건, 첫 원정 16강 진출했다.
선수들에게 박수를..

P.S.
이정수의 헤발슛(헤딩?발리?)은 판독결과 오른발 안쪽 종아리살로 판명.


덧글

  • 에고 2010/06/23 12:30 # 삭제 답글

    일단 16강은 정말 진심으로 축하하지만...
    경기내용 보니까 참 수비가 막막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연속 패스로 골이 이어진게 아니라 일종의 요행(크로스 헤딩/ 프리킥) 으로 2점을 따낸거라.. 수비는 정말 애간장을 태울정도로 답답했고. 뭐 우루과이에게 져도 놀라진 않을듯. 16강이 한계일듯 싶지만. 그래도 16강으로도 충분히 잘했다 봅니다..
    다음 원정월드컵에선 8~4강정도는 노릴수도
  • Cboyblues 2010/06/23 12:56 # 답글


    아침일찍 EBS 방송 청취하다가 무심코 라디오 주파수 돌렸는데 난리더군요.

    뭔일? 했는데 16강 진출 와우.

    일요일은 토익 시험인데 토요일이 16강 경기라 -_- 정말 싫습니다. 아. 일요일 11시 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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