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박쥐 (Thirst, 2009)(송강호, 김옥빈) Movie_Review


올해의 기대작으로 소문이 무성하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영화.
가톨릭(카톨릭) 신부가 뱀파이어가 되고, 김옥빈이 옷을 벗었다!
등등의 독특한 소재와 화제꺼리로 연일 이슈가 되었던 영화.
최근 들어, 기대작들이 영화파일 유출을 극도로 통제하며 영화관 아니면 DVD 나 비디오로 나올 때까지 제대로 된 내용조차 알기 어려워지고 있다.

이 영화에 대한 사전지식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보았기 때문에, 약간은 의외의 스토리 전개였고, 나름 재미도 있었지만, 2% 부족한 그 무엇.
그러고 보니, 박찬욱 감독이 근래 작품들은 오묘한 구석이 많다.

대표적으로 (내 기준)
2009 박쥐
2006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2005 친절한 금자씨
2003 올드보이
2002 철없는 아내와 파란만장한 남편, 그리고 태권소녀
2002 복수는 나의 것
2000 공동경비구역 JSA

2002 년 작인 ‘철없는 아내와~’ 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크게 이슈가 됐고, 나름대로 인정받은 영화들이다.
(‘싸이보그지만~’ 도 그다지 인정을 받지 못했다.)

몇몇 작품만을 봤을 때, 이 감독은 분명 흥행감독이고, 상복도 있는 감독이다.
작품성과 상업성을 적절히 잘 버무려 낼 줄 안다는 것이다.
바이오그라피를 보니, '철학과' 출신이다.
그래서일까, 영화 속에서 화려한 배우들을 이용한 유흥 보다는 철학적 고민을 표현하려 애쓴 흔적이 많이 보인다.

각국에는 이런 비슷한 부류의 영화를 만드는 감독들이 몇 있다.
일본의 ‘나카시마 테츠야’의 2006년 작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같은 영화들은 현실이 아닌 것 같은 블랙코미디 느낌의 스토리와 원색계열의 강렬한 이미지를 강조한다.
박찬욱 감독의 2005년 작 ‘친절한 금자씨’ 에서 이런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그 외, 몇몇 감독들이 더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감독들 이름까지 외우지는 못하기에 나열을 하지는 못하겠다.)
영화 자체보다 감독에 대한 서두를 길게 늘어놓게 되었는데, 박찬욱 감독만의 색이 짙은 영화이기에 한번쯤은 짚고 넘어가야 할 듯하다.

이 영화가 개봉 초반에는 선정적인 포스터(김옥빈이 넓적 다리를 드러내고 거꾸로 있는 포즈) 때문에 말이 많았고, 그 다음에는 김옥빈의 영화 속 노출이나 송강호와의 베드신 등으로 이슈가 됐고, 그 다음에는 송강호의 성기노출이 파문이 되었다.

1. 선정적인 포스터.
‘뱀파이어’ 라는 소재의 태생이 원래 ‘육체적 탐닉’ 이라는 원초적 본능을 다루고 있기에, 이것을 문제 삼기에는 좀 애매하다.
아무튼, 초등학생들도 지나가며 보게 되는 길거리의 포스터에 하얀 넓적 다리를 내놓은 그림은 좀 부담스러운 건 사실.

