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킹콩을 들다 (2009) Movie_Review

괜찮다는 얘기를 꽤 들었다.
배우들의 연기가 매우 훌륭하다.
선생님 역할로 나오는 ‘이범수’의 연기도 훌륭했고, 무엇보다도 ‘조안’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에 갈채를 보낸다.
영화 속에서는 영자(조안)의 중학생 시절부터 시작한다.
촌스러운 외모와 사투리, 역도부 복장이 쫄쫄이인 점도 여배우로써는 상당히 고민스러운 역할일 텐데, ‘조안’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가 매우 리얼하고 자연스럽다.
마냥 귀여운 배우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진중한 면이 있다.
그 외, 역도부원 이기 때문에 약간은 퉁퉁한 체격의 여배우들도 나오고, 실화 속 사진에서 매우 예쁜 여자아이가 나오는데, 실화를 소재로 해서인지 꽤 예쁜 여배우가 캐스팅이 되었다.
외모와 상관없이 모두들 연기를 매우 잘했다.

‘이범수’의 연기가 좀 매너리즘에 빠진 듯 하기는 해 보였다.
아이들의 존경을 받는 정신적 스승으로써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역할 때문인지, 말투(대사)가 좀 식상하고 이상했다.
‘이지봉(이범수)’의 후배이자 ‘이지봉’을 싫어하는 고등학교 역도부 감독 역할로 등장한 배우의 연기가 좀 못마땅하긴 하다.
후반부, 아이들을 혼내며 큰소리치는 연기를 하는 부분에서, 약간 책을 읽듯이 대사를 하는 모습이 마음에 안 드는데, 전반적으로는 전체 배우들의 연기가 리얼하고 좋은 편이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이 ‘이지봉’ 선생님의 관을 들고 가는데, 역도 영화이다 보니 마지막에 아이들이 역도에서 역기를 들듯이 번쩍 들고 가는 모습이 있다.
나름대로는 상징적인 표현이고 감동적일수도 있는 설정이지만, 이 부분이 좀 어색하고 이상했다.

어떤 면에서는 좀 식상하지만, 감동적인 영화다.
과거 올림픽 동메달을 따던 날 생긴 부상으로 인해 지병을 갖고 살던 선생님은 정말 너그럽고 인자하며 아이들이 잘되기를 바라서 헌신적으로 뒷바라지를 하다가, 아이들에게 전해줄 편지를 부치러 가던 날 길바닥에서 비참히 생을 마감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으니 식상하다고 표현하면 비난을 받을지 모를 일이지만, 극적 재미를 위해 실제와는 다르게 연출한 부분이 있고, 그렇게 연출된 부분이 굉장히 상투적이고 작위적이었다는 얘기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전에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설명이 나오는데, 그 내용을 잘 읽어보면 실제 그 선생님은 근무 중에 뇌출혈로 돌아가셨다고 한다.
영화를 좀 더 드라마틱하고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 많이 각색이 되었다는 뜻이다.
그러다보니, 우리가 ‘이상향’으로 생각하는 ‘모범적인 선생님’의 모습을 그려내기 위해 너무 작위적으로 각색이 많이 되었다는 느낌을 떨쳐버리기 힘들다.
그래도 영화에서 말하려고 하는 그 선생님의 아름다운 헌신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눈물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근래 운동선수들의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가 몇 편 있다.
스키점프 선수들의 이야기를 담은 ‘국가대표’ 와 핸드볼 여자대표 선수들의 이야기를 담은 ‘우리생애 최고의 순간’이다.
이 영화들 역시 올림픽이 열려 TV에 중계방송이 나오는 때나 국가대항전 때만 잠깐 관심을 받는 비인기 종목들이다.
이 영화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듯이, 단지 메달을 딴다고 해서 국가의 지원을 받는 것이 아니라 평가점수 몇 점 이상을 받아야 인정을 받아 생활비를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계산을 해보니, 최소한 금메달을 한번은 따야 하고, 이후에 금메달은 따지 못하더라도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한번은 더 따야 생활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점수가 된다.
평생 운동만 해서 다른 일은 할 줄 모르는 체육인들, 특히 비 인기종목인 경우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메달을 따지 못하면 운동을 그만 둔 뒤의 인생이 비참하고 초라해질 수밖에 없다.
글쎄, 영화 속에서 ‘이지봉’ 선생님이 얘기한 기준이 현재도 적용되는지는 모르겠는데, 검색을 해보니 금메달을 따면 월100만 원 정도를 지급한다고 한다.
은메달, 동메달을 딴 경우에도 얼마씩은 준다고 하니, 책정 기준이 좀 바뀐 것 같기는 하다.

