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리포 맨 (Repo Man, 2010) Movie_Review

최근 들어 참신한 소재로 이목을 끄는 영화들이 꽤 있다.
Repo Men.
사전에서 찾아보면, ‘Repo Man’ 은 대금이 미납된 상품을 회수하는 사람을 말한다.
여기서 단수형이 아닌 복수형으로 ‘Men’ 을 사용하면, 그러한 사람들을 지칭하는 복수형이 된다.
말 그대로 이 영화의 제목이자 이야기의 소재인 ‘리포 맨(Repo Man)’ 들은 인공장기를 회수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그러고 보니,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추노’ 가 떠오른다.
도망노비를 잡아들이는 추노와는 다르긴 하지만, 사람들을 찾아가 인공장기를 떼어내는 모습을 보니 사람들을 추적하고 괴롭히는 추노꾼들의 악랄함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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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레미 - 주인공(주드 로).
프랭크 - 사장(리브 쉐레이버).
제이크 - 친구(포레스트 휘테커).
캐롤 - 와이프(캐리스 밴 허슨).
피터 - 아들(챈들러 캔터버리).
여자(알리스 브라가).

M.5 : 신경제어장치.
잘빅39호 : 심박 조절장치.

스토리 요약(스포일러)--------------
가까운 미래사회.
과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인간의 장기를 대체하는 우수한 인공장기가 개발된다.
‘유니온’이라는 회사는 사람들에게 아주 비싼 값에 인공장기를 팔아 이익을 남기는데, 한 번에 전액을 납부하던지 아니면 분할 납부를 한다.
분할 납부를 할 경우 이자율이 월 16.9% 에 달한다.
그러다보니, 회사 입장에서는 일시불 납부 보다는 분할 납부가 좋고, 꼬박꼬박 이자까지 갚는 분할 납부자들이 많아야 자신들에게 훨씬 이득이 되는 셈이다.

미래에 대한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그중 SF 영화에서 단골 메뉴로 나오듯이,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의 허점이 극대화 되어 거대 기업이 세계를 지배한다는 스토리.
그처럼, ‘유니온’ 이라는 회사는 거대기업이고, 그들이 만든 장기를 이식한 사람들은 노예나 다름없다.
그러다보니, 엄청난 이자를 갚지 못해 결국 도망자 신세가 되는 사람도 있고, 결국엔 리포맨들이 들이닥쳐서 장기를 꺼내간다.
장기를 꺼내간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그들은 장기를 꺼내가기 전에 마치 경찰들이 ‘미란다 원칙’을 읽어주듯이 몇 가지 사항들을 읽어주는 게 전부다.

관련 글:
나쁜사람 미란다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26357.html

그러던 어느 날, ‘레리’는 라이브 카페에서 노래를 부르는 여자에게 미묘한 감정을 느낀다.
그 여자와 어떤 관계가 형성될 것을 암시한다.

영화상에서 보면, 어떤 남자가 장기 이식을 상담하기 위해 찾아오는데, 췌장 1개의 표준 가격이 618,429 달러라고 한다.
현재 환율을 그냥 1,100원 이라고 치고 계산하면, 680,271,900 원 이다.
대략 6억 8천만 원이라는 얘기다.
몸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1개의 장기만 이식하는 게 아니라 여러 개를 이식하게 된다면 몇 십억이 될 수도 있다.
주인공 ‘레미’도 유명한 음악가인 ‘Jim-T’의 장기를 회수하러 갔다가 심장 충격기 때문에 자기가 전기에 감전되어 정신을 잃게 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깨어보니 자신의 심장에 ‘잘빅39호’ 라는 10억짜리 심박 조절장치를 넣어 놓은 회사 사장 프랭크.
레미 역시 다른 사람들처럼 유니온의 노예가 되어버린 것이다.
10억 원의 월 이자가 16.9% 라면, 1억6천9백만 원을 매달 꼬박꼬박 이자로 내야 하는 것이다.
레미는 치를 떨며 제거하라고 하지만, 심박 조절장치의 제거는 곧 죽음을 의미한다.

