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용서는 없다 (No Mercy, 2009) Movie_Review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했으나 아쉬움은 있다.
‘한혜진’의 경우 영화에서 연기하는 모습은 개인적으로 처음 보는 듯한데, 한혜진 특유의 독특한 말투가 거슬린다.
냉정하게 얘기하자면 대사 처리가 부족한 것 같기도 한데, 그녀 특유의 말투와 억양이라면 할 말은 없다.
드라마에서는 그런대로 그녀의 연기가 볼만했는데, 스크린에서 그녀의 연기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류승범’의 악당 연기도 연기 자체만으로 봤을 때는 매우 훌륭했다.
그러나 여전히 내 머리 속에는 코믹연기를 하는 그의 모습이 남아 있어서인지, 아직은 악당 연기가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설경구의 연기는 매우 훌륭했다.
그동안 형사 ‘강철중’의 모습이 많이 남아 있었지만, 이번 영화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은 초기 작품이자 그에게 명성을 안겨준 ‘박하사탕(1999)’ 을 떠올리게 했다.
그러나 개인적 스캔들이 영화 외적으로 대중에게 큰 충격을 주었기에 캐릭터에 대한 감정이입을 방해한다.
이젠 좀 진정이 된 것 같지만, 이영애가 결혼했을 때처럼 설경구가 이혼을 하고 송윤아와 결혼을 한 것은 굉장히 충격적인 뉴스였다.
글쎄, 진실은 ‘그들만이 아는 이야기’겠지만, 유부남이었던 설경구가 이혼 후 초혼인 송윤아와 결혼한다는 소식은 대중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뉴스는 아니었다.
송윤아를 좋아하는 남성 팬들이 많았기에 ‘질투심’ 도 있었을 것이고, 뭔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화 속 배역인 부검의 ‘강민호’에 몰입되기 힘들기는 했지만, 그와는 별개로 설경구의 연기는 여전히 흡입력이 있다.
배우의 사생활을 떠나 연기 자체에서는 그가 혼신을 다해 연기하는 진정성이 보였기 때문이다.
사생활과 영화 배역을 혼동해서는 안 되겠지만, 사람 마음이라는 게 그렇게 딱 분리되어 생각이 되지는 않는 법.
아무튼 그의 연기는 훌륭했다.

영화적 완성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흘러가는 모양새가 왠지 어디서 본 것 같이 익숙하기는 하지만, 오히려 그것은 이 영화의 시나리오가 나름대로 짜임새 있게 이루어졌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아쉬운 점 혹은 옥에 티랄까.
‘한혜진’이 연기한 ‘민서영’ 이라는 인물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민서영’은 부검의 ‘강민호(설경구)’에게 수업을 받은 적이 있는 학생이다.
사건현장에 나타난 부검의 강민호를 민서영이 먼저 알아보고 인사하는데, 강민호는 민서영이 누군지 금방 알아보지 못하고 한참 후에 기억을 떠올려 알아본다.
강민호와 민서영이 그다지 친한 사이는 아니었으며, 표면적으로도 제자와 교수의 관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고 볼 수 있겠다.
헌데, 민서영은 강민호가 부검 결과서를 주지 않자 강민호의 집을 찾아간다.
여기서부터 민서영의 캐릭터가 애매해지기 시작한다.
민서영이 강민호의 집을 어떻게 알고 있을까?
경찰이니까 알아냈을 수 있다. 넘어가자.
강민호가 증거물 조작을 위해 자신의 강아지를 칼로 상처 냈는데, 민서영은 대문이 열려있어 현관 앞까지 들어갔지만 기웃거리다가 창문(?) 틈으로 강민호의 강아지를 발견하고는 이름을 부른다.
그리고 더 후반으로 가서는, 강민호의 딸 혜원의 이름도 정확히 알고 있으며, 혜원이 어떻게 되었을까봐 걱정하는 말을 한다.
어떻게 강민호의 강아지 이름을 알고, 딸의 이름까지 알고 있는 것일까?
그냥 제자와 스승 사이라면 자세한 신상정보를 알고 있을 가능성이 적다는 점에서 영화 초반부터의 두 인물의 관계설정에 허점이 있는 것 같다.
정황상 강민호가 민서영을 바로 알아보지 못할 정도의 형식적인 관계가 아니라 좀 더 친분이 있는 관계여야 한다.
요즘 영화 속에 ‘여형사’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TV 드라마에서 주연급 여배우인 한혜진을 캐스팅한 점은 매우 신선하긴 했지만, 이 영화 속에서는 그다지 역할이 분명하지 않고 존재감이 떨어진다.
물론, ‘민서영’ 캐릭터는 강민호가 증거물을 조작했고, 범인인 이성호(류승범)의 협박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는 나름 중요한 역할이기는 하지만, 사건 뒷면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는 인물로써의 역할에 비해 무게감이 약하다.
그 외, 육두문자를 남발하는 ‘성지루’가 여전히 코믹캐릭터로 등장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관객에게 인식된 ‘성지루’라는 캐릭터를 반복하고 있어 매너리즘에 빠진 듯 식상하다.
이젠 좀 새로운 캐릭터로의 변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약간의 스포일러-----------------
의외로 영화 마지막에 반전이자 충격적인 결말이 있다.
초반부터 범인 ‘이성호(류승범)’가 잡히고 스스로 자백을 하기 때문에, 범인을 찾아내는 긴장감은 없지만, 범인이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알아가는 긴장감이 있다.
과거에 집단 강간 사건 발생 당시 부검을 맡았던 부검의 ‘강민호(설경구)’.
이성호는 그 사건 피해자의 동생이었다.
이성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영화 중반 까지는, 막연하게 강민호의 딸을 납치하고, 그것을 미끼로 제3의 요구를 할 것 같은 이야기로 흐른다.
하지만, 영화 막판에 충격적인 결말이 있는데,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결말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이성호가 마지막에 남기는 말이 있다.
‘죽기보다 힘든 것이 용서하는 것’ 이라고.


