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뜨거운 것이 좋아 (Hellcats, I Like It Hot, 2008) Movie_Review

연기파 배우 ‘이미숙’, 스크린에서 자주 보기 힘든 ‘김민희’, 걸그룹 ‘원더걸스’로 유명해진 ‘안소희’.
세 명의 여자가 이끌어 가는 여자들의 이야기.
개인적으로 취향에 좀 안 맞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볼만했다.

‘김영미’(엄마 역, 이미숙 분), ‘김아미’(‘김영미’의 동생 역, 김민희 분), ‘김강애’(‘김영미’의 딸 역, 안소희 분) 세 여자가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형식.
세 명의 여자가 주인공으로 세 가지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는데, 재미나게도 이들은 서로 간에 그다지 대화도 없고, 서로의 스토리가 얽히는 부분도 없다.
철저히 개인주의 적이고, 자기 삶은 자기가 알아서들 사는 독립된 세 여자의 이야기.
‘가족’ 이라는 설정이면 서로 ‘정’에 관한 이야기를 그려본다든가 드라마에서처럼 서로의 인간관계가 뒤엉킨 부분이 있다든가 하지 않겠나 하고 기대해 보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런 것들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줄거리--------------------------------
혼자서 딸 ‘강애’를 키우는 ‘커리어 우먼’(연극 무대 설치) ‘김영미’.
그녀는 이제 40살이고, 한 아이의 엄마이며,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멋진(?) 커리어 우먼이다.
그녀는 항상 부지런하고 바쁘다. 성질이 불같으며 맺고 끊는 것이 확실하다.
아마도, 그녀가 그렇게 부지런하고 일에 정신을 쏟으며 사는 것은, 젊은 여자들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해 또는 자신의 고된 삶을 잊기 위함이 아닐까 싶다.
사실, 이 영화에서는 ‘김민희’가 연기한 ‘김아미’의 스토리가 단연 비중이 높은 편이다.
세 여자의 심리적인 부분에 관해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그다지 심리적인 묘사가 뛰어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냥, 수박겉핥기 식으로 ‘여자들의 심리는 이렇다’ 라며 훑어보는 정도의 가벼운 전개를 보인다.
영미(김미숙)는 돈벌이도 잘 안 되는 연극무대 설치 일을 맡아 오랜만에 연극 선후배들과 친하게 지낸다.
젊었을 때부터 ‘영계 킬러’로도 유명했던 그녀. 그런 점에서 그녀는 ‘프리섹스 주의자’ 이며 ‘사랑 감정’ 같은 것 따위는 믿지 않는 쿨(?)한 여성.
아니, 믿지 않는다기보다는, 이제는 늙어버린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남자들은 자신의 돈을 보고 오는 것이라 믿고 경계한다고 볼 수 있겠다.
어느 날, 나이어린 남자후배가 그녀에게 작업을 걸어온다.
그녀는 하룻밤을 같이 보내고는 남자를 떨쳐내려 하는데, 남자는 계속 그녀에게 친근하게 다가온다.
술자리에서 어떤 여자후배가 하는 말, ‘언니(영미), 언니가 돈이 그렇게 많다면서요? 좋겠다 경수씨 진짜 영리하다~’.
그렇다, 일반적으로 연하 남을 만나는 나이든 여자를 보는 시선이 그런 식이다.
그렇기에 영미는 더더욱 연하 남 경수를 섹스상대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으려 애쓴다.
나이 마흔에 폐경 증상까지 오자, ‘영미’는 여자로써의 값어치가 다 된 듯한 자괴감과 아쉬움이 들기 시작하고, 더더욱 경수에게 차갑게 굴지만, 한편으로는 젊은 여자들에 대한 질투심이나 부러움 같은 것이 생겨 오히려 경수를 쉽게 차버리지 못한다.
그런 불안함과 남들의 시선과 ‘사랑’ 이라는 감정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며 경수에게 줄 선물을 사던 날, ‘영미’는 마음속 진심과는 달리 차가운 모습으로 경수에게 퇴짜를 놓고, 경수는 자리를 떠난다.
얼마간이 시간이 흐른 후, 평소 ‘아메리카노’만 마시던 영미는 경수와 만나던 커피숍에서 경수가 마셔보라고 얘기하던 ‘카푸치노’(설탕 빼고 거품 많이)를 시키는데, 커피숍 주인이 하는 말이, 그 남자(경수)가 가진 돈을 모두 주고는 영미가 오면 공짜로 커피를 주라고 했다고 말한다.