건강을 회복한 레미는 다시 리포맨 일을 시작하지만, 붙잡은 사람에게 칼을 대려는 순간 알 수 없이 심장이 마구 뛰어 일을 처리하지 못한다.
직업은 직업일 뿐이라며 친구 제이크와 하던 말. 이제 더 이상 레미에게 ‘직업일 뿐’ 이라는 말은 남 얘기가 아닌 게 되었다.
리포맨 일을 하지 못하는 레리는 인공장기 대금이 연체되기 시작한다.
대금이 3개월 연체되면, 이유 불문하고 리포맨이 찾아와 인공장기를 회수한다.
그것은 곧 장기의 회수와 함께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다시 용기를 내어 인공장기 대금이 연체된 무리를 찾아 나선 레미와 제이크.
그곳에서 레리는 영화 초반부 카페에서 보았던 여자를 만나게 된다.
죽기 직전의 여자를 모텔로 데려온 레미.
여자의 몸을 조사해보니, 여자 역시 대금이 연체된 상태였다.
여자와 자신을 위해, 회사에 잠입해서 태그(인공장기에 기록된 번호)를 삭제하려다가 제이크를 만나는 바람에 실패하는 레미.
도망 나온 레미는 여자와의 도피생활을 시작한다.
여자가 구해준 수동 타자기로 자신이 행해온 일을 자서전이나 회고록처럼 기록하기 시작한다.
평화로운 한때도 잠시.
두 사람을 찾아온 리포맨들.
두 사람은 리포맨을 처치하고, 유니온의 힘이 미치지 않는 남아프리카로 도망가기 위해 공항으로 향한다.
인공장기의 태그를 감춰주는 장치로 간신히 통과하는 듯 했으나, 여자의 다친 다리에서 나는 피를 수상히 여긴 공항경찰에 의해 잡히고, 공항을 통해 빠져나가려던 계획도 실패로 돌아간다.
다시 은신처로 돌아오지만, 이윽고 들이닥친 리포맨들에 의해 은신처는 쑥대밭이 되고, 레미의 장기를 회수하는 임무를 부여받은 레미의 절친한 친구였던 제이크를 간신히 제압한다.
다시 한 번 간신히 피신한 두 사람은, 이 모든 일을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유니온의 서버에 침투하기로 결심한다.

이런 상황들은 영화 ‘파이트 클럽(Fight Club, 1999)’을 떠올리게 한다.
자신들의 삶을 구속하는 신용카드 회사를 파괴하는 내용의 ‘파이트 클럽’.
시스템을 파괴해서 자유를 찾고자 하는 갈망을 표현한 그 영화처럼, 레미와 여자는 유니온의 서버에 침투하려는 것이다.

약간은 생뚱맞게 레미가 수많은 사람들과 격투를 벌이고 유니온의 서버룸까지 들어가게 되는데, 그 장면은 2003년 최민식 주연의 영화 ‘올드보이’에서 오대수가 망치를 들고 수많은 사람과 싸우는 장면을 연상시킨다.
(실제로 레미가 망치를 들고 싸우는 부분도 있다. 혹시 ‘올드보이’의 오마주?)