그래서 영화 제목이 ‘용서는 없다’ 인가보다.
말 그대로, 이성호는 당시 사건에서 결국 누나가 창녀처럼 매도되고 억울하게 누명을 쓰며 제2의 죽음을 맞게 된 것이 가슴 아팠고, 그 사건에 관여되었던 사람들을 결코 용서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강민호와 같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겪었던 마음의 고통을 그대로 느끼게 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충격적인 결말만으로 보았을 때는, 영화 ‘올드보이(2003)’ 만큼 충격적이라 볼 수 있지만,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는 영화다.

네이버 영화줄거리 스크랩----------------
멈출 수 있다면 그것은 분노가 아니다!
과학수사대 최고의 실력파 부검의 강민호 교수(설경구). 유일한 가족인 딸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일을 정리하던 그는 마지막 사건을 의뢰 받는다. 바로 금강에서 발견된 토막살해사건. 여섯 조각난 아름다운 여성의 시체, 한쪽 팔마저 사라진 전대미문의 사건이다. 뛰어난 추리력과 행동력을 지닌 열혈 여형사 민서영(한혜진)의 추리로 용의자는 이성호(류승범)로 압축된다.

 이성호는 친환경생태농업을 전파하며 검소하게 살아가고 있는 환경운동가로 지역 주민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인물이다. 형사들에 의해 순순히 경찰서로 끌려온 이성호는 새만금 간척 사업을 반대하기 위한 퍼포먼스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당당하게 진술한다. 이성호의 자백으로 수사는 급물살을 타는 듯 싶지만, 번번이 예상을 빗나가는 증거들로 수사팀은 사건 해결에 애를 먹는다.

 민서영과 강력반 형사들이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 동분서주하는 가운데, 강민호의 딸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딸의 실종에 이성호가 관계되어 있음을 알게 된 강민호는 그를 찾아가고, 이성호는 자신이 시체에 남긴 단서와 비밀을 알아낸다면 딸을 살려줄 수 있다며 위험한 거래를 제안한다.

 딸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시체에 남겨진 단서를 추적해야 하는 부검의와 연쇄 살인을 예고하는 비밀을 간직한 살인마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이 시작된다.
---------------------------------------


덧글

  • 조각 2010/04/21 20:38 # 답글

    감상 잘 봤습니다.
    배우들에 관한 정보가 특히 눈에 띄네요; 저는 전혀 모르고 사는데.
    줄거리까지만 읽고 스포일링은 스킵했습니다.
    과연 자백까지 한 이성호가 이제와서 강민호의 딸을 인질(뭐라 표현해야 될지 마땅한 말이 없네요)로 잡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괜히 궁금해지는군요. 다음에 한번 봐야겠어요.
    좋은 영화 추천 감사합니다 :)
  • fendee 2010/04/22 02:18 #

    네, 결말이 좀 찝찝하긴 하지만, 그럭저럭 볼만한 영화입니다.
  • -0- 2010/05/24 14:08 # 삭제 답글

    한혜진이 학생때 설경구 한테 질문할 것이 있어서
    설경구 집까지 새벽에 찾아 갔었다고 나오는데요...
    그리고 사건현장에서 서로만나는 시점과 한혜진이
    부검결과서 받으러 설경구 집에 찾아가는 시점 사이에
    설경구랑 같이 집에가서 얘기하는 씬도 있었구요..
  • fendee 2010/05/24 14:12 #

    네 그렇군요.
    그냥 좀 이상했던 점이, 민서영(한혜진)이 마치 강민호(설경구)와 매우 친한듯이 행동한다는데에 있었습니다.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301272
9254
10068940

google_myblogSearch_side

▷검색어

Flag Counter styl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