영미는, 경수의 마음이 진심이었다는 것을 느끼고, 곧이어 나타난 경수와 뜨거운 키스를 나눈다.
결론적으로, 영미는 모든 사회적 편견과 남자에 대한 경계를 무너뜨리고,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순수한 ‘사랑의 감정’을 그대로 느끼게 된다는 이야기다.

다음으로, ‘영미’(이미숙)의 동생 ‘아미’(김민희)의 이야기다.
시나리오 작가가 되겠다며, 영화사 감독과 1년 내내 방음도 안 되는 모텔 방에서 합숙하다시피 지내는 아미.
하지만, 시나리오가 좋지 않아서 배우들에게 내밀기도 부끄럽다며 고쳐 쓰기를 수십 번.
게다가, 영화사는 운영자금 마저도 없어서 허덕이는데, 현재 그녀의 남자친구는 밴드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가수지망생’이다.
매번 기획사 오디션에서 퇴짜를 맞으며 근근이 음악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아미’ 입장에서는 나이도 계속 먹어가고 있고, 남자친구 ‘나원석’(김흥수)과 결혼을 하기는 해야 할 것 같은데, 막상 남자친구에 결혼얘기를 꺼내기만 하면 화를 내니 답답한 노릇이다.
그러던 어느 날, ‘원석’의 자취방에서 낯선 여자와 맞닥뜨리고, 가뜩이나 능력도 없는 주제에 바람까지 피운 남자친구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어 헤어지기로 마음먹는다.
선을 보러 나갔다가, 재력은 있어 보이고, 외모는 그런대로 준수하지만 3:7 가르마와 별로 웃기지도 않은 유머를 구사하는 평범한 일반인인 직업이 경리(회계사)인 남자를 만난다.
남자친구와 결별을 선언한 날, 친구들과 만취하도록 술을 마신 아미는 옆자리에 앉은 손님 중에 맞선 남으로 나왔던 ‘승원’을 다시 만나게 되고, 필름이 끊기는 바람에 승원을 덮쳐버린다.
남자친구와도 헤어지고, 더 이상 구질구질하게 비전 없는 시나리오 작업을 하는 것도 지겨워진 ‘아미’는 감독을 만난 자리에서 그만두겠다고 선언을 해버린다.
집에 오는 길에 남자친구도 만나서 더 스트레스를 받은 ‘아미’는, 선 본 남자 ‘오승원’(김성수)을 불러내 만취하도록 술을 마신다.
‘오승원’이 좀 고리타분해 보이기는 하지만, 자신을 위해주는 모습이 점점 마음에 들기 시작하여 첫 키스를 하게 된다.
이제, 새롭게 시작을 해보겠다며 다짐을 하는 아미. 구차하게 변명을 하며 자신을 잡으려는 ‘원석’에게 확실하게 결별을 선언해 버린다.
이후, ‘승원’과 본격적으로 사귀게 되는 ‘아미’.
하지만, 자신에게 계속 엉겨 붙는 전 남자친구 ‘원석’과 얼떨결에 잠자리를 하게 된다.
자신을 끔찍이 위해주는 ‘승원’ 같은 남자라면 결혼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할 무렵, ‘승원’이 청혼을 한다.
미국 시민권자인 ‘승원’과 미국으로 가기 위해서 미국의 입국심사 기준에 맞춰 학원 강사인 척 연기를 해야 하고, 은행에 3000만원도 넣어 두어야 하는 자신의 모습이 싫어진다.
(불법체류를 목적으로 미국으로 가는 것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일정 금액을 통장에 넣어  두고 통장을 제출하여 증명함)
‘승원’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결혼을 위해, 미국에 가기 위해, 남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억지로 맞춰야만 하는 것이 내키지 않는 ‘아미’.
그것은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며 괴로워한다. 전 남자친구인 ‘원석’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완전히 버리지 못한 것이 ‘승원’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승원’과 결혼하기로 마음을 먹고 ‘원석’과는 진심어린 이별을 한 뒤에, 결국 ‘승원’과도 이별을 하게 된 ‘아미’.
‘남자’에 대한 감정도 정리하고, 복잡했던 지난날들을 모두 정리한 아미는, 원래 자신의 모습을 찾겠다며 함께 일했던 감독을 찾아가 용서를 빈다. 그리고 ‘시나리오 작가’의 길을 가기 위해 다시 열심히 새로운 인생을 준비한다.