막상 서버실에 침투했지만, 키보드가 없다.
단지 태그 인식장치(편의점에서 사용하는 빨간 불빛이 나오는 바코드 인식장치 같은) 밖에 없다.
레미와 여자는, 자신들의 인공장기 태그 정보를 삭제하기 위해 배를 가르고 다리를 칼로 가른다.
이 부분에서, 애초 예상은 레미와 여자가 ‘파이트 클럽’의 스토리처럼 시스템을 폭파시키지 않을까 싶었지만, 레미는 단순히 자기와 여자의 태그를 지우려는 생각만 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온다.
좀 쓸데없는 상황인 듯하지만, 어쨌든 영화는 둘이 배를 가르고 다리 살을 도려내는 설정으로 한동안 시간을 끈다.
그리고 레미의 친구인 제이크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프랭크의 지시로 레미의 절친인 제이크에게 레미의 장기를 회수하는 특명이 내려진 것이다.
하지만, 유니온이 사회를 지배하는 것에 반감이 있었던 제이크는 프랭크를 죽이고, 서버룸에 폭탄을 넣어서 시스템을 폭파시켜 버린다.
그리고 이어지는 장면에서 레미와 여자, 제이크는 따뜻한 해변에서 한가로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은신처에서 레미가 썼던 글을 ‘The Repossesion Mambo’ 라는 이름으로 낸 책을 들고 있다.
영화 제목 ‘Repo Man’ 을 은유적으로 지칭한 제목이다.
‘Repossesion’은 ‘압류품’ 또는 그 물건을 ‘회수’하는 것을 말하며, ‘Mambo’는 라틴아메리카의 경쾌한 춤을 지칭한다.


이후의 이야기-----------------
반전에 대한 스포일러.(재미있는 감상을 위해 되도록 영화 감상 전에 읽지 말 것!)


하지만, 컴퓨터 화면이 지직 거리는 듯 한 장면이 나타난다.
행복한 해피엔딩이 아니다.
실은, 공항에서 도망친 레미와 여자를 쫒아온 제이크에게 머리를 얻어맞은 레미.
여자가 제이크에게 총을 쏜 것이 아니었다.
레미는 그전에 심장충격기로 감전되어 병원에 갔을 때, ‘심박 조절기’ 뿐만 아니라 유니온의 새로운 제품 ‘M.5 (신경 제어장치)’도 이식 받았던 것이다.
그러니까, 제이크에게 제압당한 이후의 이야기는 모두 레미의 행복한 꿈이었던 것이다.
행복한 표정으로(해변에서 사랑하는 여자와, 친구 제이크와 행복한 한 때를 보내며 행복해 젖어 있는) 들것에 실려 가는 레미.
그리고 유니온의 사장(?) 프랭크가 ‘M.5’ 를 광고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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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영화정보에도 별달리 줄거리가 없으니, 또 이렇게 구구절절이 줄거리를 쓰게 되었다.
반전이 있기 때문에, 혹시나 이 줄거리 소개를 읽은 사람에게는 반전의 재미를 보는 기쁨이 없어질지도 모르겠다.

영화가 전체적으로 좀 어수선 하다.
이 영화 역시, 약간은 용두사미가 된 것 같기도 하고, 돈은 꽤 들여서 찍은 듯한데, 산만한 가운데 영화 중반부에서 레미와 여자가 은신처에서 시간을 보내는 장면부터 약간 지루하다.
후반부, 레미와 여자가 유니온의 서버에 접근하기 위해 침투하는 장면부터 다시 활력을 찾고 있고, 마지막 반전에 이르기 까지 그럭저럭 볼만 하다.
‘주드 로’의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어 좋고, 제법 인지도가 있는 ‘포레스트 휘테커’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몇몇 배우들의 연기가 좀 어설프고(특히, 레미의 아내 역으로 나오는 ‘캐리스 밴 허슨’의 연기가 매우 어색하다.)
아들의 역할도 좀 애매하고, 주연배우들 외의 배우들의 연기가 좀 아쉽다.
‘파이트클럽’처럼 시스템을 부수는 스토리로 끝날 줄 알았더니, 허무하게도 레미의 꿈이었다며 끝난다.
그렇다면, 결국 거대자본을 가진 시스템에는 일개 개인이나 소규모 집단의 힘으로는 저항할 수 없다는 뜻일까?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인공장기가 개발되어 인간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 같지만, 영화에서처럼 막상 고급 과학기술은 돈 많은 사람들에게만 혜택이 주어질 뿐이다.
아무리 사회가 발전하고 과학기술이 좋아져도, 서민들에게는 먼 꿈나라의 얘기일 뿐이라고 말하는 듯해서 씁쓸함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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