2. 김옥빈의 노출과 베드신의 수위.
생각보다는 그다지 수위가 높지는 않은 듯하다.
물론, 아직 어린(?) 김옥빈이 가슴노출과 육감적 몸매를 드러내는 장면들은 뱀파이어의 원초적 탐욕(?)을 잘 표현하고는 있는데, 뱀파이어가 되어서 그렇다 라기 보다는, 영화 속 인물인 태주(김옥빈)가 원래 그런 기질이 있는 여자라고 보는 게 맞겠다.
그런 태주의 이미지를 마치 본인인 것처럼 잘 연기하고 있다.
김옥빈은 우연히 인터넷 얼짱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해서, 영화 ‘여고괴담4(2005)’로 데뷔했다고 하는데, 여고괴담 시리즈는 이미 일부 계층에서만 보는 마니아 성 작품이 되어 대중성을 잃었고, 그보다는 역시 2005년 TV 드라마 영화 작품인 ‘하노이 신부’ 에서 풋풋하고 청초한 이미지로 많은 남성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고 볼 수 있겠다.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여배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정말 예쁜 베트남 여자인지 한국 신인 여배우인지 가늠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많은 남성 시청자들은 그 여배우가 누구인지 궁금해 했다.
이후 꾸준히 몇 편의 영화에 등장하고는 있지만, 그다지 주목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
말 그대로 깜짝 스타로 끝날 듯 한 분위기였지만, 이 영화 ‘박쥐’ 로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스타 여배우로 거듭나고 있다.
데뷔 초부터, 어린 나이에 맞지 않는 노출 연기를 서슴없이 하는 여배우.
원래 약간의 ‘색기’ 를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스크린을 통해 보는 그녀의 모습은 ‘몸’ 을 무기로 남자들의 세계를 주름잡는 ‘본드걸’ 같은 섹시함과 자신감이 보인다고나 할까.
아무튼 물 만난 고기 같다.
이 영화에서도 그녀의 최근 그런 흐름을 잘 이어가며 영화 속 인물인 태주를 매우 훌륭하게 연기하고 있다.
가슴노출이 있고, 베드신도 있지만, 그다지 선정적인 느낌이 아니고, 극중 인물인 ‘태주’의 상황을 리얼하게 보여주는 적절한 연기로 보여 진다.

3. 송강호의 성기노출.
굳이 성기노출을 할 필요가 있었겠냐는 평가에 송강호는 이야기 전개상 꼭 필요한 부분이었다고 말한다.
나도 아무생각 없이 관람을 하고 있다가, 영화 후반부 여신도를 강간하려다 텐트에서 빠져나오며 바지를 올리기 전 성기가 노출되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사실, 이 부분이 왜 그런 식으로 전개 되는지 이해가 가긴 하지만, 뭔가 어설프다.
자신을 맹신하는 신도들을 떼어내고 죽으러 가려는 신부 상현(송강호)은 일부러 여신도를 강간하려던 것처럼 꾸민 후 그 자리를 떠난다.
상황 상, 신부 상현을 맹목적으로 따르던 신도들이 그가 ‘부도덕 하다’라는 ‘배신감’을 느끼게 되는 상황을 강렬하게 표현하기 위해 필요한 장면이라고 합리화 할 수도 있겠다.
신부 상현을 맹신하던 맹신도들의 실망감을 관객들에게 강렬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그런 장치가 필요했을 수 있는데, 느낌이 강렬하게 전달되기 보다는 영화적 표현이 어설퍼서 굳이 이런 장면이 필요했느냐 하는 반감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어차피 강한 느낌을 주지 못할 거라면, 굳이 성기노출까지 할 필요가 있었겠느냐는 의미에서 항의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정말 관객들이 그 장면에서 그렇게 강한 배신감을 느꼈다면, 관객들은 그 장면을 영화 전개상 필요했다고 수긍하고 문제 삼지 않았을 것이다.
이슈가 되었던 소재는 여기까지 정리하고,