‘영미’(이미숙)의 딸 ‘김강애’(안소희).
‘강애’에게는 절친한 친구인 ‘미란’(조은지)이 있고, 잘생긴 남자친구 ‘호재’(김범)도 있다.
사귄지 오래되었고, 사랑한다고 말은 하지만, 스킨십은 고사하고 키스조차도 하려 들지 않는 ‘호재’가 답답하기만 하다.
브라질에서 온 절친한 친구 ‘미란’의 조언대로, 엄마와 이모가 늦게 들어오는 날을 잡아 ‘호재’를 집으로 초대해서는 근사한 분위기 속에서 키스를 해보려는데, 아직 숙맥(菽麥)인 ‘호재’는 어색한 분위기를 없애려 (풀스)게임기로 게임을 하자고 한다.
‘미란’은 ‘강애’에게 조언을 해주는데, 오묘한 분위기 속에 ‘강애’가 ‘미란’에게 뽀뽀를 한다.
이후 둘 사이는 어색해지는데, ‘미란’은 리허설이 필요했던 거라며 그날의 뽀뽀를 ‘실수’로 무마시키고, ‘강애’도 수긍한다.
그러나 ‘강애’는 그 후부터 ‘미란’과 뽀뽀를 하는 꿈을 꾸며, ‘미란’에 대한 감정이 절친한 친구 이상의 그 무엇이라는 생각으로 혼란스러워 하기 시작한다.
이후, ‘강애’는 ‘미란’의 전화와 문자를 모두 받지 않고, 둘 사이는 급속하게 어색해져 가는데…
‘미란’의 아버지가 아파서 ‘미란’이 아버지를 만나러 브라질로 떠나게 되던 날, 공항으로 떠난 ‘미란’이 ‘강애’에게 남긴 열쇠고리(?)에 적힌 ‘아모레~~~’ 라는 말의 뜻이, ‘사랑은 용기가 필요하다’는 의미의 말이라는 것을 전해 듣고는, ‘미란’을 만나러 공항으로 달려간다.
공항에서 만나게 된 두 사람. 두 사람은 뽀뽀를 하는데…
그렇다 이것은, 바로 ‘레즈비언’ 스토리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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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이후인 2009년 12월에 개봉한 영화 ‘여배우들’ 에서 ‘김민희’가 하소연 비슷하게 하는 말이 있다.
이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2007)’ 에서 거의 주연으로 연기를 했지만, 시사회장에서는 자신보다 오히려 ‘소희’에게만 관심이 쏟아져 속상했다는 것.
그도 그럴 것이, ‘원더걸스’가 2007년 2월 데뷔했고, 당시 ‘소희’의 인기는 대단했다.
이 영화가 개봉한 2008년 1월경이라면, 걸 그룹 ‘원더걸스’의 광풍이 한참 불고 있던 때라, ‘김민희’ 보다는 ‘소희’에게 관심이 쏠릴 만도 한 상황이다.
당시 ‘소희’의 매력이라면, 나이도 어리고 화장기가 별로 없는 순수함이었다 하겠다.
‘원더걸스’가 미국시장 개척을 위해 미국에 나가있는 동안, 국내에서는 ‘소녀시대’가 가요시장을 점령했고, 이후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걸 그룹들과 기타 아이돌 그룹들이 대중적 인기를 끌며 약진을 했다.
‘원더걸스’가 다시 국내 시장으로 돌아온다면 과연 예전 같은 큰 인기를 다시 누릴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원더걸스’의 대중적 인기는 시들해졌고 가요계에서의 입지는 좁아졌다.
물론, 훌륭한 음악으로 컴백한다면, 언제든지 다시 주목을 받을 수는 있을 것이다.
이 영화에서 ‘강애’를 연기한 소희의 연기는 아쉬움이 많다.
‘발연기’라 해도 이 정도 연기라면 봐줄만 하기는 한데, 무대에서의 ‘소희’를 보는 것에 익숙해진 탓인지 영화 속에 비춰진 소희의 모습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고 그냥 신인배우로 갓 데뷔한 배우지망생 소녀 같은 느낌이랄까.
이 영화를 통해 주목해서 보아야 할 배우는 오히려 ‘김민희’다.