관련글:

이 영화에서도 넌지시 언급하고 있듯이, 일부 인기 스포츠 외에 비인기 종목들은 대부분 가난한 학생들이 운동을 시작한다.
‘영자(조안)’ 역시 졸지에 고아가 되어 집도 없고 먹을 것도 없어진 상황에서 어렵게 운동을 시작한다.
선생님은 평생 운동을 해오다가 생긴 부상으로 인해 평생 고통을 안고 살아가야 했고,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고 항상 무시당하는 게 싫어 아이들에게는 되도록 운동을 시키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불쌍한 ‘영자’를 도울 방법이 운동을 시키는 것 밖에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과거에는 그렇게 당장 끼니 걱정을 해야 하고, 제대로 학교공부도 하지 못할 집안 형편이면 운동을 열심히 해서 체육인으로 성공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이지봉’은 교장 선생님을 설득해서 합숙소를 마련하는데, 적어도 명목적으로는 합숙 생활을 하게 되었으니 부모가 없고 경제적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영자에게 거주할 집과 밥 먹는 문제를 해결해 준 것이다.
하지만, ‘이지봉’ 선생님은 중학교에서 역도를 가르치는 선생님이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올라가게 되자 더 이상 도움을 주기에는 곤란한 상황이 된다.
가르치던 학생들이니 계속해서 자기가 가르치게 해달라고 부탁을 한다.
덕분에 합숙소에서 계속 생활을 하며 밥도 먹을 수 있게 되고, 전국 대회에서 종합우승을 한 덕분에 동네에서 카퍼레이드도 하며 영웅 대접을 받지만, 아이들의 실력이 상당하다고 여긴 고등학교에서 샘을 내기 시작한다.
그래서 더 이상 ‘이지봉’ 선생에게서 배우지 못하게 되고,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맡아 가르치게 된다.
하지만, ‘이지봉’ 선생처럼 아이들을 진정으로 아끼고 정신적인 스승이 되어줄 사람은 없었다.
좋은 성적을 내라며 욕과 구타도 서슴없이 한다.
마치 ‘아버지’ 같은 이지봉 선생님의 그늘에서 벗어나 일찍부터 냉혹한 사회에 적응해 가야 하는 아이들.
그래서 아이들은 ‘이지봉’ 선생님을 영원히 잊지 못하는 것이다.

제목 ‘킹콩을 들다’.
팔이 부러지는 부상으로 가슴통증을 앓는 지병을 갖고 살아갔기 때문에, ‘이지봉’은 순간순간 가슴에 통증이 올 때마다 마치 킹콩처럼 가슴을 두드렸다.
그래서 아이들은 선생님을 ‘킹콩’이라고 별명을 지었는데, 전국대회에서 우승한날, 술에 취한 선생님을 들며 킹콩을 들었고, 선생님이 객사해서 돌아온 날, 관을 들었을 때가 ‘킹콩을 들다’라는 상황으로 볼 수 있는 장면들이다.
단지 가슴을 치기 때문에 킹콩의 모습을 닮기도 했지만, 작으면서도 큰마음을 가진 선생님의 모습이 킹콩처럼 거대해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킹콩’을 들었다는 제목을 그대로 묘사하기 위해 관을 드는 장면은 다소 작위적이어서 이상했다.

냉혹한 현실을 묘사하여 우울한 느낌이 들지만, 잔잔한 감동과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좀 식상한 방식으로 흘러가기는 해도 ‘영웅만들기’ 식의 과장은 아니어서 거부감이 없고, 소소한 재미와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를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무난한 영화.

‘이지봉’ 선생님을 따르는 학생들을 빼앗아 오기 위해 누군가가 고발을 하는데, ‘아이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며 아이들의 합숙소를 폐쇄한다.
그러고 보니, 실제로 그런 비슷한 사건들이 있기는 했다.
과거에 실제로 그런 사건이 뉴스에 나오기도 했는데, ‘성폭행’ 사건은 요즘에도 빈번히 뉴스에 나오는 이야기중 하나이다.
이는 실화에 있던 원래 이야기는 아니고, 극적 구성을 위해 삽입된 내용인 듯한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합숙소를 만들고 생활하던 그 모습을 나쁜 시각으로 보는 이들의 눈에는 그렇게 오해하고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261067
7637
10103354

google_myblogSearch_side

▷검색어

Flag Counter styl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