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력밥솥의 원리

문득 생각이 나서 적어본다.
일반 전기밥솥에 밥을 하면 밥이 약간 푸석푸석해서 밥맛이 없고 압력 밥솥에 밥을 지으면 찰지고 윤기가 나서 밥맛이 좋다고 한다.
산 높은 곳에서 밥을 하면 기압이 약해서 밥맛이 없다고 한다.
반면, 시골집에 있는 무거운 가마솥에 밥을 하면 찰지고 맛있다.
무슨 차이일까.
밥솥 이름에 붙은 그대로 압력 차이 때문이다.
압력 밥솥은 밥을 할 때 밥솥 안의 공기가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고무 패킹으로 공기를 잡아두면서 높은 온도로 밥을 한다.
시골집의 무거운 가마솥은 솥뚜껑이 무거워서 밥을 할 때 솥 내부의 공기가 뜨거워져 기압이 올라가도 내부 공기가 잘 빠져나가지 못하고, 무쇠의 특성 상 아주 뜨겁게 가열이 된다.
이것만 놓고 생각을 해보면, 뜨거운 온도와 높은 압력으로 밥을 하는 원리다.
떡은 쌀로 밥을 지은 후 그것을 떡메로 내리쳐서 짓이긴 후 뭉치는 것이다.
때리는 압력으로 밥을 뭉치는 것인데, 이렇게 하면 쫄깃쫄깃하고 찰진 떡이 된다.
그것만 놓고 생각하면 압력 밥솥으로 밥을 하는 것은 마치 떡을 만들 듯이 쌀에 열과 압력을 가하여 찰 지게 만드는 것과 같다.
압력 밥솥의 고무 패킹이 낡으면 밥을 할 때 공기가 새어 나가서 밥이 푸석푸석하게 된다.
가열하는 기능은 그대로 이기 때문에 고무 패킹만 교체하면 성능을 다시 발휘한다고 볼 수 있는데, 고무 패킹을 교체한 후 이상하게 밥맛이 예전과 같지 않다고 한다.
원리만 따지면 밥맛에 차이가 있을 수가 없는데, 아마도 그냥 심리적으로 그렇게 느끼는 것이 아닐까.
쌀의 종류 중에 찰기가 많은 것이 따로 있다고 하니 쌀의 차이 때문에 밥맛이 다르다고 느낄 수도 있다.
묵은 쌀의 경우에도 밥을 지으면 냄새가 나거나 푸석푸석한 식감이 나는데, 찰지고 맛있는 밥을 먹으려면 그해 수확한 햅쌀 중에 찰기가 높은 쌀로 밥을 하면 된다.
다만, 그 해에 도정(껍질 벗겨내기)을 했더라도 실제 수확은 이전의 해에 한 것일 수 있다.
군대 밥이 맛이 없는 이유는 묵은 쌀을 사용하는데다 한 번에 많은 양(한 중대가 대략 100여 명)의 밥을 지어야 하는데 그렇게 큰 밥솥은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찌는 방식으로 밥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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