영화 자체가 ‘정극 멜로’ 이다보니 전체적으로 너무 무거운 느낌이 든다.
영화 후반부에 이러저러하게 정리를 하기는 하지만, 사랑 때문에 행복하다는 부류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랑 때문에 힘들어 하는 내용들인데, 요즘 추세가 이 영화의 분위기와는 달리 쾌활하고 명랑한 코믹물이 주를 이루다보니 비교가 더욱 되어서인지, 전체적으로 영화의 분위기가 늘어지고 무거운 느낌이어서 썩 내키지는 않는다.
배우 ‘김민희’가 연기하는 캐릭터의 성향이 약간은 코믹함을 가지고는 있지만, 이 영화는 코믹 멜로라기보다는 정극 멜로로 보는 것이 더 맞겠다.
이야기가 진지하게 흘러가다보니, 관객 입장에서는 지루하게 느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들의 연기는 전체적으로 괜찮았다.
영화의 무게감을 더해주고 있는 중견배우 ‘이미숙’.
1960년생이니 올해로 51세인데, 영화 속 역할인 ‘김영미’는 40세이다.
실제 나이보다 한참 어린 40세로 나오는 것이 좀 생뚱맞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영화 속 대사에 나오는 것처럼, 평소에 꾸준히 관리를 잘 해왔기 때문에 젊은 배우들과 어울려 연기하는 모습이 어색하지는 않아 보였다.
다만, 연하남과 러브라인이 있어서 시시때때로 쭉쭉 빨아대는 소리가 들리는 데, 남들과 같이 영화를 관람하기에는 좀 민망할 수 있다.
가녀린 몸매와 동안의 ‘김민희’는 1982년 생으로 올해 벌써 29세이다.
워낙 귀엽게 생긴 얼굴형이라 그렇게 나이가 들어 보이지는 않지만, (아마도) 1999년에 데뷔한 것으로 치면 벌써 11년차 배우다.
연기력 자체는 사실 좀 아쉬운 부분이 많은데, 너무 어린여자 같은 느낌이 많아서 인지, 아니면 틱틱 거리는 식의 말투 때문인지, 연기 자체는 무난한 듯하지만, 그 깊이감이 아직 잘 느껴지지 않는다. 이게 참 아쉬운 것이다. 연기는 무난한 듯한데, 느낌이 잘 살지 않는다는 것.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으나 관객 입장에서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11년차 배우에게 이렇게 직설적으로 표현을 하기는 했지만, 그것을 극복하려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일까?
어쩌면, 그것은 배우로써의 타고난 카리스마 같은 것이랄까. 그런 느낌이 있는 배우가 있고 없는 배우가 있으니, 막연하게 노력한다고 해서 된다는 보장도 없는 셈이다.
아니면, 관객이 가진 편견이 없어지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는 것일까.

등장하는 세 명의 여자는 가족이면서도 세 사람 각자의 사랑 이야기를 하나로 혼합하는 부분 없이 독립적으로 세 가지 테마로 풀어냈다.
영화 한편을 보면서, 세 여자의 세 가지 사랑 이야기를 볼 수 있으니, ‘옴니버스 영화’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이야기가 다양해서 좋기는 한데, 각각의 이야기가 서로 유기적으로 물려 있지 않고, 각 캐릭터들의 매력도 그다지 잘 살아나지 않는다. 종합선물 세트를 받아서 좋기는 한데, 딱히 마음에 드는 과자는 없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김영미’(이미숙)가 ‘프리섹스’주의자로 묘사된 것도 좀 그렇고, ‘영미’가 왜 남편 없이 혼자인지에 대해 설명이 없어서 궁금하다. ‘영미’는 분명 남편이 없는 것이 확실한데, 이혼을 한 것인지, 사별을 한 것인지, 딸 ‘강애’가 그냥 사생아인지 전혀 설명이 없다.
딸 ‘강애’의 성이 엄마와 같은 ‘김’씨인데, 최근에는 동성이더라도 동본만 아니면 결혼을 많이 한다고 하니 사생아가 아니라 그냥 남편과 이혼을 했거나 혹은 사별을 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일반적으로 사생아인 경우에 엄마의 성을 그대로 사용하여 호적에 올린다는 점을 생각하면, 어쩌면 ‘김강애’는 사생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설정 상 ‘김영미’가 ‘프리섹스’주의자라는 점에서도 ‘강애’는 사생아일 가능성이 꽤 높아 보인다. (사생아: 법적으로 혼인하지 않은 남녀 사이에 출생한 자)
‘김아미’(김민희) 캐릭터는 어쩌면 현실에서의 젊은 여자의 모습 그대로일지도 모르겠다.