한국 영화로는 드물게 ‘뱀파이어’를 소재로 하고 있으며, 그 소재를 한국적인 느낌으로 소화해내려 노력하고 있다.
김수로 주연의 2006년 작 ‘흡혈형사 나도혈’ 보다는 훨씬 진지하고 자연스럽게 연출해내고 있다는 점에서는, 한국 영화도 ‘뱀파이어’를 소재로 하여 어느 정도 흥행을 할 수 있을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점수를 좋게 줄 수는 있겠지만, 우려먹을 대로 다 우려먹고, 식상 할대로 식상한 ‘뱀파이어’ 영화에서 더 이상 무엇을 뽑아낼 수 있을지 의문스러우며, 그렇게 뒷북을 치는 게 좀 아이러니 하기는 하다.
예외적으로, 한국에서는 ‘뱀파이어’ 영화가 별로 없었으니, 신선한 맛에 몇 번은 재미있게 볼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신부 상현(송강호)은 죽어가는 환자들에게 안수기도를 하며 보내는 무료한(?) 일상을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봉사(?)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싶어 한다.
그 일환으로 비밀리에 실험이 진행 중인 ‘EV 바이러스 백신 연구소’에 자원하게 된다.

EV 바이러스라는 것을 처음 접하게 되는데, 검색을 해보니 중국에서 한동안 난리였던 ‘수족구병’ 과 관련이 있다.

아래의 관련 뉴스 참조.

온몸에 수포가 발생하는 이 질병의 실험체로써 참가한 상현은, 그곳에서 정체모를 피를 수혈 받고, 유일하게 질병이 나아서 퇴원하게 된다.
그 피가 뱀파이어의 피였고, 피를 계속 먹지 않으면 병이 재발하여 죽게 된다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유일하게 살아 돌아왔다는데 놀란 주변의 사람들, 특히 신도들은 그에게 어떤 특별한 능력이 있어 병이 치유됐다고 믿으며 그에게 기도를 부탁하기도 하고, 텐트까지 치고 기다리며 그에게 도움을 받으려 열광한다.
그중, 어릴 때부터 친구인 강우(신하균)가 있었고, 그 일을 계기로 강우의 집에 다시 놀러가게 된 상현.
그곳에서 어릴 때부터 구박받으며 살아오다 강우와 결혼하여 살고 있는 태주(김옥빈)를 만나게 된다.
태주의 음탕함에 마작 멤버인 오아시스(?)의 남자들은 다들 태주에게 눈독을 들인다.
태주는 지긋지긋한 삶이 지겨워 밤마다 몽유병 환자처럼 맨발로 거리를 뛰고, 몸속에서 끓어오르는 열기를 참지 못해 허벅지를 찌르며 자해한다.

뱀파이어가 된 이후, 육체적 탐닉에 빠지게 되는 상현.
오로지 병을 치유하겠다는 생각으로 뱀파이어의 피라도 달라는 ‘노’신부(박인환)의 말에 점점 더 혼란에 빠지는 상현은 태주에 대한 육체적 욕망을 불사르게 되고, 그녀의 허벅지에 난 상처가 강우가 낸 상처라고 오해하여 강우를 죽이는 계획에 동참하게 된다.

그러나 본성이 착한 상현은 물속에 수장된 강우의 악몽을 꾸기 시작하고, 결국 태주의 허벅지에 난 상처가 자해였음을 알게 된 이후 태주의 ‘팜므파탈’적인 욕망과 방종에 당황하기 시작한다.
태주 때문에 절친한 친구 강우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태주를 죽이게 되지만, 뇌졸중으로 쓰러진 강우의 어머니가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태주를 뱀파이어로 만들어 살려낸다.
그러나 그들의 삶은 더욱 겉잡을 수 없이 파멸을 향해 치닫기 시작한다.

