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월드컵] (포르투갈 vs 북한) 포르투갈이 7:0 으로 대승 TV_etc

캐스터도 얘기하듯이, 좀 의외의 결과다.

뭐, 딱히 북한 경기를 챙겨보려 한것은 아니지만, 저녁 황금시간대에 방송하길래,
그리고, 지난번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준 북한의 선전을 내심 기대하면서.

전반전.
브라질을 놀라게 했던 그런 플레이가 전반전에서도 펼쳐지며 포르투갈 선수들이 잔뜩 긴장한듯한 모습이다.
아마도, 브라질과 팽팽한 경기를 했기 때문에, 포르투갈에서는 북한팀을 만만히 보지 않고 좀 긴장을 했을테다.
하지만, 지난 브라질 전과는 양상이 좀 달랐다.
수비벽이 좀 얇고, 미드필드를 중심으로 공격도 자주 하는 패턴.
아무래도, 세계 1위인 브라질 보다는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었을까?
포르투갈을 너무 얕잡아 보는게 아닌가 싶게, 공격에서도 활발한 모습을 보이는 북한.
개인기도 부리며, 포르투갈 선수들의 개인기에도 크게 뒤지지 않는듯한 인상을 보인다.
나름 괜찮은 찬스도 몇번이나 잡으며, 과연 누가 먼저 골을 넣을 것인가를 기대하게 할만큼 박빙의 승부.
결국, 전반전은 포르투갈이 한골을 넣어 1:0 으로 종료.

전반전에 아쉽게 한골을 먹긴 했지만, 꽤 대등한 경기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후반전을 기대하게 되었다.
하지만, 후반전에 들어서 북한은 후반 초반부터 급격히 밀리기 시작한다.
그러더니만 순식간에 두골,세골을 먹더니 결국 7:0 까지 가고, 이렇다할 공격한번 보이지 못하는 졸전을 펼치고 만다.
전반전에 너무 열심히 뛰어서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것일까?
캐스터의 말처럼, 후반에 동점골을 넣지 못하고 2:0 골을 먹었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투지가 급격히 꺽이면서 집중력이 떨어졌을까?
수비하는 모습을 보면 상당히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패스에서도 미스가 많거나 걸어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전반전만 보자면, 2002년 돌풍을 일으켰던 한국의 모습을 보는듯 했다.
마치, 북한이 2002년 한국을 롤 모델로 삼기라도 한듯 했다.
하지만, 후반전은, 흡사 지난 한국과 아르헨티나 전을 떠올리게 했다.
잦은 패스미스와 공간이 열리는 최종수비, 걸어다니는 모습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축구를 보다보면, 의례 약팀이 잘해주기를 기대하곤 한다.
물론, 강팀의 스타 플레이어가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하기도 한다.
지난번 브라질 전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북한의 선전을 기대했지만, 월드컵의 벽은 높고, 실력차이는 뚜렷했다.

사실, 각국마다 축구 실력에 차이가 있다는 것은 다들 인정한다.
그래서, 강팀을 만나면 수비형 축구를 하게 된다.
또한, 약팀들의 특징은 공격력이 약해서 골 결정력이 떨어진다.
그러다보니, 뛰어난 공격수가 없는 상태에서, 타 국가들과 경기력을 어느정도 맞추기 위해서,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수비형 축구이다.
거기서 한단계 올리면 미드필드 압박축구.
수비형 축구는 많은 선수들이 공격에 가담하지 않고 자기의 지역을 지키기 때문에 수비하기도 쉽고 체력소모도 작다.
미드필드 압박형으로 레벨업을 하면, 미드필드에서 부터 열심히 움직여야 하고, 공격과 수비를 오가는 거리가 많아져 체력소모가 극심해진다.
굉장히 효율적이긴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선수들의 체력을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공격형 축구. 이게 가장 어렵다.
뛰어난 공격수가 나와야 하는데, 축구의 저변이 넓거나 해외파가 많고, 타고난 선수들이 많아야 한다.
단지 공격수만 잘해서는 안되고, 그와 발맞추어 센터링과 패스를 잘해주는 선수들이 함께 있어야 한다.

그러다보니, 약체팀은 딜레마에 빠진다.
가장 쉬운 방법인 수비축구를 하게되면, 골 결정력은 더욱 떨어진다.
수비에 중점을 두어 대량 실점은 막을 수 있지만, 어찌어찌해서 골을 먹게 되면, 골을 만회하기 위해 수비수들을 올려 보내야 하고,
그러면 얕아진 수비벽으로 상대 공격수들이 손쉽게 공격하여 추가 득점.
물론, 공격력이 좋다면, 소수의 인원만 앞으로 보내고 나머지는 수비를 시켜서 빠른 역습으로 골을 만회하면 되겠지만,
위에서도 말했듯이, 수비형 축구를 하는 팀은 공격력이 대체로 약하다.

수비형 축구를 해서는 더이상 발전을 할 수 없다.
일시적으로는 강팀과 어느정도 수준이 엇비슷해 보이는 착시현상은 있지만, 골 결정력을 높이지 못하면 오히려 독이 될 뿐이다.
2002년 월드컵에서도, 공격력이 약한 한국 축구는 세트 플레이에서 득점을 하며 부족한 골 결정력을 보완했다.
말그대로, 상당히 운도 좋았고, 한국팀을 만만하게 봤던 강팀들이 큰 코 다친것이다.

2002년 월드컵을 기점으로, 한국 축구는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압박축구의 시대가 오는듯 했다.
이전까지 별 성과를 보지 못했던 한국 축구가, 압박 축구를 통해 재미를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풀스 게임에서도 한국 축구(2002년 기준)의 수비력이 최상급일까.
하지만, 2002년의 허상에 사로잡힌 한국 축구는, 압박축구의 장점은 점점 잊어버리고, 일부 해외파 스타플레이어의 인기도에 기대어 거품이 끼기 시작했다.
축구 스타일은 감독의 영향권 아래에 있으니, 무작정 선수들 못한다고 나무랄 일은 아니다.
물론, 한국의 개인기도 비약적으로 발전해서, 축구 강국들의 선수들과 견줄만은 해졌지만, 압박과 수비만큼은 최고였다는 것을 점점 잊어가고 있다는게 아쉽다.

이번 포르투갈 전에서 북한이 보여준 모습이, 이런 긴 스토리를 함축해서 보여준듯 하다.

P.S.
포르투갈의 툭툭 치는듯한 패스가 좋았다.
전반전에 꽤 박빙이었지만, 후반전에 포르투갈 선수들이 여유가 생겨서인지, 개인기가 월등히 뛰어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플레이가 좋았다.
이번에도 업사이드가 아닌 것을 업사이드로 선언한 오심이 있었는데, 그 기회를 잘 살렸을런지는 모르겠으나, 만약 북한이 그 기회를 살려서 동점골을(전반전) 넣었다면 후반전 양상이 많이 바뀌었을런지도 모르겠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640706
4273
10468946

google_myblogSearch_side

▷검색어

Flag Counter styl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