책에서나 학교에서야 혼전성관계를 하지 말라거나 몸가짐을 잘하라는 말을 시쳇말처럼 하지만, 막상 요즘 현실에서는 ‘김아미’처럼 남녀가 자유롭게 연애를 할 때 섹스를 하는 것이 별 흠도 안 되고, 결혼할 여자가 처녀여야 한다는 식의 강박은 예전의 남자들에게나 있었지 요즘 남자들에게는 이런 사고방식도 점점 희미해져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제는, 새로 만나게 된 남자에게 진심으로 사랑을 느끼는가, 예전 남자를 잊지 못하고 있는가 하는 등의 심리적인 문제가 더 중요시 되고 있다.(과거에 프리섹스 주의가 보편화된 서구에서 보여 지던 모습)
하긴 그렇다. ‘사랑하는 감정’이 중요한 것이지, 섹스를 했느냐 안했느냐가 중요하겠는가.
그러나 여전히 현재의 대한민국 에서는 이 문제가 그리 쉽게 결론지어질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이보다 더 충격적인 설정은, ‘원더걸스’의 멤버 ‘소희’가 ‘레즈비언’ 성향의 캐릭터인 ‘김강애’를 연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뭐, 개인적으로 ‘레즈비언’을 비하하려는 생각은 없지만, 설정이 다소 생뚱맞아서 하는 얘기다.
‘김강애’(안소희)에게는 그럴듯한(?) 남자친구 ‘호재’가 있으면서도 그다지 관계의 진전이 없다. 가장 절친한 친구인 ‘미란’(조은지)에게 조언을 구하던 중 알 수 없는 묘한 감정에 빠지게 되는데, 처음에는 그런 감정을 극구 부인하지만, ‘미란’이 브라질로 떠나려 하자 용기를 내어 (동성)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는 설정이다.
설정만 놓고 보자면, ‘미란’과 ‘강애’ 모두 ‘동성애자’인 셈이다.
아니, ‘강애’는 남자친구도 있었으니, ‘양성애자’ 일수도 있겠다.
(잠깐, 명칭 정리를 하고 넘어가겠다. ‘호모’는 같은 남자를 좋아하는 성향을 말하는 것이고, ‘레즈비언’은 같은 여자를 좋아하는 성향, ‘양성애자’는 남자와 여자를 모두 사랑하는 성적 성향을 말한다.)
‘호모’ 논란은 이미 꽤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레즈비언’이 흔하지 않다보니(‘커밍아웃’한 경우가 거의 없어서인지) 주로 호모에 대한 비난이 많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레즈비언’ 보다는 ‘호모’에 대한 인식이 나쁘고, 이런 성적 성향을 가진 이들을 비난하는 경우가 많다.
이 영화는 그런 틈바구니 사이에서, 세 여자의 사랑 테마 중 하나의 테마를 레즈비언(여성 동성애)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다양한 가치관과 삶의 방식들이 있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고 여기고 넘어갈 일이지만, 당대 최고의 아이돌인 ‘안소희’(1992년생, 올해 19세)가 당시 16~17세일 때 이런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것이 새삼 놀랍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을 뿐이다.

PS.
개인적으로 가장 웃겼던 장면.
‘아미’(김민희)가 남자친구 ‘원석’이 바람피운 사실을 알게 되어 크게 싸우고 집에 온 날, 실의에 빠져 질질 짜면서 손목을 그을까(?) 생각하다가 팔찌를 끊어버리고, 조카인 ‘강애’(안소희)가 라면을 끓여 갖고 들어오자 깨갱하며 눈치를 본다.
‘강애’는 실의에 빠진 이모를 위로하기 위해, 표현이 좀 퉁명스럽긴 하지만 라면이라도 먹으며 기분을 풀라는 것인데, ‘아미’가 ‘어으~ 신라면에 계란을 풀고 지랄이야’ 라며 통곡을 하자, ‘강애’는 ‘참, 그럼 먹지 말던가~’ 하며 가지고 나가려 하고, ‘아미’ 애기처럼 질질 짜는 그 모습이 굉장히 웃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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