뱀파이어의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된 태주는 닥치는 대로 사람을 죽여 신선한 피를 먹는다.
더 이상 자신의 통제권 밖으로 나가버린 태주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현.
어느 날 상현은, 자신을 맹신하는 신도를 강간하려 한 것처럼 위장한 후 떠나고, 태주에게는 자신들이 살인범으로 몰릴 위기에 있으니 떠나자고 하여 차를 끌고 밤길을 떠난다.
새벽 무렵 잠에서 깨어난 태주는, 상현이 넓은 황야에 자신을 데려온 것을 알고 놀라게 된다.
이미 해가 뜨기 시작했고, 햇빛을 피할 방법이 없는 평야의 절벽.
태주는 갖은 방법을 동원해 햇빛을 피할 방법을 찾으려 하지만, 상현이 모든 것을 저지하고, 결국 둘은 차 본네트(보닛) 위에서 찬란한 아침 햇빛을 맞으며 한줌의 재가 된다는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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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영화의 영원한 소재이자 딜레마는, 바로 ‘사람으로써의 마지막 인성(人性)’ 이다.
사람이기를 포기할 것인지, 사람으로서 지켜야할 선을 넘지 않을 것인지.
팜므파탈의 기질이 다분한 태주는 거리낌 없이 살인을 하며 욕망을 채우려 하지만, 신부로써의 숭고한 삶을 꿈꿔온 상현은 욕망과 도덕성(?) 사이에서 혼란스러워 한다.
어쩔 수 없이 누군가의 피를 마셔야 하지만, 그러기에 더욱 조심하고 인간이고 싶어 하는 상현.
이런 두 사람의 딜레마를 얼마나 잘 그려내느냐 하는 것이 이 영화의 목적이자 관전 포인트라 하겠다.
여전히 구수한 사투리로 뭔가 어색함이 느껴지는 송강호와는 별개로, 육감적 몸짓과 욕망을 한껏 드러내는 김옥빈의 연기는 상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막연하게 생각했던 스토리와는 좀 다르게 진행되어서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었지만, 중반 이후 약간 지루함이 느껴지고, 영화 속 두 인물인 상현과 태주의 인간적 고뇌를 잘 그려냈는지에 대해서는 약간의 논쟁이 필요하다.
마치 시나리오속의 인물이 그대로 빙의된 듯 한 김옥빈의 연기는 매우 훌륭했지만, 두 인물이 느꼈을 고뇌가 좀 더 처절하게 묘사되는 데에는 실패한 듯하다.
약간의 아쉬움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훌륭하게 잘 만들어진 작품으로,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었다.


네이버 영화줄거리 스크랩-------------

뱀파이어가 된 신부, 친구의 아내를 탐하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신부 ‘상현’은 죽어가는 환자들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자신의 무기력함에 괴로워 하다가 해외에서 비밀리에 진행되는 백신개발 실험에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그러나 실험 도중 바이러스 감염으로 죽음에 이르고, 정체불명의 피를 수혈 받아 기적적으로 소생한다. 하지만 그 피는 상현을 뱀파이어로 만들어버렸다. 피를 원하는 육체적 욕구와 살인을 원치 않는 신앙심의 충돌은 상현을 짓누르지만 피를 먹지 않고 그는 살 수가 없다. 하지만 살인하지 않고 사람의 피를 어떻게 구한단 말인가?

  기적적으로 생명을 건진 상현은 그가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믿고 기도를 청하는 신봉자들 사이에서 어린 시절 친구 ‘강우’와 그의 아내 ‘태주’를 만나게 된다. 뱀파이어가 된 상현은 태주의 묘한 매력에 억누를 수 없는 욕망을 느낀다. 태주 또한 히스테리컬한 시어머니와 무능력한 남편에게 억눌렸던 욕망을 일깨워준 상현에게 집착하고 위험한 사랑에 빠져든다. 모든 것을 포기할 만큼 태주를 사랑하게 된 상현은 끝내 신부의 옷을 벗고 그녀의 세계로 들어 간다. 인간적 욕망의 기쁨이 이런 것이었던가. 이제 모든 쾌락을 갈구하게 된 상현은 신부라는 굴레를 벗어 던진다.

  점점 더 대담해져만 가는 상현과 태주의 사랑. 상현이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태주는 두려움에 거리를 두지만 그것도 잠시, 상현의 가공할 힘을 이용해 남편을 죽이자고 유혹한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더욱 그를 조여오는 태주. 살인만은 피하고자 했던 상현은 결국 태주를 위해 강우를 죽이기 위한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이는데…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이들의 사랑, 과연 그 끝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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